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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실체를 본 사람

성민은 대학생입니다. 대학생 시절의 그는 자신의 삶에 불만족스러웠습니다. 부모님 뜻에 따라 선택한 대학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을 바꿀 만한 뾰족한 수도 없었습니다. 딱히 하고 싶은 일이랄 것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학년이 높아지면서 조바심이 생겨나던 차에 우연히 한 독서 강좌에 참석하게 되었고 책을 한 권, 두 권 읽기 시작했습니다. 강사는 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멀리 내다보지 말고, 현재의 삶에 승부를 걸어 보라. 삶을 바꾸려 하지 말고, 지금의 문제 하나를 해결하면 놀랍게도 줄줄이 비엔나처럼 몇 가지의 문제가 더불어 해결된다." 학생은 그 말을 힘껏 따라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달리 붙잡을 만한 지푸라기도 없었던 절박함이 그를 구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권, 두 권 읽..

크리스마스날에 또 울다

[2009 대한민국 돌아보기] ① 용산참사 다행이다. 나의 관심이 간혹 '나'를 넘어서서 '다른 사람들'이나 '세상'을 향한다는 사실이. 보보는 분명 '나의 성공'을 꿈꾸지만, 더불어 '우리의 행복'을 소망한다. 종종 말하는 바대로, 보보는 착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나의 관심이 '종종' 사회의 약자, 소외된 자를 향하는 것 뿐이다. 그 빈도가 '항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주' 정도만 되어도 글쓰는 것이 이리 부끄럽지는 않을 텐데... 2009년 크리스마스 날의 새벽, 나는 '또' 눈물을 흘렸다. 지난 해 크리스마스 날에는 『88만원 세대』를 읽다가 울었다. 다음 구절 때문에. "20대를 88만원 덩어리 속에 집어넣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일 수 없다." 이번에 눈물을 쏟게 한 것은 지난 1월에 일어났던 용..

크리스마스 이브는 따뜻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첫 약속이 이른 시각이었다. 아침 8시, 방배역에서 만난 옛 직장 후배. 이사할 만한 집을 소개해 주며 함께 보러 가 주었다. 그는 오전 10시까지 교육에 참가해야 해서 집을 보고 난 후에 커피와 도너츠를 먹고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며 이사할 것인지를 두고 오랫동안 고민했다. 결정은 늘 힘겹지만 나를 생각해 주는 그의 마음은 따뜻했다. 오후에는 집안 정리 정돈을 했다. 오늘 밤에는 와우빙고들 2~3명이 오기 때문이다.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하룻밤을 묵을 것이다. 우리 집은 책과 문서 등으로 늘 어수선하다. 잠시 (그나마) 깔끔해지는 순간이 손님의 방문이 있을 때다. 저녁에는 다른 약속도 있어 조금 분주했지만 그래도 와우들을 맞이할 것에 대한 내 마음은 따뜻했다. 이브의 저녁 ..

선택의 자유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새 땅을 경작할 수도 있고 잡초가 자라게 내버려 둘 수도 있다." - 조나단 웨스토버 연말, 나의 '인생'이라는 땅을 돌아보는 중이다. 내가 원하는 나무를 심어 두었는지, 혹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잡초가 무성하지는 않은지... 감사한 일은 어제까지의 삶이 어떠하든지 오늘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종종 과거무용론 내지는 과거의 의미를 축소하는 식으로 오해된다. 볼드체로 쓴 이 말은 어제까지의 일을 모두 잊으라는 말이 아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자신의 과거를 잘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 과거 속에는 자신에 대한 아주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은 어제까지의 불평스러운 삶까지도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가는 재료로 ..

