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4일간의 긴급한 일들이 지나가고

점심 식사 후, 서점에 들렀다. 오랜만이었다. 편안하고 행복했다. 진열된 책을 매만지니 공부하고 싶어졌다. 책을 읽고 싶어졌다. 서점에 서 있으면, 나는 에너지가 솟고 생기가 돈다. 내가 살아있구나, 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두어번 들었다 놓았다. 책값이 비싸기도 하고, 할 일이 많아 독서할 시간이 없기도 하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자제하여, 빈 손으로 서점을 나왔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 것 같아 아쉽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 해야 하는 일도 해내야 한다. 해결책은 하나다. 열심히 살아 내어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집에 가면,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주문해야겠다. 기분이 좋아진다. * 오늘 저녁을 ..

내 삶을 혁신해야 한다

2010년의 절반이 훌쩍 지났다. 하반기가 시작된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며칠 전, 지하철 안에서 나의 를 떠올려 보았다. 올 한 해가 6개월이 훌쩍 지나갔으니 목표들도 절반 정도씩은 달성되었어야 한다. 혹은 실현을 향하여 절반 정도의 과정을 지나고 있어야 한다. 실상을 들여다 볼 것도 없다. 많은 목표들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은 지났지만, 나의 꿈들은 연초의 상황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6개월은 분명 내 삶이다. 짧지 않은 내 삶이다. 그 기간 동안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면, 나는 내 삶을 혁신해야 한다. 6개월 혹은 1년이라는 시간에도 꿈을 이루지 못한 삶이라면, 내일을 기대할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2호선 열차가 성내역을 지나 강변역을 향하는 즈음 들었던 생각이다. 지상으로 올라온 지하철 ..

핸드폰에 모르는 번호가 뜰 때

전화벨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다. 그냥 두었다. 통화가 끊어지자마자, 후배 연구원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바쁘냐면서 통화 가능할 때 전화 부탁한다는 연락이었다. 곧바로 전화했다. 모르는 번호여서 전화를 안 받았다고 말했다. 내게 물었다. 그럼 아는 사람하고만 통화하느냐고. 전화를 끊고, 후배님의 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아는 사람하고만 통화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그런 편인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이 좋을 때에는 대부분 모르는 이의 전화는 그냥 둔다. 아는 사람들의 전화는 받는다. 혼자 있는 것만큼 그들과의 관계도 소중하니까. 오늘 밤엔 홀로 야구장에 갈 예정이다. 후배님이 놀라워했다. 야구장에 왜 혼자 가느냐고. 대답하지 못했다. 별다른 이유가 없었느니까. 그럼 야구장에 왜 함께 가느냐..

선릉공원 단상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선릉 공원이다. 크고 나무도 울창하여 'Here & Now'에 집중하면 산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점심 시간 잠깐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왔다 가면 오후에는 다시 조용하고 한적한 시간이 된다. 지난 주에는 여기서 점심 식사로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선릉 공원은 강남 테헤란로에서 불과 5~10분 거리에 있다. 위의 사진 뒤쪽으로 보이는 빌딩들이 선릉역 일대의 테헤란로다. 내가 자주 가는 카페 데 베르가 있는 동훈빌딩도 보인다. (맨 오른쪽 검은색 빌딩) 테헤란로는 사무 공간이 밀집되어 있어 역동적인 공간이다. 선릉공원은 한 블럭에 가까운 커다란 규모의 숲이 있는 역사와 휴식의 공간이다. (엄밀히 말하면, 공원이 아니라 조선 9대, 11대 왕릉이 있는 문화 유적..

인생무상을 벗어나는 비결

시간은 참 빠르다. 놀라울 정도로. 잠시 생각하고 글 하나 썼을 뿐인데 한 시간 십오 분이 지났다. 삼십 분 정도 지난 줄 알았는데... 와 빠르다. 내게 주어진 휴식이 훌쩍 떠날 시간이 되었다. 쏜살같이 지나간 시간일지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냈을 때에는 위로가 된다. 왜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까? 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떠맡아 의무감으로 살까? 왜 몇 시간 후면 후회할 일을 하며 목적 없이 시간을 보낼까? 이렇게 보낸 하루와 쏜살같이 지나간 시간이 연합하여 우리의 인생을 아쉽고, 허전하고, 무상하게 만든다. 사랑하기에도 짧은 인생, 원하는 꿈을 실현하기에 겨우 알맞은 길이의 인생이다. 미워할 시간이 없고, 게으름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마음 가는 곳에 머물라. 그것..

