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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남으로 꿈을 이룬다

"내 존재 모두가 새것 속에 다시 잠길 필요가 있다. 나는 제2의 사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 내 눈에 새로운 시력을 다시 주고, 책들에서 묻은 때를 씻겨주어, 지금 쳐다보고 있는 푸른 하늘을 더욱 닮도록 해 줘야지... (중략) 나는 새로운 존재로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새로운 하늘 아래서, 온통 새로워진 사물들 한복판에서." -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1부 中 꿈을 이루려면 성장해야 하고, 성장을 원한다면 변화를 친구 삼아야 합니다. 경계를 넘어야 모험이 시작되고 (안전이 아닌) 모험이야말로 인생에 자주 초대해야 할 단어입니다.

17년 동안 이어온 재즈사랑

1. 4박 5일 제주 와우투어의 마지막 밤, 재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재즈에 관심을 가진 와우들만 남았던 터라 자연스레 만들어진 시간이었다. 처음엔 재즈사에 이름을 올린 뮤지션과 명곡들을 소개하다가 저들이 관심있게 들어, 간략한 재즈의 역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재즈의 시대라 불리는 1920년대를 휩쓸었던 루이 암스트롱과 30년대부터 활동한 엘라 리츠제럴드, 1940년 비밥의 시대를 열었던 찰리 파커와 디지 길레스피, 1950년대 하드 밥 재즈의 명곡들을 소개했다. 하드 밥은 내가 좋아하는 장르라 좀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 연결된 노트북 덕분에 설명 후에 바로 곡을 찾아 들었던 게 참 좋았다. 우리는 그 날 여러 명곡들을 하드 밥의 대표 주자들인 아트 블래키(트럼)의 명곡 - 리 모..

이름을 바꾸고 사진도 교체하고

개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비용과 대행사를 조사해 두었고, 가족의 허락을 득하는 일과 이름의 최종 결정이 남았습니다. 가장 난제는 이름을 결정하는 일입니다. 삼십년 넘게 불리던 이름(이희석) 대신 새로운 이름을 선택한다고 하니, 떨리기도 하고 고민도 되더라고요.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연지원'입니다. 중성적인 느낌이지요? 저는 괜찮습니다. 延支援(연지원). 이끌 연, 지지할 지, 붙잡을 원. 누군가를 '지원하다' 할 때의 그 지원입니다. 자기경영 작가로서 '이끌고 지원하고 돕는' 역할을 잘 해내고 싶은 염원을 담았습니다. 이것을 자기경영서를 쓸 때의 필명으로 할지, 정식 이름으로 할지 고민 중입니다. 또 다른 후보는 '현운'(외자)입니다. 어질 현, 구름 운 자를 쓰는데 초아 서대원 선생님이 지어 주신 호..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당신이 바라는 만큼 일해 주겠소. 거기 가면 나는 당신 사람이니까. 하지만 산투르 말인데, 그건 달라요. 산투르는 짐승이오. 짐승에겐 자유가 있어야 해요. (중략) 처음부터 분명히 말해 놓겠는데, 마음이 내켜야 해요. 분명히 해 둡시다. 나에게 윽박지르면 그때는 끝장이예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 『그리스인 조르바』 중에서 아, 너무나 환상적이어서 나를 매혹시키는 소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주사바늘에 '자유'라는 관념을 담아 삶이라는 현실에 찔러 넣은 듯한 소설입니다. 소설을 읽으면 인간의 자유가 삶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되는지 오감으로 느끼게 됩니다.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이들에겐 영..

두 권의 책과 하나의 속삭임

지난 주 최고의 순간은... 삼보인재개발원에서 고려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기 직전에 벌어진 일입니다. 나는 강사 대기실에서도, 강의실 문 밖에서도 잠시 기다렸습니다. 강의장 문이 열리고 나니, 기다림의 이유와 기다리는 동안 강의장에서 벌어진 상황이 그려졌습니다. 문에서부터 강사연단까지 두 줄로 늘어선 환영 터널이 나를 맞이한 겁니다. 고려대학교의 전통 색상인 검붉은색 후드티를 입은 학생들이 활짝 웃는 얼굴로 함성과 박수를 보내며 강사를 맞았습니다. 나는 수줍은 기쁨을 느끼며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도 하면서, S자로 이어진 붉은 터널을 통과했습니다.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교육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니, 정말 황송한 환대였습니다. 감동했고 감사했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와 강연장 앞에 섰습..

