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괴테의 건강함을 쫓아

2009년 가을, 나는 한 달 동안 독일의 13개 도시를 돌아다녔다. 여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독일은 또 가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독일 여행이 의미 있었던 까닭 중 하나는 괴테와의 만남이었다. 여행 내내 괴테의 책을 읽었고, 괴테 가도를 따라 대문호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괴테를 향한 열정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지금은 마틴 발저의 소설 『괴테의 사랑』을 읽고 있다. 열아홉 올리케를 향한 일흔 넷 괴테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주제도 재밌지만, 저자가 그려 낸 괴테와 당시의 모습도 흥미롭다. 마틴 발저는 독일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비평가다. 내 첫 책의 제목을 마틴 발저의 『어느 책 읽는 사람의 이력서』라는 책에서 따왔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라고 썼다. 『괴테의 사랑』에서 묘..

한 가족의 범지구적 민폐기

[2012] 개봉일 : 2009. 11. 12 감독 :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 존 쿠삭 (잭슨 커티스), 아만다 피트 (케이트 커티스), 치웨텔 에지오포(애드리언 헬슬리) 관람 : 2010년 4월 11일, 관광버스 평점 : ★★★★ 간단평 : 스펙타클한 재난 장면은 정말 압권임.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걸 후회할 정도로. 짜릿한 스릴과 거대한 스케일을 즐겼음. 반면, 매력없는 주인공 가족 대신 감동적인 몇몇 조연들로부터 희망과 에너지를 얻었음. 누구를 구할 것인가? 이 영화가 의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것은 관람 후, 기사를 검색하며 알게 되었다. 롤랜드 에머리히를 재난 영화 전문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싶지는 않다. 같은 소재지만,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매번 다를 수 있다. 의 소재는 종합재난세트로 구성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일상들

#1. 나더러 진솔하다고 하네요. 나는 지금 기뻐요. 가슴이 벅차요. 누군가가 제게 진솔하다고 말해 주었거든요. 나의 진솔함으로 인해 자신의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하네요. 진솔해지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지요. 내가 용기있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아주는 듯해서 고마웠습니다. 다른 칭찬보다 '진솔하다'는 말에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누군가가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나는 고마움을 느낀다는 것. 이것이 바로 소통이요, 행복이겠지요. 내 마음을 알아주는 그 한 명이 없을 때 우리는 외로워지지요. 나는 진솔한 사람이고 싶다는 바람으로 살아가는 사람인데, 오늘 그 소원을 잠시 동안이나 이룬 것 같아 행복합니다. 자주 소원을 이루어 보다 많은 날들을 기쁘게, 가슴 벅차게 살고 싶습니다. 제가 늘 진솔한 것은 아니니..

영화 <타이탄>에게 부족한 2%

[타이탄] 개봉일 : 2010. 4. 1 감독 : 루이스 리터리어 출연 : 샘 워싱턴 (페르세우스), 리암 니슨 (제우스), 랠프 파인즈 (하데스) 관람 : 2010년 4월 9일, 코엑스 메가박스 평점 : ★★★ 간단평 : 올림푸스 신전, 신화 속의 괴물, 신과 인간의 싸움, 장엄한 스케일 등 볼거리가 많음. 신과 인간의 경계 등 생각꺼리도 있음. 그러나, 의 공감각적인 메시지 확장은 없음. ※ 스포일러 있음. 그러나 은 미스테리도 아니고, 시나리오가 치밀하거나 마지막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니 영화 보시는 데에는 무방함. 오전 8시 30분이라는 이른 시각에 본 영화 . 관객보다는 출근하는 시민이 많은 시각에 영화관으로 향하는 기분이 묘했다. 일해야 하는 시간인데, 라는 불편한 마음을 떨쳐 내야 했던 점도..

당신은 올빼미형이라구요?

태국 이야기가 나오면 흥분하는 여인이 있다. "아~! 태국 너무 좋아요. 또 가고 싶어요. 제가 가 본 곳 중에서 제일로 좋아요." 그는 매우 유쾌하고 공감을 잘 하는 사람이지만 감정 표현을 다소 과장되이 하는 편이었다. 그는 태국이 참 좋은 여행지라고 했다. 나도 동의한다. 태국은 세계적인 휴양지와 관광 상품을 가지고 있으니까.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 = 태국"이라는 말이 (그녀에겐 진실이겠지만) 좀 더 객관적인 발언이 되려면 그녀가 여행을 좀 더 다녀오면 좋을 것이다. 당시, 태국은 그녀의 유일한 여행지였으니까. (그녀의 과장된 표현에 딴죽을 걸 생각은 없다. 활력 넘치고 풍부한 감정 표현은 그녀의 매력이다.) 자기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다. "난 마감 전날 밤에 보고서를 작성하는 ..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어제는 두 명의 (옛 직장 동료이기도 했던) 친구를 만났습니다. 우리 세 사람은 인생의 어느 한 시절을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각자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어떤 '통'하는 것이 있어서인지 종종 만납니다. 우리는 식사를 하며 어떻게 지냈는지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다가 각자의 어려움과 고민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다른 곳에서는 터놓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지요. 자신을 열어 마음을 나누고, 받으려고만 욕심을 털어내면 진실한 우정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느꼈던 밤입니다. 두 친구 모두 부모님께서 많이 편찮으셔서 참으로 마음 아팠습니다. 한 친구의 어머니는 3년째 암 투병 중이시고, 다른 한 친구의 어머니는 지난 2월에 뇌종양..

