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파랑새와 다이아몬드

나는 이 새를 한 번 보고 싶었다. 새는 선명한 청록색의 몸은 길이가 29.5cm 정도라고 한다. 머리와 꽁지는 검은색을 띠고, 첫째날개깃 중앙에 창백한 코발트색 무늬가 있단다. 부리와 다리는 산호색을 띤 붉은색이다.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새다. 인도, 보르네오섬,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산다. 직접 보지는 못했으니, 백과사전을 통해 얻은 정보들이다. '파랑새' 말이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 어린 남매 치르치르(Tyltyl)와 미치르(Mytyl)는 꿈을 꾼다. 꿈 속에서, 요술쟁이 할머니가 나타나 파랑새를 찾아 달라고 말한다. 남매는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멀리 여행의 길을 떠난다. 추억의 나라, 죽음의 나라, 과거의 나라를 두루 다니지만, 파랑새를 찾지 못한다. 꿈에서 깨어난 남매는, 자기 집 문에 매달린..

나를 멍하게 만든 메일 하나

어제 들어 온 메일을 읽고, 하나하나 회신하다가 갑자기 멍해진다. 라는 제목으로 날아온 한 통의 메일. 내 책을 읽다가 같은 학교 출신이라 반가워서 메일을 보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메일은 다음과 같이 끝났다. "한 명의 제자가 그리운 선생님을 가슴에 묻으려 합니다. 선생님께서 어떻게 지내시다 돌아가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돌아가신 배수경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메일이었다. 2008년 스승의 날, 선생님을 찾아 뵈러 갔다가 만나 뵙지 못하여 '가장 슬픈 스승의 날'을 보내었던 나의 글을 읽었나보다. 결국... 아침을 눈물로 적셨다. 메일을 보낸 이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전해 줄 말이 없으니 어떻게 회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회신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무응답'은 내 ..

<서울 그 곳은> 장철웅

2002년, 한국리더십센터에 취업하게 되면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어느 덧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고, 서울은 고향보다 편안한 곳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요. 첫 몇 년간은 대구에 갔다가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가 한강대교를 지날 때마다 낯설었지요. 타지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 그대로 온 몸을 감싸곤 했던 시절입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바로 그 한강대교를 지나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내 집에 왔다. 어서 들어가서 쉬자' 2006년, 2007년 어느 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가물해서 기억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서울 이 곳은, 이제는 완연한 제 일상이 펼쳐지는 곳이고 제 꿈이 이뤄져 가는 내 삶의 터전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내가 타지 사람임을 인식하게 되는 곳이 있..

자기 객관성을 잃어버리는 3가지 태도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객관적이라 함은 우리의 역사를 국수주의 시각에서 보거나, 우리에게 이로운 입장을 유지하며 편향되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우리 역사를 스스로 폄하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있었던 역사를 제대로 보자는 것이다." - 『CEO 인문학』, p.118 허성도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강연 중에서 인용한 말이다. 역사를 바라보는 3가지의 잘못된 태도를 제시했다. 나름의 용어로 정리해 보았다. 1) 국수주의적 태도 2) 자기기만적 태도 3) 자기폄하적 태도 3가지의 태도는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를 받아들이는 태도이기도 하다. 우리는 3가지의 방식으로 자신의 개인사를 바라본다. 첫째, 국수주의적 태도다. 국수주의란, "자기 나라의 고유..

게으르지 않은 느슨함으로

밀린 집안 정리를 했더니,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났다. 티셔츠 두 장 손빨래 (선물해 주신 분이 손빨래 하랬다), 책 정리 (대개는 책 기둥을 새로 쌓는 일이다), 그리고 살짜쿵 방 청소를 했다. (제대로 하면 한나절이 걸릴 테니) 가벼운 운동을 하고서, 찬 물을 온 몸에 끼얹고 나니 개운하다. 어제 온 메일을 읽고 회신하니, 한 시간이 지났다. 오후 1시, 더 지체할 수 없어 책과 노트북을 챙겨 카페 데 베르에 왔다. 예배 드리기 전까지, 잠시라도 카페에 홀로 있고 싶었다. 좋다. 이 곳에 앉아 있으니, 좋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다음 주에도 이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다음 주 일정을 확인해 보니, 토요일부터 일요일에 걸쳐 4기 와우팀원들과의 MT 가 있었다. 혼자만의 휴일이 아니기에 아쉬울만 ..

