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5일 토요일 17시 정각, 병원에 도착했다. 내가 도착하기 직전, 친구는 진정제를 맞았다. 금요일부터 꼬박 하루 동안 의식이 깨어 있었던 친구는 토요일 오후가 되면서부터 고통이 심해졌다. 그럴 때엔 진정제 없이 고통을 견디기 힘들다. 친구가 진정제를 맞는다는 것은 고통을 경감시키는 대신에 사람들과 대면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친구 아내는 최대한 진정제를 늦게 맞게 하려고 애를 쓰는 편이다. 자기 남편이 마지막으로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더 대면하기를 원하는 마음이다. 내가 도착했을 때, 친구는 이제 막 진정제를 맞고 잠들었다. 의식을 잃은 것인지도 모른다. 제수씨가 말했다. “미안해요. 5시에 오는 줄 알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깨어 있었기에 어쩔 수가 없었어요.” 실로 아쉬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