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끄러움이 많고 수시로 자책에 시달리는 사람이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소설가 이응준의 말이다. 부끄러움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나 역시 늘 자책하고 나를 폄하하는 사람이다. 만난 적 없이 메시지만 주고받는 지인(?) 한 분이 어제는 “책 20권 읽는 것보다 한 권이라도 제대로 정독하고 씹어가면서 읽는 연 선생님”이라고 나를 표현하시더니, 며칠 전에는 이리 물으셨다. “헌데 연 선생님은 무엇 때문에 자기 자신을 낮게 여기시고 폄훼를 하는지요? 누가 비난이라도 합니까?” (폄훼는 아마도 폄하를 뜻하신 것이리라.) 무엇을 보고 그러시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것은 나의 머리에서 튀어나온 호기심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가슴이 동의했다. 알고 있던 문제가 아니던가. 다만 일면식도 없는 분도 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