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햇살은 반년 만에 친구를 만나니 6개월 전 내 모습이 보였다 반년 동안 이룰 것을 다짐하던 지금보다 조금은 젊었던 나 미루고 또 미루는 고질병에 세월이 끝없으리라는 착각까지 뜨거움도 결실도 없는 삶으로 친구 앞에 뻔지르하게 섰다 세월은 구름처럼 흘렀건만 웅덩이에 고여 있었던 나 다짐은 바람처럼 사라졌고 4월 햇살이 밝아 민망했다 그 누굴, 그 무엇을 탓하리 처음엔 친구에게만 부끄럽더니 이내 만물을 쳐다보기 힘들더라 저물어가는 햇살이, 빛났다 *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기뻤다. 우리는 밝은 햇살처럼 웃었고, 맛난 식사만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 나는 이번 만남 때까지 해내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부끄러웠지만 자괴감에 빠지지 않았다. 눈 앞에 선 친구와 생각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