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 118

단양8경 답사기 (2) 석문과 장다리식당

2010년 10월 8일과 9일, 1박 2일에 걸쳐 단양 8경을 모두 둘러보고 왔습니다. 금요일 오전 8시 50분에 출발하여, 토요일 밤 9시에 도착했지요. 소감을 한 마디로 남기자면, 올 가을 단풍 나들이는 단양으로 떠나 보심은 어떠하신지요? 입니다. 내장산과 주왕산의 단풍도 아름답지만, 산수의 풍광이 어우러진 단양8경도 빠지지 않은 여행지입니다. 8경 중에서도 도담삼봉과 석문, 구담봉과 옥담봉은 필수 코스이고 추천코스는 사인암입니다. 특히, 구담봉과 옥담봉 바위 틈 사이 사이로 오른 소나무들의 단풍은 천하의 절경입니다. 시간이 남으시면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까지 둘러 보시면 단양 8경을 모두 구경하시게 됩니다. 참! 식사하실 때에는 단양 읍내에서 도담삼봉 가는 길목에 있는 '장다리식당'을 빠뜨리지 마..

단양8경 답사기 (1) 도담삼봉

와우빙고들과의 2010년 MT는 ‘단양 8경 답사’로 다녀왔다. 자주 떠나지 못하는 직장인 와우들에게, 나는 근사한 여행 경험을 선사해 주고 싶었고 그런 마음은 곧잘 욕심이 되곤 했다. 더 좋은 곳, 더 나은 일정, 더 맛난 음식을 선정하다 보면 무리한 계획을 세우기 일쑤다. 이것은 홀로 떠날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나야 자주 떠날 수 있고, 또한 한 곳에 오래 머무르는 성향이니 여유로운 일정을 짠다. 하지만, 여럿이 함께 가게 되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진다. 그들이 자주 떠나지 못하는 곳이라면, ‘간 김’에 하나 보여 주고 싶은 심정이 든다. 단양 8경은 그런 욕심과 기대에 부응하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단양에 갔다가 다른 곳을 더 둘러볼 필요는 없을 만큼. 오전 11시 30분 단양 도착. 북단양 ..

그리스 터키 여행의 4가지 의미

그리스와 터키로, 또 하나의 여행을 다녀왔다. 지금까지의 해외여행 경험을 헤아려 보니 약 220여일 동안 18개국을 다녀왔다. 다녀온 나라는 정확히 기억하나, 해외 여행을 하며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을 제대로 정리해 두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행히도 여행 때마다 최소한의 기록을 남겨 두었으니 그간의 기록을 살피며 해외여행 체험들을 정리해야겠다. 그저 '다녀왔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기에. 이번 여행은 그간 체험하지 못한 경험들이 많았다. 32명이 함께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것도 있었고, 여행 막바지에 며칠을 홀로 지냈기에 가능한 것도 있었다. 서로 다른 방식과 모순된 가치를 조화시키는 것이 자기경영의 묘미다. 정신과 물질의 조화, 준비와 즉흥의 조화, 고독과 어울림의 조화. 1) 이번 여행의 백미는 고대..

발을 씻고 자미에 들어가다

자미(이슬람 사원) 이야기를 쓰려는데, 문득 '낭만 유럽여행'이란 폴더와 자미가 어울리지 않음을 느낀다. 유럽에는 자미가 없다. 성당이 있을 뿐이다. 지난 해 두 달 가까이 유럽을 돌아다니며 도시마다, 마을마다 줄곧 방문한 곳이 성당이었다. 여행 중 만난 길동무 중 몇몇은 "이제 성당은 지겹다"고 할 만큼 유럽엔 성당이 많다. 이 말에 동의하지만, 유럽을 이해하고 유럽여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성당을 지겨워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성당마다 역사가 깃들어 있고, 기독교 없이 유럽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터키에 오니, 성당 자리를 자미가 대신하고 있다. 터키에는 성당과 자미가 결합된 형태도 있었고, (이즈니크의 아야소피아 성당처럼) 지척의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성당과 자미도 있었다. (이스탄불..

니케아 종교회의 성지를 찾아서

기원전 301년, 알렉산더 대왕의 부하 중에 '리시마코스'라는 장수가 있었다. 그는 이스탄불에서 남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져 있는 호반의 도시를 점령했다. 도시의 이름을 자신의 아내인 니카에아 (Nikaea)의 이름을 따서 니케아로 명했다. 니케아는 기독교가 공인된 313년 이후 비잔틴 제국의 기독교 중심 도시가 되었다. 325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아리우스파를 정죄하는 종교회의가 니케아에서 열렸던 게다. 이것이 역사상 첫번째 종교회의로 불리는 니케아 공의회였다.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는 수많은 이단이 있었고, 그 중에서 가장 큰 세력이 아리우스파다. 아리우스파는 예수의 신성을 부정하여 기독교의 이단이 되었지만, 그 세력이 날로 더해가 7세기에 이슬람교가 되어 또 하나의 종교를 이루었다. 오늘 나는 니..

