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사무실 정리를 하고, 시간절약을 위해 짜파게티를 끓여먹고서 오후 2시 열차를 탔다. (짜파게티는 두어 달에 한 번씩 먹는 별미다.) 열차에서 오늘 친구에게 전할 말을 생각했다. 어제 의식이 돌아왔고, 오늘 면회를 온 이들도 알아본단다. 작은 기적이 일어난 셈. (이미 5일 전, 병원 측에서는 이제 의식이 못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었다.) 무슨 말을 하나? 가장 행복했던 추억과 사랑한다는 말은 이미 아산병원에서 했다. 대구의료원에 와서는 고맙다는 말도 했다. (그때 친구는 “내가 더 고맙지”라고 했었다.) 녀석에게 미안한 일이 있었나? 생각하고 옛일들을 떠올려도, 없다. 친구로 지내는 동안 녀석에게 잘못한 일이 없고, 병을 앓은 동안에는 정성을 기울였다. 최근 2년 동안, 친구는 자신의 불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