휴일 아침의 풍경

휴일 아침 9시, 카페에 앉았다. 카페에는 잔잔한 음악이 흘렀고 내 마음은 고요하고 평안했다.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올 때, 나는 창가에 붙어 앉아 강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보았다. 겉과 다른, 속 의도를 품으면 자꾸만 내면의 평화를 놓치게 된다. 겉이 속을 닮아갈 때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평안해진다. 오늘 느끼는 고요한 평안은 진실해지려는 노력의 결실이리라. 마음을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일의 그르침과 관계없이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고요한 이 시간이 참 달콤하다. 반나절을 휴식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도 감사하고 짜릿한 것은 열심히 보낸 날들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제는 참 열심히 보낸 하루였다. 오늘은 참 달콤한 휴식이 있는 하루다. 치열한 일상이 창조..

멋진 싸움

마음을 나누고 영혼을 교감했던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간다. 쌓이고 쌓여 우정이 되고 사랑이 된다. 마음이 닫히고 서로를 공감하지 못했던 시간은 흘러가기라도 해야 할 텐데 고여 썩는다. 쌓이고 쌓여도 가슴이 답답하고 영혼은 외롭다. 말이 통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가슴벅찬 일이다 공감에서 오는 충만함, 소통에서 오는 기쁨, 표현에서 오는 후련함, 경청에서 오는 배움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가슴 답답한 일이다. 오해에서 오는 실망, 단절에서 오는 절망, 그와의 관계에서 희망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찾아들기 때문이다. 연인으로 인해 가슴이 답답할 때, 생애 처음으로 독신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남자를 (혹은 여자를) 두려워하게 되기도 한다. 세상을..

정신없이 바빠지는 까닭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어떤 기질을 가졌는지에 대해 알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고, 세상도 모른다. 그러니 세상이 나에게 일을 맡길 때, 나의 재능과 기질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탓해선 안 된다. 원인은 세상에도, 나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정말 정신없이 바쁜 사람들이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1) 과도한 책임감을 가진 이라면 그럴 수 밖에 없다. 이들은 성실하고 책임을 다하는 성향을 지니고 태어났다. 다만, 안 해도 된다, 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여 스스로를 고단한 지경까지 몰고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2)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이 또한 바쁠 수 밖에 없다. 이들에게는 자기 안에 스스로를 사랑하는 힘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다.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에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기에 여러..

비전을 이루는 청춘, 박지성

오늘 박지성의 책, 『나를 버리다』를 읽었습니다. 제목이 조금 긴데, 그대로 옮기면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입니다. 초인 개념을 따온 듯하여 니체가 떠올르는 제목입니다. 문장이 퍽 매끄러운데, 편집자가 손을 많이 보았을 겁니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금 안다고 '얘는 축구도 잘 하고, 글도 잘 쓰고 세상은 불공평해'라고 순진하게 생각하진 않는 게지요. 관심 있는 몇 페이지를 뒤적이다가 '내 생애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챕터를 펼쳤습니다. 2009년 6월, 박지성의 기자 회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담은 챕터입니다. 당시 박지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아공이 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입니다." 이 말은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나 결심을 담은 것이 아니라 4년 후의 자기 체력과 뛰어난 후배들의 등장을..

Soccer Artist 리오넬 메시

한국 대 그리스 축구를 보았다. 우리나라가 이겼다. 기쁘고 자랑스러웠다. 그리스의 무기력한 모습이 우리나라의 우승을 조금 가리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박주영은 내 눈엔 들어오지 않았던 선수였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그를 치켜세운다. 헉! 역시 축구를 보는 나의 수준은 얕다. 그런 내 눈에도 쏘옥 들어오는 선수가 있었다. 나이지리아 대 아르헨티나 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 선수, 리오넬 메시! 그는 축구공으로 예술을 하는 경지에 이른 듯 했다. 빠르고 정확하면서도 놀랄만큼 여유로웠다. 궁금하여 메시의 골영상 모음을 찾아 보았다. 공을 가지고 노는 선수는 많다. 그러나 메시는 상대 선수들까지 데리고 놀았다. (상대선수가 되었던 축구의 달인들께 죄송~!) 메시에게 공이 가는 순간, 그는 둘 중 하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