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068

국제평화 마라톤 10km 출전기

새벽 5시, 눈을 떴다. 창 밖으로 비가 오는지부터 살폈다. 오늘은 국제평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날이다. 보슬비 정도라면 달리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물론 나는 Full course는 아니고 10km 부문에 신청했다. 팀원으로부터, 비가 그쳤다는 소식과 함께 달리기 잘 하라는 응원 문자가 왔다. 고마움을 느끼며 오늘의 ‘아트’를 했다. 2시간 동안 집중이 잘 된 날이다. 아트를 끝낸 후 여유있게 대회장에 도착하면 좋을 텐데, 그러질 못했다. 대회 전 하나의 약속이 있는데, 약속한 이가 늦게 도착하여 대회 직전에야 도착했다. 늦어서 지하철 역을 달려 내려가다가 오른발을 살짝 삐긋한 것도 마음에 걸리고, 9시 10분 출발인데, 9시에 도착하여 몸을 제대로 풀지 못한 것도 찜찜했다. 스트레칭 ..

시크릿의 본질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모습과 같은 성질의 것들을 끌어당긴다. 일시적인 생각이나 환상, 야망 따위는 살아가는 동안 좌절되지만 마음 깊은 곳에 품고 있는 생각과 욕망은 더럽든 깨끗하든 그 자신을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한다. 우리의 최후 모습을 결정하는 신성은 우리 내면에 있으며, 바로 우리 자신이다." - 제임스 앨런 『생각의 지혜』 中 '시크릿'과 '끌어당김의 법칙'의 비밀을 명쾌하게 보완하여 설명해 주는 문장이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끌어당김의 법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지나치게 단순화해 버린 명제다. '끌어당김의 법칙'을 적용하려면 두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끌어당길 수 있는 특성은 무엇인가?" "당신은 그 특성을 갖추..

Fan이 된다는 것

Fan 이라면... 2009년 6월 12일 금요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VS 두산 베어스 점수는 3:15, 안타수는 7:22. 삼성은 엄청난 점수 차이로 지고 있었다. 경기는 9회초에 접어들었다. 북소리와 함께 삼성을 응원하는 목소리. " 짜짝짝 짝짝. 최~강 삼.섬.!!" 눈물이 뭉클 했다. 말이 안 되는데, 감동적이었다. 12점이라는 엄청난 차이로 지고 있는데 최강이라니! 삼성 라이온즈는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많은 점수 차이로 졌다. 그래도 외치는 삼성의 응원 소리. "최~강 삼.성." 그들도, 나도 삼성 라이온즈의 Fan 이니까. 맹목적인 사랑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일편단심으로 보는 게 더욱 정확할 것이다. 삼성의 팬들도 객관적으로 두산의 실력이 우세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삼성은 4~..

어느 여유로운 출근길

7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집에서는 몰랐다. 하늘이 얼마나 예쁜지, 햇살이 얼마나 화창한지를! 내 기분만큼이나 화창한 햇살은 눈부셨다. 팔로 눈을 가리며 쳐다 보았다. 도시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에서는 창문이 제 역할을 못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집으로 들어가 카메라를 집어 들고 나왔다. 찰칵! 첫째 사진은 선릉역 5번 출구 앞에 있는 간이부스대의 김밥이었다. 수북이 쌓여 있는 저 김밥들은 회사원들의 뱃속으로 들어가겠지. 간단히 끼니를 떼우시더라도, 허겁지겁 드시지 말고 맛나게 음미하며 드시기를! 가벼운 식사지만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는 에너지가 되기를 기원드리며 지하철역으로 내려갔다. 지금 막 지하철이 지나갔나 보다. 출근 부대가 우르르 몰려온다. 한 켠으로 비켜 서서 그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쳐다 본..

감정을 전달하는 전선

"만약 인간과 인간 사이에 경멸이라는 감정을 전달하는 전선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전선이 나와 빛나는 연결하고 있었다면, 그 순간 아마 나는 감전되고 말았을 것이다." - 김영하, 『퀴즈쇼』 中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람 사이에서는 전선이 없어도 감정이 전달된다. 그러니 말 뿐인 호의는 힘이 없다. 태도와 마음으로 상대를 신뢰하고 존중해야 한다. 반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왜곡하거나 다른 사람에 감정에 둔감한 이들도 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남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들을 향한 좋은 감정도 왜곡하여 받아들이는 편이고, (이들과의 대화는 괴롭다.) 자신을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민감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들을 향한 나쁜 감정도 잘 헤아리지 못하는 편이다. (이들과의 대화는 답답하다.) "..