반박!

사람들은 종종 나더러 어려운 형편에 참 잘 자랐다고 칭찬한다. 과분한 칭찬이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1) 지금의 내 삶이 나의 판단과 의지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의 도움, 상황, 그리고 우연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영향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다만,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관심을 끄고 살 뿐이다. 이런 영향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듣게 되는 참 잘 자랐구나, 라는 말은 부끄럽고 낯 뜨겁다. 2) 누구나 참 잘 살았구나, 하는 이야기를 들을 만한 삶을 산다. 자기 삶을 누군가에게 들려 주어 보라. 힘겨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한 이야기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다시 힘을 내었던 이야기를 말이다. 사람들이 참 잘 커주었다..

나는 정체하고 있다

나는 정체하고 있다. 나의 강연에 감동 받는 청중들이 줄어 들었다. 수년 전의 내 강연은 사람들에게 여러 번 감동의 눈물을 선사하곤 했지만, 최근엔 그런 적이 없다. 며칠 전에야 우연히 깨달았다. 소수의 내 독자들은 지금 쓴 글보다 수년 전의 글을 더 좋아한다. 독자들로부터 오는 메일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이상한 점은, 강연 콘텐츠에 대한 실력은 늘었다는 점이다. 삶의 문제가 매우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하나의 현상을 쉽게 단정하지 않게 되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면서 직관적으로 던지던 메시지에 논리가 결여되면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것은 분명 신중함이고, 논리와 깊이를 더해가는 과정이다. 벼의 성장과 수확에는 지름길이 없다. 봄에 뿌리어 여름에 수고하면..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Goal!

내가 뽑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골은 네덜란드의 반 브롱크호스트가 우루과이 전에서 터트린 중거리 슛이다. 먼 거리를 대포알처럼 날아가서 골문을 뒤흔드는 장면은 환상적이고, 한 중년의 여인 팬이 한 손을 높이 치켜들고 좌우로 흔들며 환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래 영상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NAVER 에서는 투표가 진행 중이다. 어떤 Goal 들이 올라와 있는지 궁금하여 살펴보았다. http://sports.news.naver.com/wc2010/bestGoal.nhn 1위는 박지성의 골이고, 2위는 박주영의 골이다. 그리고 반 브롱크호스트의 골은 후보에도 없었다. 반 브롱크호스트의 골은 전문가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든 골이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앨런 시어러와 게리 리네커는 ..

직업적 삶의 터닝포인트

우리는 자주 과소평가 당한다. 가끔 그들의 판단이 옳을 때에도, 최소한 그렇게 느낀다. 그들이 우리를 평가할 때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이룬 것들로 저울질하지만, 우리가 스스로를 평가할 때에는 앞으로 이뤄갈 일들로 가늠하기 때문이다. 우리를 '가능성'으로 평가해 주는 이를 만나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의 미래를 기대하고 신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 먼저 나를 신뢰하기로 했다. 나는, 내가 지닌 이기적 본성을 인정한다. 내가 신뢰하기로 한 것은 이기적 본성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선한 의지다. 믿을 만한 것은 두 가지다. '이기적인 본성을 인정하고 욕망에 진솔한 나'와 선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힘껏 추구하려는 '미래의 나'. ..

부담감과 평온함의 균형

베트남 여행 후, 바쁘게 한 주를 보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매일 강연이 있었고, 금요일 오전까지는 새마을금고 8월호 사보 원고를 보내야했다. 이렇듯 강연이나 원고를 보내야 하는 일은 약간의 긴장감을 동원한다. 긴장감은 실제 일의 크기보다 좀 더 큰 일로 느껴지게 만든다. 이것은 부담이지만, 즐거운 부담감이다. 이런 부담감이 싫지 않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나 역시 부담감은 피하고 싶다. 하지만, 긴장감과 부담감이 없으면 발전이 없음을 알고 있다. 매일 강연이 있다면 나는 강연이 주는 부담감과 빡빡한 일정이 주는 갑갑함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그저 편안하게 살고 싶지만, 성장하고 싶기도 하다. 나는 새로운 도전과 시도 없이 성장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은 늘 부담과 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