7개 이상이면 완벽주의자라고?

10여 년 전의 일이다. 아마존닷컴에 이메일을 보내야 할 일이 생겼다. 주문한 피터 드러커와 잭 웰치의 책이 한 달이 지나도록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이전에 배송되었던 것보다 확실히 늦어지고 있으니 문의를 해야 했다. 이왕 메일을 보내는 김에 완벽한 영문 이메일을 작성하고 싶었다. 그러기엔 영작문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영작문 책을 한 권 샀다. 공부할 시간이 넉넉지 않아 진도는 더디게 진행되었다. 당연히 메일 쓰기도 계속 미뤄지고 있었다. 나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는 완벽주의자였던 것이다. 일을 제대로 처리할 자신이 없으면 할 일을 미루곤 했던 완벽주의자 말이다. 문득, 내가 하려고 했던 일은 그저 메일 한 통 보내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내 뒤통수를 쳤다. 완벽주의를 떨쳐버리고, 그냥 컴퓨터 ..

두려워할 것은 오직 하나

뭐가 두려운 걸까? 왜 내 마음 속의 소원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내기가 이렇게 힘들까? 왜 그것에 인생 전부를 걸어 열렬하게 도전해 보지 못할까? 적어 보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 함께 밥 먹고 이야기 나누기 (내가 좋아하는 야구선수 양준혁과 좋아하는 개그맨 3인) - 저술여행 떠나기 (동남아 휴양지로) - 소규모독서모임 100곳에 강연 제안하기 (좋은 독서친구 만들어가기) - 인터뷰어로서 스스로 참 좋았다고 생각하는 인터뷰 10개 해 보기 - 이사하기 (나의 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서재를 만들 수 있는 곳으로) - 와우스토리연구소 프로그램 론칭 - 열흘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기 - 언론사 에 꼽히는 작가 되기 이 목록들은 오늘 아침에 문득 떠오른 것이 아니다. 아침 햇살이 떠오르면 사라지고 ..

봄이 시작되는 곳

1월 음악회를 다녀온 후, 두 달여 만에 예술의 전당에 갔습니다. 이번에는 전시회나 회화전을 보기 위함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더군요. 한 달에 한 번 있는 휴관일이라네요. 야외 벤치에 앉아 있기에는 햇살은 좋았지만 바람이 쌀쌀했습니다.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카페마다 문을 닫아 캔커피 하나를 마신 후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생각해 보니 예술의 전당을 감싸고 있는 우면산 자락을 둘러보며 봄꽃이 피었는지 정도는 볼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봄이 오지 않은 것은 3월 말에 어울리지 않은 쌀살한 날씨 탓이 아니었습니다. 주변을 둘러 볼 여유로운 마음을 지니지 못한 제 탓이었습니다. 새로운 변화든, 진정한 계절이든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나 봅니다. "그대 가슴에 꽃이 피지 않았다면 온 ..

뜨거운 사랑, 열렬한 인생

지난 주, 와우팀원과 함께 강남역 인근의 라는 레스토랑에 갔었지요. 두번째로 찾은 곳인데, 첫째 방문은 또 다른 와우팀원과의 식사 만남이었습니다. 는 건물의 8층과 9층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두 층은 서로 다른 분위기로 꾸며져 있고, 저는 두 곳 모두 가 본 셈이 되었네요. 맛좋은 스파게티집으로 유명한 곳인데, 저는 그 곳의 분위기에 흠뻑 취했답니다. 이번에 간 곳은 아래층인데, 실내의 어두운 조명과 다정스러워 보이는 연인들, 그리고 통유리 밖으로 보이는 화려한 네온싸인이 묘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몇몇 공간을 와인병으로 인테리어한 것은 과 비슷했습니다. 은 친구나 직장 동료들도 많이 보이는 편이지만, 에는 연인 둘이서 찾거나, 소개팅을 많이 하는 곳처럼 보이더군요. 그래서인지 들리는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