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547

위대한 하루 프로젝트

하루는 작은 인생이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날마다 보내는 하루하루를 점점 닮아간다. 삶은 오늘의 축적이다. 하루하루를 잘 보내지 못하고서 멋진 인생을 창조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하루는 작지만 중요한 인생이다. 변화와 도약을 꿈꾼다면 하루경영에 초점을 맞추어 잘 보낸 하루, 만족스러운 하루를 쌓아가야 한다. ‘인생’은 사유하거나 컨트롤하기에 큰 대상이다. ‘멋진 인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하루’는 사유하거나 노력하기에 그나마 만만한 대상이다. 손에 잡히는 목표물이다. ‘잘 보낸 하루는 어떠한 모습인가’에 대답하기란 비교적 수월하다. ‘위대한 하루 세미나’에서 만난 일곱 사람들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잠자리에서 만족감과 평안을 느끼는 하루,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나를 회복하는 시간

아침에 일어나는데, 몸이 무거웠다. 당연한 일이다. 새벽 1시 50분 경에서야 잠들었으니까. 24시 취침은 나의 하루경영 원칙 중 하나다. 원칙은 일관되게 지켜야 제 맛일 테지만 나는 너무 자주 변칙적으로 산다. 어젯밤의 변명은 이렇다. '오늘은 낮잠을 2시간 잤으니 2시간 늦게 자는 게 맞지. 지금 잠도 오지 않고 말야.' 퐁당퐁당 연휴 내내 싸돌아다녀 피곤한 탓인지, 어젠 낮에 꽤 피곤했다. 맘 먹고 낮잠을 잤고, 그렇게 2시간을 잠에 투자했다. 그럴듯 하더라도 변명은 변명이다. 변칙적 삶으로 원칙을 운운할 순 없다. 새롭게 결심했다. 변명부터 사로잡았다. 낮에 잤으니 저녁에 좀 늦게 잔다는 말은 결국 이튿날 아침의 늦은 기상을 예비하는 꼴이다. 숙면에 관한 조언들 중 빠지지 않는 항목은 규칙적인 일..

나도 한때 농구를 좀 했다

나도 한때 농구를 좀 했다 - 무엇이 실력을 만드는가 농구는 90년대 중고등 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 스포츠였다. 체육 시간, 축구공을 차는 학생보다 농구공을 던지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배리 본즈나 마크 맥과이어보다 마이클 조단, 허재, 이상민, 전희철이 학생들의 영웅이었다. 길거리 농구대회도 자주 개최되었다. 스물 세살 장동건이 주연한 16부작 미니시리즈 (1994)는 당시의 농구 인기를 실감케 했다. (동민(손지창)의 180도 터닝슛은 어설펐지만, 다슬이(심은하)는 남심을 저격했다.) 90년 초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나도 농구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 매일같이 즐겼던 축구는 중학생이 되면서 농구로 바뀌었다. 나는 농구를 곧잘 했다. 친구들과 점심 시간, 체육 시간마다 농구를 했다. 오후 수업 시작을 알..

인터넷 서핑은 시간도둑이다

당신의 인터넷 서핑, 이대로 괜찮으세요? 시간활용 차원이나 유용한 정보의 습득 면에서 효과적인지, 낭비적 요소는 없는지 묻는 겁니다. 우리는 아르헨티나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마저 대한민국으로 전달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뉴욕 지하철에서 일어난 이색 뉴스가 인터넷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저는 수년 전, 뉴욕의 노 팬츠의 날(No Pants Subway Ride, 노 팬티의 날이 아님)에 관한 기사를 클릭한 적이 있습니다. 무료한 일상에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취지로 바지를 벗고 지하철에 탑승하는 날입니다. 여섯 명에서 시작된 이색 이벤트가 유럽 국가들에게까지 전해졌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지성이나 의미를 채워주는 정보는 아닙니다. 이런 기사를 폄하하는 게 아닙니다..

목표 추구는 삶의 질을 높이는가

2016년의 한 달이 지났다. 지인들의 새해 목표가 어찌 진척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목표 수립' 담론은 자기계발 열풍의 무가치한 잔재가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하는 능력이 삶의 질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을 내놓았다. 뉴욕대학교의 긍정심리학 교수인 캐롤라인 애덤스 밀러는 와튼스쿨에서 석사 과정을 수여하면서 목표설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밀러 교수와 그녀의 동료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어떻게 인생 목표를 이룰까 Creating Your Best Life』라는 책으로도 출간됐다(2012년 번역). 목표 설정에 관한 현재까지의 과학적 이론을 담은 실용서다. 밀러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해 목표를 세운 사람은 6개월 뒤의 달성률이 46퍼센트에 달한 반면, 목표를 세우지 않은 사람은 ..

