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서안동 IC를 빠져나와 안동 시내를 향하는 모든 차들은 저 당당한 슬로건이 적힌 기와 대문을 지납니다. 사찰을 찾은 이들이 일주문을 통과하듯 4차선을 오가는 차량은 정신문화의 수도로 향하는 대문을 드나듭니다. 저절로 안동시의 슬로건을 읽게 됩니다. 2014년 7월이면 안동시는 이 슬로건을 사용한지 8주년이 되는 기념행사를 열 겁니다. 매년 그래왔으니까요. 슬로건 하나 내건다고 해서 변방이 갑자기 수도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무의미한 슬로건은 곳곳에 넘쳐납니다. 내실에 걸맞지 않은 슬로건 말입니다. 가게의 간판에서도, 지방자치단체의 선전 문구에서도 과대포장된 말들을 쉬이 발견합니다. 유명무실한 슬로건을 만나면 말뿐인 상찬에 헛웃음이 나옵니다. 명실상부를 추구하지 않는 장사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