와우와 내 일상의 조화

오랜만의 포스팅이지요? 일주일이 훌쩍 지났네요. 아산병원으로 검진하러 온 고향 친구와 시간을 보내느라 그리고 제주 와우투어를 떠나오느라 여러 날이 쏜살같이 지났습니다. 정신없이 지낸 것은 아니고, 혼자만의 시간 없이 일주일이 흘렀다는 말입니다. 26일 밤까지로 와우투어는 끝났지만, 저는 이곳 제주에 남았습니다. 이틀을 더 지내다 가려고요. 1. 나 말고도 와우 2명이 더 남긴 했습니다. 자유일정을 보내다가 저녁 식사 때 만나기로 했으니 절반의 자유는 주어진 셈입니다. 며칠을 놀다보니 일하고 싶어졌습니다. 놀이의 유익입니다. 내일은 글도 쓰고 메일 회신, 설 연휴를 포함한 일정 조율 등의 업무를 해야겠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다시 휴식과 놀이가 그리워지겠지요. 일이 놀이를 더욱 놀이답게 만듭니다. 최상의 행..

문득, 다른 삶을 그리다

다시 태어난다면... 어머니의 사랑을 오랫동안 듬뿍 받으며 살고 싶다. 사랑만으로 삶이 마냥 행복할 수는 없음은 이번 생을 통해 체험했으니, 내세를 산다면 쪼들르지 않은 정도의 경제 형편이었으면 좋겠다. 어머니가 날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음료 배달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삶, 주말에 함께 공원에라도 산책할 여유가 있는 삶. 다른 어머니가 아니라 사진 속의 저 어머니 뱃 속에서 태어나고 싶다. 어머니와 함께 해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어머니와 둘이서 외식한 적도 없으니(근사한 곳이 아니라 시장 분식집에서 김밥과 떡볶이라도 함께 먹어본 기억이 전혀 없다), 함께 영화관에 가거나 백화점 나들이 같은 것도 상상도 못했다. 힘겨울 땐 어머니의 손을 잡아도 보고, 기쁠 땐 가장 먼저 전화도 드려보고 싶다. ..

나의 초상 (5)

1. 나는 눈물이 많다. 지금도 눈물을 흘리며 이 글을 쓴다. 내 눈물의 근원은 감수성이다. 무언가를 진하게 느낄 때 운다는 말이다. 인생의 무상함을 절절히 느끼거나 누군가의 아픔을 공감할 때 혹은 이따끔씩 나 자신에게서 진정성을 느낄 때 나는 눈물을 흘린다. 언젠가, 지인의 어린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저 멀리 우주 밖으로 날아가는 듯이 아득해지는 정신, 내 가슴의 정수를 향해 한없이 몰려오는 인생의 진실이 주는 허망함, 이러한 것들이 나를 울게 만든다.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울 일이 많다. 외부로부터 오는 눈물이 있는가 하면, 내면으로부터 샘솟는 눈물도 있다. 내가 진정으로 살아갈 때에 그렇다. 우연한 성공은 기쁨은커녕 심드렁하기도 하나, 치열한 노력으로 얻은 성공은 눈물나도록 기쁘..

의미, 지혜 그리고 용기

어젯밤, 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독서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나는 땀을 많이 흘렀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진짜 땀이었다. 실내가 더운 것도 아니고 긴장한 자리도 아니었는데, 땀이 왜 났을까? 오늘 아침, 눈을 뜨며 무거운 몸을 느끼면서야 컨디션이 좋지 않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어젯밤 귀가길이 살짝 피곤하긴 했다. 아침을 눈을 뜨니 9시 15분. ‘아이고야, 큰일이네.’ 약속시간에 늦을 타이밍이었다. 몸이 피곤하고 말고를 따질 겨를이 없었다. 중요한 만남이었고, 만남을 연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부리나케 준비하고 이동했지만 30분 이상 늦었다. 3시간 시간을 내었기에 2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미안했다. 이해해 주어 고마웠고. (와우팀원이었다.) 웬 늦잠? 6시간 잠자는 것으..

배운 것을 익히는 3가지 방법

2014년에 읽은 첫 책은 『모든 것은 빛난다』입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서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은 또 다른 책의 첫 장을 열어젖혀 새로운 배움에 빠져드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읽은 책을 내 것으로 익히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문자 그대로, 학습(學習) = 배움 + 익힘, 이니까요.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으면 삶의 변화도 요원하고요. 익힘은 어떻게 이뤄질까요?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3가지 지적 활동에서 익힘의 방법론에 대한 힌트를 얻었습니다. 첫째는 테오리아입니다. '관상(觀想)'을 뜻하는 그리스어인데, "순수한 이성의 활동에 의지해 진리나 실재를 인식하는 일"을 말합니다. 테오이아는 이론적 탐구입니다. 배운 것을 음미하는 지적 사유가 익힘의 첫째입니다. 둘째는 프락시스입니다. '실천'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