두 손 가득 짐이 많았다. 두 개의 무거운 쇼핑백과 가방 하나.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도착역에 왔다 싶어 얼른 짐을 챙겨 들고 내렸다. 아뿔사. 잘못 내렸다. 선릉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역삼역이다. 한 정거장을 더 가야 했는데. 걸어갈까, 하다가 짐이 많아 다음 열차를 기다리기로 했다. 의자에 앉았다. 5분여 후, 다음 열차가 왔다. 짐을 챙기는데 가방이 보이지 않는다. 의자 주변을 살펴봐도 없다. 으악! 지하철 짐칸 위에 두고 내렸나 보다. 헉! 들고 내렸는지, 두고 내렸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기 저기 주변을 살펴 봐도 없으니 두고 내렸음이 분명하다. 순간 아찔했지만, 반갑게도 지갑이 재킷 안 주머니에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가방에 든 물건들을 떠올리며 잃어버려도 상관없지만 찾으면 더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