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중요한 일정이 많았다. 밤새 준비하느라 새벽에 1시간 30분만을 자고 하루를 시작해야 했다. 얼른 일을 끝내고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친구에게 가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했지만, 함께 일하는 이들에게 티를 내고 싶지도 않았다. 내게는 친구지만, 그들에겐 타인이다. 어느 정도 배려는 해 주겠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두 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나니 저녁 여섯 시였다. 대구행 7시 열차를 기다리며 기차역에서 빵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식사는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음미하는 것이지만, 요즘엔 어쩔 수 없다.) 안도감도 잠시, 열차 안에서는 ‘마음편지’를 써야 했다. 잠이 몰려왔지만, 퇴고까지 마음을 기울였다. 2.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넋을 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