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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세월, 좋은 선물, 생일

1. 친구의 아이를 만나면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훌쩍 커버린 아이의 키가 세월의 흐름을 말하고, 아이들의 바뀐 학년은 내 나이를 헤아리게 만든다. 매년 진행되는 연례행사, 특히 내게 의미 있는 행사 소식을 접할 때에도 세월이 속도감이 실감난다. 내게는 우리 나라 대표 문학상이라 할 수 있는 이상문학상이 그렇다. 2014년 제38회 이상문학상 수상자는 편해영이다. '또 일년이 지났구나. 김영하가 수상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라는 상투적인 감상에 잠겼던 것이 몇 주 전의 일이다. 지난 해의 수상작인 김영하의 『옥수수와 나』를 읽었을 때를 기억하며 세월이 참 빠르다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전, 김영하가 수상했던 연도는 2년 전이고, 지난 해 수상자는 김애란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와! 2년이 1년처럼 지..

내 실천력을 뜯어고칠 2014년

2월의 절반이 훌쩍 지났다. 어떻게 보냈고, 무엇을 했나? 올해는 내 실천력을 묻고 따지는 해로 삼겠다고, 새해를 맞으며 생각했었다. 지난 연말에 와우팀원으로부터 들은 말이 귓가에 맴돈다. "2014년 새해 계획을 세우셨나"는 내 물음에 그는 이리 말했다. "부끄러운 얘긴데, 2013년 계획을 Ctrl+V 로 그대로 옮겨놓으니 새해 계획이 되더라고요." 단번에 이해되는 말이었다. 내 모습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2014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나의 결심은 다음과 같다. '2015년 계획을 완전히 새롭게 수립할 수 밖에 없도록 올해의 목표를 모조리 달성해야겠다!' -『어떻게 자기답게 사는가』,『인문주의를 권하다』,『21세기 자기경영』 - 유니컨들의 성과 창출 (외부 기고 or 강연 론칭 & 프로블로..

인문소양 강좌 GLA 안내

■ 서양 문학의 흐름 (문예사조를 통한 서양문학사 이해) 2월 24일(월) 고대 그리스 로마 : 강대진의 (북길드) 3월 10일(월) 중세 문학, 단테 : 이마미치 도모노부 (안티쿠스) 3월 27일(목) 르네상스 : 셰익스피어 (민음사), 세르반테스 (시공사) 4월 10일(목)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문학 : 노발리스 (민음사) 4월 24일(목) 사실주의 문학 : 플로베르 (민음사) ■ 세계사의 흐름 (세계사를 꿰뚫는 핵심 5개국) 1. 고대 그리스 : 김진경의 (안티쿠스) 2. 로마 제국 : 알베르토 안젤라의 (까치) 3. 대영제국 : 박지향의 (김영사) 4. 미국 : 강준만의 & 안효상 5. 이스라엘 : 홍익희의 ■ 서양철학사 (서양 사상의 주요 흐름을 따라) 서양철학사 강좌(6회차 과정)는 러셀의 를 ..

[강좌안내] 인문학 길라잡이

■ 일정: 2014.02.19 (수요일 pm 7:30 ~ 10:00, 2.5h) ■ 장소: 마이크임팩트 스퀘어 [오시는길] ■ 인원: 선착순 25명 ■ 수강료: 3만원 인문학, 무엇부터 이해하고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대한민국은 지금 인문학 열풍입니다. 열풍이 곧 그것에 대한 이해로 연결되는 건 아닙니다. 참된 지식은 감정적인 뜨거움과 함께 냉철한 이성적 접근을 통해 얻는 것입니다. 는 대한민국의 인문서적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독자들에게 어떻게 이해되고 소비되는지를 살핍니다. 현재 상황을 진단함으로 인문학을 어떻게 읽으면 좋은지, 어떤 책들이 훌륭한 인문서인지에 대한 관점을 제안합니다. 인문학 공부란, 도대체 무엇을 공부하는 것인가? 인문학이란 무엇이고, 그것을 공부하는 유익은 무엇일까요? 문사철 지식이..

고통도 삶의 기념비가 된다

삶의 고통 혹은 충격은 사유로 가는 첩경입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는 사유란 고요하고 정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사유는 폭력적인 것에 가깝습니다. 그의 통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인간은 대개 고통스럽지 않으면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사유는 고통스럽거나 억압적인 상황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닐까요? “주체에게 고통은 어떤 의미에서 기념비적이다. 주체 자신이 금 가고 무너진 기념비와 같다.” - 슬라보예 지젝 우리가 사유해야 할 사건은 알랭 바디우가 말한 의미에서의 ‘사건 Event' 입니다. 알랭 바디우는 자신의 주저 『존재와 사건』에서 ‘사건’을 “존재 방식의 변화, 새로운 윤리의식 등을 불러일으킨, 예측 불가능한 인생의 단절”로 정의했습니다. 최근에 존재의..