거울과 창문을 닦는 휴일

1. 달력은 일주일에 한번 휴일을 표시한다. 휴일은 내게 정리정돈, 여유, 홀로됨, 자유 등의 단어가 떠오르는 날이다. 어떤 이는 주일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휴일이라 부르고 또 다른 이는 일요일이라 한다. 나는 휴일(休日)이란 말이 좋다. 상형문자의 의미 그대로, 나무 옆에 기대어 쉬는 사람 이미지도 그려진다. 나무에 등을 기대어 본 적이 있는가. 대지에 맨발로 섰던 적이 언제인가. 산과 나무는 내가 좋아하는 자연이다. 대지는 생명과 역사의 어머니다. 나무에 기대고 대지에 서면, 자연과 역사의 근원에 맞닿은 것이다. 그때 인간은 성찰, 겸손, 꿈에 접속한다. 이것이 휴식의 의미리라. 돌아온 날을 되짚어보며 나를 성찰하고, 인생의 깊이와 우주의 넓이 앞에서 겸손해지며, 일상의 소용돌이에 내어주었던 꿈을 끄집..

시간에게 미안해서라도

1. 나의 심장은 살아 있다. 성찰 의식은 예리하게 빛나고 새로운 목표를 향한 열망이 펄떡인다. 내면에는 우울한 감정이 숨쉴 공간이 없다. 순수한 바람과 기분 좋은 긴장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곳에 있으면서도 나를 키울 특정한 장소를 동경한다. 영혼을 꿈틀거리게 만드는 나의 아지트를! 12월이다. 나는 연말에 더욱 깨어난다. 어젯밤 바람이 몹시 차가워 몸이 으스스 떨렸지만 머리는 청랭해졌다. 날씨와 몸은 추운데, 머리와 영혼은 맑고 시원했다. 살아야겠다. 아쉽게 보낸 세월에게 미안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계절로는 겨울이지만 봄의 새싹들보다 푸르고 싱그러운 생동력으로 하루하루를 지낼 생각이다. 내가 머무는 곳곳에 생기가 돋아나도록! 2. 올 한해 읽었던 책들을 살펴보았다. 이름하여 2015년 독서..

이 인간도 멋진 인간들처럼

부모를 잃은 사람보다 부모를 더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행복한 순간마다 나의 잘됨을 가장 기뻐해 줄 엄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해지고, 힘겨운 순간에 버팀목이 되어 줄 가족이 없다는 사실로 외로운 밤을 보낸 경험이 있는 이들이 부모의 존재에 대해 깊이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표현이 좀 불경스럽지만) 부모의 가치에 대해 몸으로 알고, 한번뿐인 인생을 부모 없이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해 삶으로 안다. 그들이 효자라는 말은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과 효자가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어떤 이성을 사랑한다는 것과 그의 연인이 되는 것이 별개이듯이. (짝사랑을 떠올려 보라.) 효자가 되려면 누군가의 자녀이어야 한다. 더 핵심적인 사안도 있다. 부모의 부재로 효심을 키웠던 이들도 실..

은행나무가 춤을 춘다

1. 오전이면 이곳에 온다. 일주일에 서너번은 출근하는 카페다. 매번 앉게 되는 자리에 몸을 얹고서 창밖을 내다본다. 커피향이 피어오르고 재즈가 들려오는 이 시간을 나는 사랑한다. 일과 시작 전 찰나의 시간이지만, 몰입할 줄 아는 이에게 찰나는 종종 영원이 된다. 현재가 아득해지고, 아득한 옛일이 선명해지는 순간을 맛보는 날, 나는 눈 앞에 놓인 '하루'라는 작은 인생과 춤을 추고 싶어진다. 자기 인생과 맞붙는 전투보다 자기 인생과 춤 추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자기경영이다. 춤은 전투보다 고상하지만, 전사들만이 진정한 춤꾼이 된다. 2. 창밖으로 보이는 은행나무가 주말 사이에 앙상해졌다. 노오란 잎들이 병든 병아리마냥 많이도 떨어졌다. 힘 없어 보이는 것도 나의 관점일 뿐, 나무는 결연하게 계절의 흐름을 ..

자유롭게 하루 종일

"2009년 여름, 알랭 드 보통은 히드로 공항 관계자의 초청을 받았다. 공항의 첫 '상주작가'가 되어 세계에서 가장 바쁜 이 공항을 전례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세계 각지에서 온 온갖 민족과 계층의 여행자들을 만났다. 또한 수하물 담당자로부터 비행기 조종사 그리고 공항 교회의 목사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서 일주일을』이란 책은 이 매력적이고 이색적인 작업의 결과물이다. (인용문은 책 날개에서 따왔다.) 왜 매력적인가? 알랭 드 보통에게 공항은 중요한 공간이다. "만약 화성인을 데리고 우리의 현대 문명을 관통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깔끔하게 포착할 수 있는 어떤 장소에 데려가야 한다면, 우리가 가야 할 곳은 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