볽은 태양을 바라보며

이즈니크에는 큰 호수가 있다. 터키에서 다섯 번째로 큰 호수다. 호수를 처음 봤을 때에는 '이게 호수야? 바다지' 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였다. 중국 항저우의 서호가 떠올랐다. 서호의 둘레는 15km다. 얼핏 보면, 바다 같지만 둘레가 가늠된다. 서호10경이라 불리는 명소가 있고, 관광 호텔과 사람들이 많은 서호에 비해 이즈니크 호수는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내가 이 곳에 온 까닭은 갖춘 셈이다. 숙소를 시내가 아닌 호숫가에 정한 것은 잘한 일이다. 노란색의 호텔은 호수와 가까웠다. 찻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이즈니크 호수다. 투숙객이 적어 호숫가로 낸 발코니가 있는 방에 묵을 수 있었다. 저녁 7시가 넘어갈 무렵, 태양을 집어삼키려는 호수의 모습이 호텔 창밖으로 보였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

술탄아흐메트에서 저녁 식사를!

5시 30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숙소에 돌아왔다. 여행 일정을 일찍 마무리한 것은 저녁 식사를 느긋하게 즐기고 내일 '이즈니크'로의 1박 2일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스탄불의 한국 식당에 가방을 맡겨 둘 참이다. 일행들과의 마지막 식사를 했던 곳, 이다. 사실, 부탁을 드리지 못하는 성정이라 맡기기로 결정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즈니크로 들고 갈 소지품과 맡겨 둘 짐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걸려 온 전화 통화를 하고 나니 6시가 되었다. 유럽의 6시는 식사하기에 이른 시각이다. 밖은 환하고, 레스토랑은 한산하다. 어슬렁거리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식당 입구에 비치된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참 분위기 좋았던 세븐힐레스토랑에 비하여 그리 저렴하지도 않다. 하지만..

홀로 시작하는 여행

일행은 떠나고 나는 남았다. 그들이 향한 곳은 대한민국 서울이고, 내가 남은 곳은 터키의 심장 이스탄불이다. 우리는 열흘을 함께 여행했다. 크루즈를 타고 에게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겼다. 산토리니는 쪽빛 바다, 푸른 하늘, 새하얀 집들이 참 예뻤다. 명성 그대로였다. 크레타 섬에서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무덤에 들렀다. 그의 영혼 앞에서, 그가 쓴 책을 읽었다. 나도 자유로웠다. 로도스 섬에서는 함께 바닷물에 뛰어들었다. 햇살은 매우 강렬하여 맨발로 백사장을 밟기 힘들 정도였지만, 우리들의 즐거움도 아주 진하여 바닷물에서 나와야 하는 시간이 야속할 정도였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서는 사부님(구본형 선생님)과 파르테논 신전을 함께 돌며 사진을 찍었다. 짧은 15분의 자유시간이 사..

베트남 여행 3일차

베트남 여행 3일차의 일정은 아침 식사 후, '무이네'로 이동하여 무이네 리조트에서 오후 내내 휴양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7시 30분, 호텔 앞에서 모이기로 했다. 나는 조금 일찍 나와 근처의 식사할 곳을 알아보았다. 식당을 찾던 중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을 보았다. 어느 유명인이나 정치가의 장례식인가 싶어 물어 보았는데, 그저 Pulblic한 사람이라 한다. 베트남 문화의 한 부분이라 생각되어 사진을 찍었다. 돌아와 일지를 작성하며 조사할 만한 대목이다. 아침 식사를 위해 가려고 했던 곳은 이라는 식당이었다. 어느 친절한 오토바이 기사의 도움으로 겨우 찾았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 다시 돌아오려니, 이제 막 문을 열려고 주인장이 나왔다. 식사가 바로 되진 않을 것이기에 포기하고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

베트남 여행 2일차

베트남 여행의 2일차의 일정은 메콩델타 강 1 DAY TOUR 였다. Shin Cafe 앞에서 승차한 쾌적한 관광 버스를 타고 두 시간을 달려 도착했다. 도착한 곳은 배 선착장이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감탄을 지르게 만든 것은 하늘이었다. 햇살이 뜨거워서 사람들은 서둘러 그늘로, 화장실로 이동했다. 몹시 무덥긴 했지만, 화창한 햇빛, 푸르른 하늘과 흰 구름의 환상적인 조화를 놓칠 순 없었다. 열대 지방임을 알려 주는 나무 한 그루와 함께 하늘을 담았다. 잠시 양지에 서 있었는데 땀이 주루룩! 선착장으로 서서 강을 바라보았다. 한강처럼 넓었고 하늘의 구름이 예뻤다. 멋진 크루즈 선박은 아니었지만, 베트남과 어울리는 작은 유람선들이 보였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처럼, 오늘 일정에 대한 기대감도 뭉게뭉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