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을 오르는 중이다. 성장이라는 산을! 이번 산의 이름은 ‘자제력’이다. ‘변증법적 열망’이라는 산맥의 한 봉우리다. 히말라야 산맥의 K2 봉 정도가 되겠다.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아주 험준하다. 진보는 더디지만, 결국에는 조금씩 나아갔다. 가끔씩 미끄러져 퇴보도 했지만, 포기는 없었다. 지난달에는 한 100m 즈음 올랐다. 수개월째 올라 대지가 보이지 않을 지점에 이르렀다. 어제는 대지의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번 산행의 목적은 뭐야, 라고 물어보는 이들은 극소수였다. 그들은 성장의 가치보다는 성장에 따르는 불편함과 고통에 안쓰러워한다. “뭘 그리 힘들게 살아?” 그들은 모르는 걸까? 삶을 농밀하게 사는 영혼은 성장하지 않으면 더 고통스럽게 산다는 것을. 나는 지금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