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 118

[T1] 배낭여행의 본질

돈을 많이 썼다. 1,200만원이라니. 이 숫자가 맞는지 내 기억력이 의심될 정도다. 하지만, 여행 후 꼼꼼한 정산에 신경쓰는 나다. 맞을 거란 얘기다. 54일 간의 유럽 배낭여행 때 쓴 돈이다. 배낭여행이란 말이 무색한 줄 나도 안다. 하지만, 난 배낭여행의 본질을 갖추었다. 본질은 '그것을 더욱 그것답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것의 가치는 본질적인 요소를 얼마나 가졌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 가치를 따지려면, 본질을 알아야 한다. 배낭여행의 본질이 뭘까? 내 생각에는 자유, 헝그리정신 그리고 배낭이다. 자유가 사라지면 여행의 맛이 떨어진다. 관광은 자유 없이도 가능하지만, 여행에서 자유는 필수다. 관광은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 풍습, 문물 따위를 구경하는 것"이고, 여행은..

♣ Life is Travel 2011.12.12

매혹을 체험한 울산바위의 雲海

매혹을 체험한 울산바위의 雲海 - 고성 속초, 당일치기 여행기 - 어쩌면 자랑질이 될 지도 모른다. 여행 이야기가 될지,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의 우정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다. 어쨌든... 둘 다 자랑 삼을 만한 이야기다. 난 여행을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라는 소리이거나, 내 주변에 이렇게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 우쭐하는 것일 테니까. 우리는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속초, 최종 목적지는 설악산 울산바위다. 휴일 오후에 떠나 월요일 밤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오후 4시에 잠실역에서 만나, 잠시 석촌역을 들렀다가 올림픽 대로에 차를 얹어 놓았더니 어느 새 고성군 거진읍에 도착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 춘천동홍천고속도로 - 44번 국도 (인제) - 46번 국도 (진부령) 를 거..

휴식과 사색하기에 좋은 담양

[담양 1일차] 휴식과 사색하기에 좋은 담양 여행 담양은 매력적인 여행지다. 담양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대나무 숲은 청량한 기운을 안겨주고,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여행객들에게 멋진 드라이빙 코스를 선사한다. 죽녹원, 관방제림, 명옥헌은 참으로 아름다운 산책 코스다. 식영정에서 내려다보는 광주호는 관동팔경이 떠오를 만한 멋진 풍광이니, 내게 담양은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담양과 장성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광주 전남대학교에서 강연이 있어, 강연 전후로 한 2박 3일짜리 여행이었다. 여행은 한달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지만 일정 소화는 즉흥적이었다. 나는 최소한의 정보에 의존하며 가고 싶은 곳으로 차를 몰았다. 나를 이끈 것은 호기심과 직관이었다. 담양을 선택한 것도 그저 마음이 끌렸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여행은 인생 수업입니다

보보는 2009년 2월 4일부터 3월 3일까지 한 달 동안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일정 중 2/3는 브라질(상파울로, 리오데자네이루, 이과수 폭포)에서 5기 와우팀원들과, 1/3은 캐나다 벤쿠버에서 홀로 여유롭게 보내었지요. 브라질 여행은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개인사가 되었고, 팀원들과의 소중한 이야기를 공유하게 된 아름다운 추억이었고, 여행의 순간 순간마다 삶의 지혜를 얻은 인생수업이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와우팀원들과 함께 진행된 3차례의 수업과 강연이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며 저는 팀원들의 삶에 감동하며 마음으로 울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배웠습니다. 보보의 해피레터 11편은 브라질 여행 중에 느꼈던 몇 가지 단상입니다. 팀원들에게..

고산병이라뇨? 난 건강한데요!

[페루여행①] 고산병이라뇨? 난 건강한데요! 4박 5일 간의 페루 여행이 시작되었다. 상파울로 공항을 떠나 페루 남부에 있는 쿠스코(Cusco) 시를 향한 여정은20시간이나 걸렸다. 첫 비행기가 5시간이나 연착되기도 했고, 둘째 비행기를 타기 전에 5시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기다림은, 달콤함 휴식이기도 하고, 절호의 개인 시간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시간을 사랑한다. 글쓰기나 책 읽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럴 때에만 잠시 책을 읽는지도 모른다. 지난 한 주간은 일정이 많았다. 여행지에서도 ‘일상’이라는 것이 생겨나고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강연 이후, 약속도 여럿 생겨서, 글을 쓰거나 메일 회신하는 등의 일을 며칠 동안 하지 못했다. 돌이켜 보니, 최대한의 ..

