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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연인을 위하여

2010. 첫번째 주간성찰 1월 1일~1월 10일 #1. 시작하는 연인을 위하여 사람 유해진과 사람 김혜수는 연인이다. 사람과 사람간의 사귐은 전인(全人)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돈을 잘 번다는 것, 좋은 직업을 가졌다는 것, 멋진 외모를 가졌다는 것. 이것은 참 좋은 것들이지만, 좋은 사귐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파트너를 그가 가진 최고의 모습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관계가 좋은 관계다.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요소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류해진과 김혜수의 연인 발표는 '루저의 승리'도 아니고 '순애보의 예쁜 사랑'도 아닌, 사람 유해진과 사람 김혜수가 만나 이뤄낸 사랑으로 바라봐야 한다. 유해진이 남들이 몰랐던 매력을 지닌 남자로 재평가되고, 김혜수는 진정한 사랑을 볼 ..

TV 시청 시간에 관한 진실

2004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 나라 국민들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3시간입니다. 이것은 하루 24시간의 1/8에 해당되는 수치입니다. 만약, 제가 이러한 평균 수치대로 일평생을 산다면 80년 인생이라고 가정했을 때, 10년 동안 TV만 보는 셈이 됩니다. 이 10년은 잠을 자고, 일을 하면서 보내는 10년이 아닌, 순수 시청 시간만 10년입니다. EBS 지식채널팀은 'TV와의 이별'이란 이색 실험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131가구를 뽑아 20일 동안 TV를 안 보도록 하여 그 동안 벌어진 일을 촬영한 것입니다. 촬영은 10가구에 CCTV를 설치하여 일상의 변화를 관찰하였습니다. 가족간의 관심과 대화가 늘고, 하루가 길어져 여러 가지 일상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책을 읽기도 하고, 아빠는..

시간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다

나는 시간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머니는 무능한 (혹은 무책임한) 아버지를 대신해 가난한 살림을 꾸려가시기 위해 일터에 나가셨다. 나를 퍽이나 사랑하셨지만, 함께할 시간은 많지 않으셨다. 나의 길지 않은 조직 생활도 어머니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회사 생활은 즐거웠고, 사내 인간 관계에서도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대체로 내 인생을 위한 시간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4/4분기에 일이 무진장 바빠질 때면, 밤 11시를 넘겨 일하는 적도 많았다. 직장에 친구들의 모습도 나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우리는 때때로 함께 여행 한 번 가자고 말하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대학생일 때에는 시간은 많되, 돈이 없어 가지 못했던 여행이라면, 요즘엔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 서로 일정을 맞추기가 무지 힘들다...

강연에 대한 부담감과 강사정신

[2010년 1월 6일 강연일지] 강연에 대한 부담감과 강사정신 2010년의 두번째 강연은 를 주제로 한 4시간 짜리 기업강연이었다. 강연 날짜가 다가오면서 부담이 느껴졌다. 세 가지 요인 때문이었다. 첫째, 나의 요즘 관심이 '강연'이 아니라, '공부' 혹은 '글쓰기'에 쏠려 있다는 점이다. 지난 연말에 읽은 몇 권의 책은 내가 여전히 애송이 지식의 소유자임을 알려 주었다. 내 지식의 얕음에 자괴감을 느꼈다.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는 말은 나를 향하는 것 같았다. 모든 외부 활동을 접고 공부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결심을 물리치느라 애쓰기도 했다. 물리쳐야 했던 까닭은 이런 류의 결심은 현명하기보다는 즉흥적이고 충동적이기 때문이다. 흥분에 휩싸인 순간은 결심을 하기보다는 시간과 함께 생각해야 할 ..

볼테르의 책 찬양

"당신은 책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또한 당신의 생활은 부질없는 야심과 쾌락을 추구하는 데 바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그 세계는 책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 볼테르 근사한 말이기도 하고, 책을 읽지 않은 이에게는 약간의 반감을 일으킬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잠깐 생각해 보자. 볼테르의 말은 옳은가? 아래 글이 생각을 돕기 위한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볼테르의 책 찬양론 고찰 볼테르는 저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 만약 그가 세상을 움직여 본 경험이 있고, 자신은 책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충분한 자격이 있는 것이리라. 볼테르는 명성이 높았다. 그가 머무는 마을에는 인구가 열배 이상 불어나기도 했으니. 그가 가는 곳마다 다양한 계층과 신분의 사람들이..

새해를 맞이한 기분, 어떠세요?

