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지하철역을 향해 걷다가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도로 경계석에 고인 물이
살얼음으로 덮인 것을 보며 겨울을 느낀다.
겨울이 왔다. 몸은 움츠러들고 가슴이 시리다.

계절의 겨울은 매년 찾아드는 그 즈음에 오지만
인생의 겨울은 불청객처럼 예고없이 찾아든다.
상사의 꾸중처럼 작은 사건으로부터 시작하기도 하고
큰 시련으로 절망과 슬픔의 모습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내가 잘못한 것이면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며 잠 못 들고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라면 삶이 서럽고 마음이 아파서 힘겹다.
어떤 행동도 더 진행하지 못할 만큼 마음까지 움츠러들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삶이 정체되는 듯 하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인생에 대한 진실과 교훈들이다.
계절과 에너지는 항상 변한다. 어떤 상황도 영원할 수 없다.
우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상황은 없다.
다만 절망에 치여 무기력함을 느낄 뿐이다.

모든 시도가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용기를 내어 다시 한 번 도전해야 한다.
최악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용기를 내어 용서를 구하고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겨울이 오면 운동 선수들은 동계 훈련을 한다.
삶의 겨울을 맞은 이들에게도 훈련 과정이 찾아든 것이다.
훈련은 하기 싫고 힘든 과정이지만 우리를 보다 나은 존재로 만든다.
우리들을 목적에 걸맞은 사람으로 빚어간다.

훈련을 기꺼이 감당하는 이들만이 승리의 기쁨을 맛본다.
삶의 겨울에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지난 날들을 돌아보고 성찰하며, 모아 둔 자료를 정리하고 편집하고
언젠가 읽으려 했던 책을 읽어 보고, 훌쩍 가고 싶었던 그곳에서 머무는 것.

머나 먼 강진에서의 18년 귀양살이의 고통을 학자적 소명으로 승화시켜
방대한 저술을 남긴 다산 선생의 삶을 기억한다.
억울한 이를 당한 이들이 본받을 만한 삶이다.

자신의 지난 과오를 깊이 회개하며 스스로를 깊이 성찰하여
삶의 방향을 돌이킨 어거스틴의 삶을 기억한다.
잘못을 범한 이들이 추구할 만한 삶이다.

나는 겨울의 청랭한 하늘이 좋다. 
차갑지만 맑고 푸르고 깨끗하다.
찬 기운이 정신을 깨어 있게 한다.
좋은 삶은 벅찬 기운을 주고,
벅찬 가슴으로 걸으며 맞는 겨울 바람은 참으로 상쾌하다.

삶의 겨울을 맞았더라도 움츠러들지 마라.
견디어 내며 고난 속에서 교훈을 찾고 자신을 돌아보라.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생명은 아름답다.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떨구어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생을 견디는 본질만 남기었기에 강하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온 몸으로 맞은 자는
머잖아 봄의 기쁨을 한껏 만끽하리라.
더욱 섬세한 감각으로 봄의 기운을 느끼고
더욱 지혜로운 시선으로 찬란한 햇살을 바라보리라.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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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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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ne 2009.11.23 1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까지 제 삶은 열대우림기후 였지요.
    좋은 일이 생기면, 얼굴부터 반짝반짝 해가 비추고
    슬픈 일이 생기면, 눈물이 주룩주룩 비가 되어 내리는...

    나를 둘러싸고 있던 열등감, 질투심이 낙엽이 되어
    어젯 밤에 우수수수 떨어지더니,
    아무래도 겨울이 온 듯 합니다.

    기쁜 일이네요. 쉬어가며 나를 돌아보니 좋고
    추운 가운데에서도 따스하게 손내밀어주는 스승과 벗이 있어 좋고
    이제는 겨울을 받아들일 마음이 되어있는 내가 좋고...

    기쁘게 이 계절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한발 나아갑니다.

    • 보보 2009.11.25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까지 잘 해 오셨습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직면하여 극복해 오셨고,
      게으름을 쫓아내어 성실해지셨지 않습니까.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땅에 서야 합니다.
      질펀한 땅에서는 힘껏 뛰어오를 수 없지요.

      이제껏 땅을 단단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것의 의미를 축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거기에 머무르지도 마시기를.
      한껏 도약하여 멋진 순간을 창조하셔야지요.

      자랑스러운 와우팀원이 되실 거라 믿습니다.

  2. 태현희 2009.11.25 1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 참 좋네요.

    작년 이 맘때 쯤에 한번 보았지만 글을 읽으면서도 그때와 변함없이 한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해맑은 웃음 가득하시길....

    • 보보 2009.11.26 15: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주 추운 날이었고, 12월 5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년 즈음 지났으니, 만나서 그간 서로의 성장한 모습을 보며
      기뻐하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