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의 제목이 다. 마지막이라니! 불만스러운 제목이다. 아니 열받는다. 야밤에 인터넷 서점을 잠시 들렀다가 기분이 불쾌해졌다. 책은 선생님이 생전에 14명의 지인에게 보낸 편지를 묶었다. 수신인에게 편지를 쓰실 때에는 그것이 모두 마지막편지가 아니었다. 오직 단 한 편의 편지만을 '마지막'이라 부를 수 있으리라. 제목은 그 편지를 대표한 것인가. 이 책은 그 편지를 담았는가. 모를 일이지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안다. 나는 지금 트집을 잡고 있음을. 아무 잘못도 없는 행인을 보고 난데없이 짖어대는 개마냥 엉뚱한 트집이다. '마지막'은 슬픈 단어다. 마지막이 진짜라면 그것은 '다시'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슬프다. 마지막은 자극적인 단어다. 마지막엔 간절해지고 진실해지기에 사람들은 마지막 말과 행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