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월) 비보(悲報)는 불청객처럼 찾아든다. 석촌호수 어느 카페에서 와우팀원과의 미팅 중 전화벨이 울렸다. 친구 아내였다.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단다. 길어야 두 달! 그녀가 흐느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눈앞에서 친구와 함께 보냈던 25년의 주요 장면들로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주변을 밝히던 조명이 모두 꺼지고, 나만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 세상엔, 할 말을 잃은 한 남자만이 존재하는 듯 했다. 병원에 갔다. 친구 아내는 의사가 했던 말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그녀는 이라고 쓰인 간호 차트도 보았단다. CPR은 심폐소생술을 뜻한다. 이젠 위급해도 심폐소생술은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좀 더 연장하는 것이 환자의 고통을 더할 뿐 더 이상 의미가 없단다. ‘아! 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