오늘은 2010년 5일차. 새해 소원 한 가지씩 품고 시작한 결의가 무너질 만한 시점이다. 결심을 실천으로 이어가는 의지력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먼저 무너지는 류의 사람이라면 새해 계획의 효용을 한 번 따져 볼 일이다. 저명한 시간관리 전문가 하이럼 스미스는 "새해 계획은 시간 낭비"라 했다. 계획은 월마다, 일마다 세우는 것이지 새해를 맞이했다고 즉흥적으로 작성한 계획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옳은 말이다.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살펴보며 세운 것이 아니라면 더군다나 외부의 솔깃한 정보에 의해 세워진 계획이라면 삶을 바꿀 힘을 지니지 못한 계획이다. 그러니, 시간을 들여 숙고하며 세운 계획이 아니라면 (혹은 아직 새해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조용한 시간을 마련하여 한 해의 계획을 세워보기를 권한..

홀로 사는 즐거움

홀로 사는 즐거움은 자유로움에서 오는 것들이다. 집에 들어오면 나만의 세계가 펼쳐진다. 나는 이 세계가 좋다. 혼자서 가만히 자유롭게 음악을 듣고, 침대에 몸을 던질 수 있는 자유가 좋다. 하루 동안의 피곤을 홀로 조용히 달래 주는 순간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을 이 곳으로 초대하는 것도 유쾌한 일이지만, 나만의 공간으로 은밀하게 두는 것이 더욱 좋다. 그래서, 누군가가 우리 집에서 자고 가겠다는 뜻을 비추면 일단은 방어 자세를 띠게 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 녀석의 하룻밤 묵자는 말조차도 달가워하지 않은 모습은 스스로도 당황스럽다. 그렇다면, 나는 폐쇄적인 사람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지 않다. 홀로 있음을 즐기지만, 누군가와 더불어 있어도 불편하거나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는다. 어쩌면 어떤 ..

독서는 정말 유익한가? (1)

독서는 정말 삶을 바꾸는가? 나는 이 질문을 두고 한동안 회의했다. 물론, 나는 독서가 즐겁다. 독서를 통해 성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이 행여라도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독서가 유익하다는) 관념을 아무런 회의 없이 받아들여 나 스스로도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었던 것이다. 더이상 나의 머리로 사고하지 않은 채, 나의 삶으로 살아보지 않은 채 어딘가에서 전해 들은 관념을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20대 초반, 술자리에서 종종 등장하는 주제는 군대 이야기다. 군대에 다녀오는 것이 과연 인생에 도움이 되느냐? 라는 거창한 주제가 술안주로 오르기도 한다. 그 때, 한 여대생이 의견을 주장한 적이 있다. "남자라면 군대에 다녀와야 해"라고, 나는 여대생의 의견을 듣고, 그..

독서는 정말 유익한가? (2)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 독서가 내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는 많았다. 다만, 내가 나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았기에 그것을 설득력있게 전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서른 즈음이 되어서야 "독서는 유익하다"는 구호 같은 메시지가 아니라, 나의 삶으로 독서의 유익을 전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20대 초반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행복하게 잘 사는 삶은 '기어오다가 과자를 집는 데 온 정신을 쏟는 아가에게 관심을 집중할 수 있는 삶'일지도 모른다." (글의 전문은 http://www.yesmydream.net/25 를 클릭해 보세요.) 나에게 행복은 정말 전망 좋은 아파트, 멋진 차, 높은 연봉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행복은 무엇인가? "아기 귀에 난 솜털을 봐라. 뒷마당에 앉아서 햇살을..

당신이 좋아하는 낱말 10개를 적어보세요~

행복은 이력서의 근사한 경력보다는 삶의 순간마다 느끼는 만족과 여유에 있다. 이제 사람들은 영혼에 대해 얘기하기보다는 이력서에 자랑스럽게 쓸 일을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춥고 외로울 때, 이력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데 말이다. 행복하게 잘 사는 삶은 '기어오다가 과자를 집는 데 온 정신을 쏟는 아가에게 관심을 집중할 수 있는 삶'일지도 모른다. 여유를 잃고 무언가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서 한 동안 아가를 지켜보라는 제안은 무의미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정말 행복은 아가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주위의 나뭇잎사귀에 있을지도 모른다. 산을 오르는 즐거운 과정은 팽개쳐버리고, 산정상을 향하여 숨가쁘게 전진하는 이들이 과연 등산의 기쁨을 알까? 산정상을 향하되 오르고 있는 산길을 즐길 수 있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