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눈부시게 밝은 날입니다. 저는 지금 전라남도 목포에 있습니다. 목포의 바깥온도는 9도입니다. 서울에 비하면 포근하다는 기분이 들고 햇살마저 따뜻하니 '동장군이 물러가는 꽃샘추위의 계절인가' 하는 착각이 듭니다. 시대착오적인 느낌과 낯선 공간에서 한 주를 시작하는 감상이 어우러져 신선한 설레임을 안깁니다. 그나저나 목포엔 왠 일이냐구요? 설명하자면, 10월의 어느 날에 썼던 글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학창시절의 나는 아마추어 시인이었다. 한번도 시를 출품하지도, 그럴 생각도 못했지만 나는 자주 시를 썼다. 고등학교 내내 100여 편의 시를 썼다. 당시의 소원 중 하나는 언젠가 자작시들을 엮어 시집 하나를 출간하는 일이었다. 소원을 이루진 못했다. 누군가에게 비평을 받기도 전에 스스로 그 시들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