[BT④] 브라질의 스위스, 캄포스 도 조르덩

2월 3일 목요일, 여행 셋째 날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에 깼다. 여행 온 이후로 새벽 3~4시 무렵이면 잠이 깬다. 브라질과 한국의 시차는 12시간(여름엔 11시간)이다. 지난 여행 때에도 시차로 3~4일을 고생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에이,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적응 기간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몸은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이번이 더 힘든 것 같다. 오후 3시 이후엔 무지 졸리다. 한국 시각으로는 새벽이니까. 그럴 때마다 호텔에서 잠시 쉬었다. 낮 졸음을 참고 견뎌야 밤에 자는 시간을 늘릴 수 있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새벽에 일어나, 블로그 포스팅을 하거나 메일 회신을 한다. 한국에서의 일과와 비슷하다. 하루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갖는, 새벽의 ..

[BT③] 평생 우정

30분 후에 알람이 울리도록 맞춰 놓았지만,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깼다. 시간을 확인하니, 1시간이 지난 7시 15분이었다. 호텔 로비에서, 솔개 여사님들을 만나기로 한 시각은 7시다. 약속 시간이 15분이 지난 즈음에 객실로 전화를 하신 게다. 이 먼 곳에 와서 약속 시간에 늦다니! (사실, 이후에도 시차 적응이 안 되어 자느라 지각하는 일은 또 있다.) 나를 반겨 주신 덕분에(?) 죄송함을 제대로 전하지도 못했다. 빈 손으로 나온 나를 보시더니, 근사한 곳에서의 식사라며, 카메라를 가져 오라고 권하신다. 그럴까요? 잠시만요, 하고 객실에서 카메라를 챙겨왔다. 힐데 님의 차를 타고 저녁 식사 장소로 출발했다. 차를 타고 가며, 아! 시계도 바꿔 차고 왔어야 하는데, 하고 잠시 후회했다. 캐주얼한 것과 클..

[BT②] 브라질의 전통음식을 먹다

2월 2일 수요일, 여행 둘째 날이 되었다. 정오 무렵에 따찌를 만나 안드레 형님 내외분 가게로 갔다. 점심 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서다. 어제, 안드레 형님이 브라질 전통요리 '페이조아다'를 먹자고 권하셨던 게다. 페이조아다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먹을 수 있는데, 그 맛을 보아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에, 나는 당연히 오케이였다. 저녁 식사는 힐데님이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안내해 주어 분위기 좋은 식사를 즐겼다. 오후에는 따찌와 서점에 다녀왔다. 이것이 둘째 날의 간단한 일정이다. 맛집 여행과 따찌와의 만남, 그 속 이야기를 해 본다. 따찌는 와우팀원인 제노베파 님의 조카다. 23살 여대생이다. USP라는 브라질 최고 대학교 학생인데, 2010년 1년 동안 서울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왔었다. 제노베파님이..

환상적인 부석사 여행

10월에 전라남도 장성과 충북 단양에 다녀왔지만, 단풍을 보지는 못했다. 2010년 단풍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떠났다. 내년 단풍은 2010년의 단풍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도 떠날 이유는 충분했다. 이것은 삶의 모든 순간을 맛보려는 욕심이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실험하는 일종의 도전이다. 나는 매주 1회 여행 떠나기가 과연 현실적이긴 한지, 멋져 보이는 것이 아닌 내 삶에 실제로 유익한지 따져 보는 중이다. 그 따짐이란, 현명함과 위험함이라는 두 극단을 연결하는 스펙트럼 위에서 내가 위치하고 싶은 건강한 중간 지점을 찾는 과정이다. 욕심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추구하는 것은 현명함이다. 반면, 욕심이 지나치면 위험해진다. 욕심을 쫓고, 실험을 한다는 것은 명분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