다시 일어서기

를 시청하다가 유희열과 김장훈이 의 '그럴 때마다'를 불렀다. 그녀가 좋아하는 노래, 노래방에서 내가 이 노래를 부르면 퍽이나 행복해했던 그녀. 오늘 서랍 정리를 하다가 영수증 몇 장을 발견했다. 헤어지기 전날과 헤어졌던 날에 함께 밥을 먹었던 식당의 영수증이다. 2년 8개월 동안 간직했던 영수증을 바라보다가 잠시 멍하니 회상에 잠겼다. 그녀는 곧 결혼한다... 오랫동안 넘어져 있던 나도 곧 일어설 것이다. '그럴 때마다'의 가사를 마음으로 따라 읽으며 그녀의 행복과 가족의 건강을 빌어 주었다. 그리고 오늘, 그녀가 선물해 주었던 인형을 내다 버렸다. 별다른 생각 없이 가지고 있었고 그걸 볼 때마다 그녀를 떠올린 것도 아니었지만, 더 이상 그립지 않은 추억까지도 간직하는 성향을 지닌 나지만, 무언가 달라..

우리 모두 화이팅!

"치약이나 칫솔은 안 필요하세요?" 그녀를 지나치고 나서야 작은 목소리의 이 말이 들렸다. 이미 그녀를 지나쳐 왔기에 타이밍이 늦은 호객이다. 불과 2~3초 전에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그 때야말로 치약 칫솔을 선전할 찬스였으니 말이다. 사실,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에 들어서면서부터 그녀의 존재를 발견했다. 젊은 20대였기 때문이다. 어려 보였다. 대부분의 점원이 아주머니들이기에 금방 눈에 띄는 것이지, 결코 내가 아가씨들을 눈비비며 찾는 놈이 아님을 전한다. ^^ 호호. 3일 전에 마트에 왔었을 때 없었으니 고작해야 그녀의 근무 일수는 이틀이리라. 혹은 오늘 처음 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행사 매대에서 며칠 간만 근무하는 것일 수도 있으리라. "치약이나 칫솔은 안 필요하세요?" "치약 칫솔 할인 행사하고..

스펙은 정답이 아니다

[20대의 행복을 위하여] Ⅰ. 스펙은 정답이 아니다. 안도감을 주었던 하나의 대안이었다. 이제는 자기 인생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정답이다. [이미지 출처 : 한겨레 김연기 기자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1222080008386&p=hani] 지난해 초 대학을 졸업하고 2년 가까이 경찰 임용시험을 준비 중인 정성훈(28)씨는 최근 대학 동창회에 나갔다가 잔뜩 풀이 죽었다. 친구들이 저마다 자격증을 서너 개 정도는 갖고 있는 것을 보고 자신만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시험을 떨어지고 나니 불안감이 더 엄습해 오더라"라며 "계속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시험과 상관 없는 자격증을 ..

명랑 인생

나는 명랑한 인생을 살고 있다. 내게 주어진 것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그것으로부터 배우고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더니 명랑해졌다. 간혹 나를 부러워하는 분들이 있다. 기회가 되면 내게 주어진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그런 이야기들 속에 '명랑 인생'의 본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내게 주어진 인생이지만 받아들이기 가장 힘들었던 4가지다. -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 사망 (말하기조차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 새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는 대신 종종 매를 맞음. - 15세 때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교통사고로 사망 - 입사 후, 안 간다고 믿고 있었던 군에 26살의 나이로 입대 또 다른 힘겨움(사별, 상실, 실연 등)들도 많았지만 위의 4가지는 많은 눈물로 받아들여야 했던 일들이었다..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

"선생님은 무언가를 후회한 적이 있나요?" 병실 침대에 누운, 삶이 얼마남지 않은 그가 묻는다. 의사는 답한다. "하지요. 후회..." "정말요?" "저도 가슴을 치며 후회합니다." 그의 얼굴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선생님도 후회를 하시는군요." "물론 후회하고 말고요." 의사에 말에 잠시나마 마음이 평안할 환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 다섯 가지』라는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장면이다. 저자는 1,000명의 죽음을 지켜 본 호스피스 전문의다. 죽음을 앞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후회하는 모습을 책에 담았다. 책의 제목대로 25가지의 깊은 회환과 후회를 보여준다. 그 후회들은 삶을 비춰주는 25개의 거울이기도 하다. 저자가 그에게 묻는다. "무엇을 가장 후회하시나요?" 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