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리 될 줄은 몰랐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의 저녁 시간을 혼자 보냈다. (역시, 예측불허의 인생이다.) 오후 네시 즈음, 나는 헤이리의 어느 카페로 들어갔다. 내가 결정한 일이 일상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생각하는 것은 괴롭고 마음 아플 것 같아 조르바 원고쓰기에 몰입했다. (비도덕적이거나 몰염치한 일을 저지른 건 아니다. 일상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결정을 하나 했다.) 카페에는 여러 연인들이 오고 갔다. 카페에 혼자 왔다가 혼자 돌아가는 이는 나 뿐이었다. 한길사 북하우스에 들어서는데, 예전에 연인과 함께 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샀던 추억이 떠올랐다. 산다는 것은, 특히 점점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은... 이별이 잦아지는 과정이고, 이별한 이를 떠올리며 싸한 가슴을 어루만지는 일이 늘어간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