카테고리 없음 2014.02.10

헤이리에서 공부하다가 끼적

1. 오늘 저녁엔 『어제까지의 세계』 독서세미나를 진행한다. 헤이리에 있는 한길사 북하우스 (포레스타) 에서. (김포에 사는 와우가 있고 다른 와우들도 모두 헤이리를 좋아할 만한 이들이라 모임장소로 헤이리를 제안했을 때 거리상의 부담에도 즐거워하는 듯 했다.) 나는 점심을 먹고 일찌감치 출발했다. 세미나 준비도, 몇 가지의 일도 헤이리 카페에서 하기 위해서. 문득 든 생각. '헤이리에서 살까?' 올해 5월말이면 잠실 연구실(비즈니스보다는 공부 장소가 되어 이젠 연구실) 전세계약이 끝난다.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되니 재정에 숨통이 트이는 셈. 한 일년을 살아볼 생각이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해 겨울에도 바로 이곳 포레스타에서 글을 쓰다가 같은 생각을 했었다. 평일에 만끽하는 이 고요함... ..

강신주 읽기를 권하는 3가지 이유

예전의 공병호나 김미경 정도의 인기를 요즘엔 철학자 강신주가 점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공중파 예능프로그램까지 나선 인기가 놀랍습니다. 그의 내공과 독자와의 소통이 한몫 했을 테고, 인문학 열풍이라는 상황도 거들었을 테지요. 한 사람의 독서가로서, 그리고 인문학도로서 강신주에 대한 생각을 적어 봅니다. 힐링캠프를 보지 못하고서 쓴 글이라 어제의 강신주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1번은 제목처럼 강신주 읽기를 권하는 이유입니다. 2번은 강신주의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소개했고 3번에서는 강신주라는 멘토를 바라볼 때 들었던 제 개인적인 비판의식을 담았습니다. 1. 어젯밤 에 강신주 박사가 나왔나 보다. 아침부터 포털사이트에 '강신주'를 키워드로 한 연관 검색어가 많다. 나는 독서 강연이나 인문학 강연에서 강신주의..

인문주의적인 어느 명절 이야기

1. 2박 3일 일정으로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다섯 명의 식구와 함께 정겨운 식사를 했고, 외할머니와 둘이서 어머니 묘소에 갔습니다. 동생과 막창을 먹으며 젊은 날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얘기도 나눴습니다. 고향 친구와도 아담한 카페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네요. 하나같이 기쁨과 의미가 깃든 순간들이었습니다. 2. 고향 방문 첫날, 외할머니께서 불쑥 물음 하나를 던지셨습니다. “니 아버지 이름이 뭐꼬?” “봉덕이 아버지 말씀이세요?” 그는 제 계부입니다. (어머니께서 재혼하셨거든요.) 곁에 계시던 외삼촌이 거들었습니다. “니 친아버지 말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해 얼른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외삼촌과 외할머니께선 며칠 전부터 이름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신 눈치입니다. “아! 삼촌, 김현근 아닙니까?”..

실천이 곧 삶이다

2010년 1월에 쓴 자기경영 칼럼을 옮겨 둡니다. 지금까지도 이루지 못한 계획도 담긴 글이라 민망하고 부끄럽지만, 서로 생각과 위로를 주고 받으며 함께 멋진 인생을 만들어 가자는 마음으로 올립니다. (글을 훑어보니, 지금의 자기경영에 대한 생각들이 2010년 즈음에 이미 형성되었음을 느낍니다. 양가감정이 드네요. '그간 정체되어 있어서일까'를 묻거나 '내가 20대에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느낌...)

지적 욕망을 자극한 소녀 손택

어제, 수잔 손택의 『다시 태어나다』를 읽었다. 손택은 평생 동안 일기를 꾸준히 썼다. 책은 10대 중반에서 서른살까지의 일기를 담았다. (앞으로 일기를 엮은 책이 두 권 더 출간될 예정이란다.)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비롯한) 성에 대한 고민, 일상에 대한 관찰 등의 내용도 있지만, 나의 눈길을 끈 것은 그녀의 독서편력과 예술을 향한 열정이었다. 일기장에 있는 내용을 옮겨 본다. * 스티븐 스펜더 번역의 『두이노 비가』를 최대한 빨리 읽을 것. * 다시 앙드레 지드에 빠져 있다. 얼마나 명확하며 정확한가! *『마의 산』은 이제껏 읽어본 것 가운데 최고의 소설이다. 이 작품과 다시 만나 변함없는 친교를 확인하는 행복감, 내가 느낀 평화롭고 명상적인 기쁨은 비견할 데가 없다. * 모차르트의 . 이런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