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사랑 고백처럼 달콤하고, 이곳 서울역사 내의 공기들이 반짝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는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걸핏하면 삶의 의미를 몰라 염세적인 정조에 휩싸이곤 하는 요즘인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가 살아있습니다. 내가 여기에 숨 쉬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A4 3페이지 남짓의 글 하나를 완성했거든요. 작은 일로도 행복하다는 사실이 생경하면서도, 반갑습니다.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에 말이죠. 보다 자주 써야겠습니다. 훨씬 더 부지런히 써야겠습니다. 이런 생각은 은근히 나를 안심시키기도 합니다. 집필했던 원고를 몽땅 잃어버린 사건을 지우거나 덮어버리거나, 그 방법이야 어떻든 그 일과 화해하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와! 이것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