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7

눈이 엄청나게 내리네요.

에 와서 플래너를 펼쳤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들여다 보기 위함이다. 아침에 적어 둔 첫번째 일을 보며 피식 웃는다. "산책하며 생각하기" 집 안에서 오늘의 계획을 세울 때에는 몰랐다. 밤새, 하얀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음을. 오전 10시. 문자 메시지 하나가 날아들었다. "4시간째 출근 중이예요. 아직 고속도로에 있어요." 기흥에 있는 삼성전자로 출근하는 와우팀원의 메시지다. "출근하자마자 퇴근할 듯 하다"는 이어지는 글에 하하하 웃었다. 다행히도 그는 홀로 시간을 즐기는 법을 터득했기에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이 황당, 유쾌, 곤란한 사태를 하늘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지금도 눈은 펑.펑.펑. 내리고 있다. 그리고 고속도로 위의 그녀는 지금도 그 속에 '갇혀' 있다. 부디 즐기는 힘이 오래 오래 발휘되기를..

보보의 주말 표정

주말을 2010년 새해의 첫 강연을 위해 투자했다. 올해는 나의 모든 강연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싶었다. 새로운 템플릿에다 슬라이드 한 장, 한 장을 정성들여 만들었다. PPT 파일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토요일에 여러 시간을 투자했고, 오늘 새벽에는 유인물을 출력했다. 4시간 동안의 강연, 참가자 분들을 열심히 들어 주었고 나는 늘 그렇듯이 즐거움을 만끽하며 강연을 진행했다. 지금까지보다는 조금 더 정성들인 준비가 어떠한 결과를 맞았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나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걸을 뿐이고, 하나님께 칭찬 받는 일이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강연을 끝내고 나서는 이런 느낌이었다. 참 열심히 한 순간을 달렸지만, 쉴 수 없는 느낌이랄까. 나는 지금 마라톤에 출전 중이..

좋은 하루

새해 첫날, 홀로 조용히 하루를 보냈습니다. 혼자 시간을 보내면 기분이 퍽 좋아집니다. 오늘처럼 하루 종일 홀로 지내면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 저녁 무렵엔 신이 나고 에너지가 충전됩니다. (에너지가 충전되는 방식은 서로 다르기에 자신만의 에너지 충전법을 아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이 제게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일찍 시작한 하루였습니다. 이른 새벽에 눈을 떴으니까요. 독서를 하고 성경을 읽고 집안을 정리했습니다. 올해 읽을 책들을 고르는 즐거운 시간도 가졌지요. 지난 해 돌아보기를 연말까지 끝내지 못하여 오늘 그 시간을 2시간 정도 가졌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산'이라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와우들의 새해 목표 작성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

크리스마스 이브는 따뜻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첫 약속이 이른 시각이었다. 아침 8시, 방배역에서 만난 옛 직장 후배. 이사할 만한 집을 소개해 주며 함께 보러 가 주었다. 그는 오전 10시까지 교육에 참가해야 해서 집을 보고 난 후에 커피와 도너츠를 먹고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며 이사할 것인지를 두고 오랫동안 고민했다. 결정은 늘 힘겹지만 나를 생각해 주는 그의 마음은 따뜻했다. 오후에는 집안 정리 정돈을 했다. 오늘 밤에는 와우빙고들 2~3명이 오기 때문이다.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하룻밤을 묵을 것이다. 우리 집은 책과 문서 등으로 늘 어수선하다. 잠시 (그나마) 깔끔해지는 순간이 손님의 방문이 있을 때다. 저녁에는 다른 약속도 있어 조금 분주했지만 그래도 와우들을 맞이할 것에 대한 내 마음은 따뜻했다. 이브의 저녁 ..

[하루NA] (9) 카페 데 베르

7월 23일. 카페 데 베르. Cafe des Verts. 지금도 Jazz가 흐른다. 언제나 그렇듯이. 넓은 테이블은 책을 읽기에도, 작업을 하기에도 편하다. Jazz와 테이블은 언제나 나를 반긴다. 이 곳에 일백 번도 넘게 방문했으리라. 종업원들의 얼굴은 안 봐도 그릴 수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인사 한 번 나누지 못한 것은 바쁜 직장인들의 삶(허나 조금은 메마른)을 아는 종업원들의 배려일까? 나의 수줍음 때문일까? 테헤란로에 위치한 이곳의 영업은 직장인들의 움직임과 연관되어 있다. 테헤란로의 휴일은 여유롭고 건물들은 외롭다. 이 곳이 가장 여유롭게 편안한 곳이 되는 날이다. 평일의 오전은, 직장인들이 업무에 몰두하는 시간이고 이 곳에 아침의 상쾌함과 음악의 경쾌함이 깃드는 시간이다. 점심 시간 이후(..