빚을 진다는 것

2008년 12월이었던가. 대학 다니며 책 산다고 빌린 돈과 취직하며 혼자 살아갈 방 구한다고 빌린 돈을 모두 갚았던 때가. 천오백만원이 넘는 돈을 모두 갚았을 때, 나는 짜릿했다. 그것은 자유라고 불릴 만한 것이었다. 군대에서 얼차려를 받다가 풀려 났을 때 느껴지는 자유, 혹한기 훈련이 끝나고 자대로 돌아올 때의 자유 같은 것이었다. 훈련이 다가오면 막막해지고 갑갑해진다. 그 갑갑함으로부터의 자유 말이다. 반면 매달 갚아야 할 빚이 있을 때의 감정은 혹한기 훈련을 앞두고 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그러니 빚을 진다는 것은 가난과는 다른 문제다. 빚은 은근히 자유를 제한하고 죄책감을 동반한다. 빚이 있었을 때에는 물건을 살 때마다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다. 요즘 내 삶에 여유가 사라지고, 가슴이 갑갑할 ..

Cafe De Verts Day!

내게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면, 대개 카페 데 베르에 와서 여기에 앉는다. 한쪽 벽면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창 밖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이 자리에. 나는 이 한적한 시간을 사랑하고, 홀로 자유로이 놀 수 있는 이 공간을 사랑한다. 애인의 입술을 부드럽게 물듯이, 지금 여기라는 시공간을 구석구석까지 핥아낸다. 특히나, 휴일의 카페 데 베르는 더욱 여유로워 평화롭기까지 하다. 세상도 쉬는지, 나를 찾는 전화는 멈추고 일감바구니는 더 이상 채워지지 않는 휴일. 2007년부터 4년 동안 몇 번이나 이 곳을 찾았을까?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그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은 오늘이다. 나는 혼자고, 아무도 없다. 종업원 한 명 뿐. 추석 전날인데다, 워낙 세찬 비가 내려서 인적은 매우 드물다. 테헤란로의 배수로 몇..

자기경영예술가가 되기 위하여~!

를 시작하며.. 말이 앞서는 나다. 생각만 많고 실행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실천하기보다는 계획을 세우는 재미만 알아왔던 나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실천의 뽕맛을 보고 싶다. 내 안에서 나온 말들을 하나 둘 이뤄내며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나는 자기경영의 전문가를 넘어 자기경영예술가가 되고 싶다. 규율이 없어도, 보는 이가 없어도 나를 아름답게 경영하여 멋진 하루를 빚어내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 그 꿈을 이뤄가기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한다. 9월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100일 동안 매일 나의 꿈을 위하여 2시간을 할애하려 한다. 새벽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책 원고를 쓰려고 한다. 이것은 2시간짜리 싸움이 아니라 24시간짜리 싸움이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 낸 하루가 ..

빗물에 흘려보낸 나태함

속옷까지 흠뻑 젖었다. 내 몸에 비에 젖지 않은 곳은 없었다. 하늘의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처럼 세찬 비가 내리는 날에 나는 우산을 쓰지 않고 밖으로 나가 거리를 걸었다. 옷은 순식간에 젖었고 안경을 타고 흘러 내리는 빗물은 눈앞을 가렸다. 추석 하루 전날이어서인지, 너무 거센 비가 내리고 있어서인지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혹여나 한 사람이 걸어오면 나를 다른 골목길로 들어섰다. 노래를 불렀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떠오른 노래를 부르다가 부르고 싶은 노래로 바꾸어 불렀다. 힘들 때마다 나를 붙잡아 준 노래인데, 오늘은 결연함을 담아 불렀다. "나의 마음 동일 때 예수의 마음을 알게 하소서 나로 당신의 편에 서게 하셔서 당신의 모습 닮게 하소서" 마음 속으로, 종교적인 사람이 되기 보다는 좀 더 ..

양준혁 고별사 전문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입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정중히 인사) 2010년 9월 19일 일요일, 바로 오늘까지도 저를 환영해 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야구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야구 선수로서 참 행복했습니다. 모든 스포츠에서 그렇듯이 선수로서 힘든 순간도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힘들었던 순간도 제게는 행복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더 뛰어야 되지 않냐고, 더 뛰고 싶지 않냐고 묻습니다. 저 역시 현역 선수로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야구는 제 모든 것이니까요. 그러나 벤치를 지키며 선수 생활을 연장하기보다는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으로 기억될 때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고 결정하였기에 미련 없이 떠나려 합니다. 저는 이곳 대구 라이온즈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그 ..

카테고리 없음 201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