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4 2

탈고를 앞둔 막바지 고민

최근 인문학 책을 한 권 썼습니다. 출간 되기 전이니 '원고'라고 해야겠군요. 집필은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글을 쓰면서 짜릿했고, 감격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날들입니다. 보름 후면 탈고를 마치고 출판사로 보낼 것 같습니다. 예정대로라면 말이죠. 예정을 방해할 요소는 많습니다.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고, 제가 사고를 당할 수도 있죠. 개연성이 낮은 일들이니 헛소리라 치부될 수 있지만, 실제로 우리의 인생사는 개연성이 아닌 필연성으로 벌어집니다. 우리의 생로병사는 그 필연성 중에서도 확연한 사실입니다. 그렇더라도 높은 개연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합리적 인생살이라는 점에서, 출간의 실제적인 장애물을 따져보자면, 아무래도 저의 완벽주의입니다. 이번 원고는 꽤 흡족합니다. '내가 다시 ..

잠 못 드는 밤 친구 생각에

1. 매일 저녁 7시나 8시가 되면,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다. "뭐하냐? 오늘 저녁에 볼 거니까 기다리고 있어라. 내 기분 안 내키면 전화 안 하고, 기분이 좋으면 한다. 너는 그냥 내 기분에 따라 나오거나 안 나오면 되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 마음 편하게 있어라." 녀석 특유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나는 미친듯이 마구 웃는다. 정말 웃겨 죽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저리 말해놓고서는 만나면 내가 좋아 죽겠는지 하루 번 돈을 털어서 맛난 것을 사 주곤 한다. 어제는 조개구이를 사 주더구만. 하하하. 오늘도 전화올까? ^^ 괜히 기다려지네. 2005년 6월 17일에 올린 싸이월드 미니홈피 글이다. 저런 명령조로 말했던 것은 허물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사이였기 때문. 친구의 연인이 남긴 댓글도 보였고, 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