황소 들어올리기

크로톤 출신의 '밀로'는 고대 올림픽에 레슬링 선수로 출전하여 여섯 번의 올림픽에서 우승했다. 올림픽에서의 승리자들은 큰 존경을 받았고 시와 조각으로 기념되었다. - 에티엔 모리스 팔코네 作 밀로는 다 자란 황소를 등에 업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 비결은 들어봄직한 이야기다. 갓 태어난 송아지를 들기 시작해서 황소로 자라기까지 매일같이 들어올렸던 것이다. '에이, 별 것 아니네' 라고 실망하기 전에, '그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긴 하겠다'고 쉽게 말하기 전에 '정말 그게 가능하기는 한 거야'라고 회의하기 전에 정말 그러한지 실험해 보는 삶을 살고 싶다. 우리는 단계적으로 진보한다. 자신감은 작은 일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커진다. 멋진 성과를 일궈 낸 커다란 프로젝트도 작은 과업들의 총합으로 이뤄진 것이다..

비전을 실현하는 절대원칙

가슴 속에 원대한 비전을 품으면, 자신이 비전가가 되었음을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인식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혁신해야 한다. 지식(생각)의 혁신, 실천(행동)의 혁신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창조해야 한다. 새로운 삶의 방식대로 살지 않고서는 (지금까지 이루지 못했던) 새로운 꿈을 이룰 수 없다. 6기 와우팀원인 그녀(루시라고 하자)는 운이 좋게도 첫번째 직장에서 따를 만한 역할 모델을 만났다. 처음 사회생활을 하는 20대가 겪는 이런저런 어려움들을, 루시도 겪었다. 그 때마다 그 선배가 도와 주었다.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사람들을 많이 배려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선배는 수녀가 되겠다고 말했다. 업무 인수인계가 끝난 한 달 후, 그 선배는 직장을 '그만 두고' 수..

행복이 깃든 일상적인 하루

귀가길이 꽤 피곤했다. 어젯밤 늦은 시각에 잠이 들었고, 오늘은 오전 9시부터 일정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첫 일정은 일산의 모 출판사에서의 강연이었다. 비즈니스 차원이 아니라, 따뜻한 유대관계로 진행된 강연이라 긴 시간의 강연과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오후 3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행복하고 따뜻한 순간들이었다. 다음 일정은 오후 6시, 충무로에서의 모임이다. 집에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애매했고, 동선은 비효율적이었다. 그냥 집으로 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나는 책임을 완수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 날은 내가 '자문위원'으로 소속되어 있는 그 단체의 1주년 기념행사였다. 평소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기에 이번 행사만큼은 참석해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피로감을 달래며 충무로로 향했다. 비전을 품은 젊..

보보의 일상 & 주간 성찰

한 주가 지났다. 어떻게 보냈나? 불규칙한 생활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낮에는 몽롱힌, 밤에는 쌩쌩한 날들이 많았다. 불규칙한 기상 시간만큼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던 한 주간이었다. #1. 으악~! 시차적응 브라질에 도착하자마자 주임신부님을 만나는 것으로 일정이 시작되었다. 다음 날에도 오전 일찍부터 스케쥴이 잡혀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아, 반나절 정도 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시차적응을 위해서...' 한국에 도착하여 일주일을 보내고 난 지금, 그 때와는 생각이 바뀌었다. '아! 낮에 잠을 자지 않고 하루 종일 열심히 활동하는 것이 시차적응의 지름길이구나.' 나는 한국에 돌아온 다음 날, 낮잠을 잤다. 그 다음 날에도 잤다. 보통 4~6시간씩 잤다. 밤이 시작될 무렵이면 잠에서 깨어났다. 11시..

브라질 여행 후 달라진 것들 (사고편)

한 달 동안의 여행을 건강히 마치고 지난 주에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인들은 여행이 일주일만 넘어가도 '와! 길게 다녀왔네'라고 하지만, 여행길에서 만난 외국 친구들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 해, 친구와 함께 7일 동안 베트남 하노이와 하롱베이로의 여행 중에 만난, 네덜란드 청년들은 왜 이렇게 짧게 여행을 왔냐고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그들은 2달 째 동남아 여행 중이고, 한 달 후에나 고국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다시 그들을 만나면 명함 정도는 내밀 수 있게 됐다. ^^ 이번에 다녀온 브라질-캐나다 여행이 한 달은 되기 때문이다. (정확히는28일) 2002년에 38일 동안의 중국 배낭 여행을 다녀온 뒤로는 가장 긴 여행이었다. 헝그리 정신으로 떠났던 중국 배낭 여행과 달리 이번에는 잘 먹고 잘 쉬었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