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05 2

친구야, 내 마지막 부탁이다

오전에 사무실 정리를 하고, 시간절약을 위해 짜파게티를 끓여먹고서 오후 2시 열차를 탔다. (짜파게티는 두어 달에 한 번씩 먹는 별미다.) 열차에서 오늘 친구에게 전할 말을 생각했다. 어제 의식이 돌아왔고, 오늘 면회를 온 이들도 알아본단다. 작은 기적이 일어난 셈. (이미 5일 전, 병원 측에서는 이제 의식이 못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었다.) 무슨 말을 하나? 가장 행복했던 추억과 사랑한다는 말은 이미 아산병원에서 했다. 대구의료원에 와서는 고맙다는 말도 했다. (그때 친구는 “내가 더 고맙지”라고 했었다.) 녀석에게 미안한 일이 있었나? 생각하고 옛일들을 떠올려도, 없다. 친구로 지내는 동안 녀석에게 잘못한 일이 없고, 병을 앓은 동안에는 정성을 기울였다. 최근 2년 동안, 친구는 자신의 불찰이 ..

눈물 바다

눈물 바다 바닷가 벼랑 끝 끼욱끼욱 갈매기 울음 니도 우나 나도 운다 삶의 끝자락에 선 내 친구도 운다 백두산 눈물샘이 그다지도 크더니 사람들 눈물 모여 바다가 되었구나 #. 슬픔이 시가 되었다. 언젠가 친구가 떠나면, 그 바다에 갈 때마다 친구가 생각날 것이다. 그리움과 슬픔이 일상을 불쑥 불쑥 침투할 것이다. 이미 겪어봐서 안다. 사별이란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일상을 어떻게 침투하고 슬픔이 어떻게 나를 감싸는지 안다. 알아도 대책은 없다. 그래서 두렵다. 그렇게 될 날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