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 16

[평창] 멋진 여행을 만들려면!

이번 여행지로 평창을 선택한 것은 어느 지인의 말 때문입니다. 최근에 평창 여행을 다녀온 그는 "강원도엔 갈 데가 없더라"고 했습니다.아니란 답변을 못했습니다. 그럴 분위기도 아니었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만한 사이도 아니었으니까요. 나는 그의 여행 냉소주의를 넘어설 평창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소심한 항변인 셈입니다. "강원도에 얼마나 멋진 곳이 많은데"라는 항변. 항변의 첫번째 근거지는 평창입니다.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를 단박에 이어주는 고속도로 여행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근대화의 상징인 고속도로는 시간을 절약해 주는 대신, 과정의 즐거움을 앗아갑니다. 나는 여유로운 국도여행을 즐기는 편입니다. 가는 길에 멋진 곳이 있으면 잠시 쉬어 정취를 느끼고 풍광을 구경하며 하는 여행! 이것이 내가 여행하..

아름다운 관계를 만드는 말들

아름다운 관계를 만드는 네 마디 - 아이라 바이오크의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을 읽고 책의 제목만을 보고 손사래 치지 않으시길. 책은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아니라, 아름답게 살고픈 이들을 향해 있습니다. 저자인 아이라 바이오크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세계 최고의 호스피스입니다. 그는, 곧 죽음을 맞게 될 사람들이 깨달은 삶의 지혜를 전해 줍니다.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죽음이 임박할 때 갖게 되는 생에 대한 열망과 지혜를 좀 더 일찍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죽음을 인생경영의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의미와 열정 그리고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특히,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지혜를 감동적으로 다룹니다. 감동을 받은 것은 개인적인 ..

세 가지의 단상 혹은 바람

1. 나는 더욱 행복해질 텐데 아마도 자의식 덕분일 것이다. 때론 불행에도 빠져들 텐데 그것 역시 자의식 때문일 것이다. 자의식을 통해 나의 말과 행동이 어떠한지를 깨달아 스스로를 제어할 줄 알고 나의 재능과 기질을 점점 인지해 간다면 나는 점점 더 진한 행복을 누릴 테지. 하지만 매사에 다른 이의 속셈과 의도를 엿보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탕진하거나 타인의 평가를 신경 쓰느라 나의 자연스러움을 잃는다면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2. 나는 좋지 못한 친구일지도 모른다. 인정머리 없는 가족이고, 제멋대로인 구성원이기도 할 테고. 그런 내가 못마땅하고 때론 답답하기도 하지만 못마땅함과 답답함으로 나를 가두지 않겠다. 그런 사람이 나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른 이들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연연하지..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 파커 파머의『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를 읽고 인생의 갈림길에 섰을 때나 힘겨운 고민으로 혼란스러울 때,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행하게도 나는, 스물 한 살의 젊은 나이에 평생 추구할 만한 14개의 가치를 세웠습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좋은 책을 뒤져가며 멋진 말들을 뽑아냈지요. 매우 도덕적이고 훌륭한 지침들이었습니다. 번호를 붙여 우선순위까지 매겨두었으니 ‘오랫동안’ 내 인생의 표지가 되리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목록대로 실천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의지력의 빈약이 원인이라 생각했지요. 나의 진단이 단순했음을 가르쳐 준 이는 파커 파머였습니다. “나는 내가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이상을 늘어놓고는 그 이상을..

어버이날을 맞은 어느 아이

아이는 부모를 일찍 여의었다. 그래도 잘 자랐다. 학창시절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나쁜 짓을 하며 지내지는 않았다. 운좋게 지방의 국립대에 입학했고, 읽고 싶은 책과 벗하며 20대 초반을 보냈다. 대학 졸업을 하지 못했음에도 작은 교육회사에 입사했다. 역시 좋은 운 덕분이었다. 탁월한 재주를 가지진 못했지만, 형편없이 살아온 것도 아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먹고 살만하게 지냈다. 어떤 이는 (이젠 성인이 된) 아이를 대견하게 보았다. 아이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무엇이 대견한 걸까? 열심 때문이라면, 그런가 보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삶의 힘겨움을 딛고 일어선 것을 두고 대견하다 한 것이라면, 고개를 내젓고 싶었다. 힘겨움을 딛고 일어선 적도, 고통을 이겨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

싸우고 사랑하다가 죽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은 인색하다고 불평하오. 타고난 수명이 짧은 데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간마저 너무나 빨리, 너무나 신속히 지나가므로 극소수를 제외한 사람들은 인생을 준비하다가 인생을 떠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보편적인 불행이라오. 이에 대해서는 군중과 무지한 대중 뿐만 아니라 유명 인사도 불평을 털어놓았던 것이오." 제정 로마 시대의 철학자요 정치가인 세네카의 라는 에세이의 첫대목이다. 첫구절부터 와 닿았다. 세네카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나의 인생관과 시간관리론에 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네카의 생각은 이렇다. 내 생각이기도 하다. "우리의 수명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오. 인생은 충분히 길며, 잘 쓰기만 하면 우리의 수명은 가장 큰 일을 해내기에도 넉넉하지요.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