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216

강신주 읽기를 권하는 3가지 이유

예전의 공병호나 김미경 정도의 인기를 요즘엔 철학자 강신주가 점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공중파 예능프로그램까지 나선 인기가 놀랍습니다. 그의 내공과 독자와의 소통이 한몫 했을 테고, 인문학 열풍이라는 상황도 거들었을 테지요. 한 사람의 독서가로서, 그리고 인문학도로서 강신주에 대한 생각을 적어 봅니다. 힐링캠프를 보지 못하고서 쓴 글이라 어제의 강신주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1번은 제목처럼 강신주 읽기를 권하는 이유입니다. 2번은 강신주의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소개했고 3번에서는 강신주라는 멘토를 바라볼 때 들었던 제 개인적인 비판의식을 담았습니다. 1. 어젯밤 에 강신주 박사가 나왔나 보다. 아침부터 포털사이트에 '강신주'를 키워드로 한 연관 검색어가 많다. 나는 독서 강연이나 인문학 강연에서 강신주의..

지적 욕망을 자극한 소녀 손택

어제, 수잔 손택의 『다시 태어나다』를 읽었다. 손택은 평생 동안 일기를 꾸준히 썼다. 책은 10대 중반에서 서른살까지의 일기를 담았다. (앞으로 일기를 엮은 책이 두 권 더 출간될 예정이란다.)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비롯한) 성에 대한 고민, 일상에 대한 관찰 등의 내용도 있지만, 나의 눈길을 끈 것은 그녀의 독서편력과 예술을 향한 열정이었다. 일기장에 있는 내용을 옮겨 본다. * 스티븐 스펜더 번역의 『두이노 비가』를 최대한 빨리 읽을 것. * 다시 앙드레 지드에 빠져 있다. 얼마나 명확하며 정확한가! *『마의 산』은 이제껏 읽어본 것 가운데 최고의 소설이다. 이 작품과 다시 만나 변함없는 친교를 확인하는 행복감, 내가 느낀 평화롭고 명상적인 기쁨은 비견할 데가 없다. * 모차르트의 . 이런 노래들..

배운 것을 익히는 3가지 방법

2014년에 읽은 첫 책은 『모든 것은 빛난다』입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서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은 또 다른 책의 첫 장을 열어젖혀 새로운 배움에 빠져드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읽은 책을 내 것으로 익히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문자 그대로, 학습(學習) = 배움 + 익힘, 이니까요.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으면 삶의 변화도 요원하고요. 익힘은 어떻게 이뤄질까요?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3가지 지적 활동에서 익힘의 방법론에 대한 힌트를 얻었습니다. 첫째는 테오리아입니다. '관상(觀想)'을 뜻하는 그리스어인데, "순수한 이성의 활동에 의지해 진리나 실재를 인식하는 일"을 말합니다. 테오이아는 이론적 탐구입니다. 배운 것을 음미하는 지적 사유가 익힘의 첫째입니다. 둘째는 프락시스입니다. '실천'을 ..

조르바가 읽은 2013 Best Books

위대한 책들을 읽고 나면, 수많은 책들이 꽂힌 책장이 새롭게 보입니다. 잡동사니 애물단지에서 아름다운 보물로 다가옵니다. 오, 엄청난 가치를 품은 저 보물들! 아래 목록은 내 장서들이 무분별한 과소비의 산물이 아니라, 내 인생을 바꿀 가능성의 보고로 여기도록 만든 책들입니다. 경탄하며 읽었고, 책장을 덮을 즈음엔 나의 숭배를 끌어낸 책들! 1. 에드워드 사이드의 『저항의 인문학』 에드워드의 사이드의 생전에 출간된 마지막 책입니다. 인문학의 위기를 분석하고서 인문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실천적으로 모색한 에세이, 작가와 지식인의 역할을 모색한 에세이를 모았습니다. 나는 1장 ‘인문주의의 영역’을 읽으며 인문정신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인문주의자로서의 삶을 꿈꾸었습니다. 4장에서는 사이드가 최고의 인문서로 꼽..

간략한 2013 독서활동 결산

1. 이틀(25~26일)에 걸쳐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었다. 오래 전부터 접했던 이름, 줄리언 반스! 혹자들은 그를 영국 문학의 제왕이라 부르는데, 왠지 나도 그런 혹자들의 부류에 속하게 될 듯 하다. 소설의 곳곳에는 통찰이 가득했고, 그런 통찰은 서사를 방해하지 않았다. 통찰이 서사와 단단하게 결속되어 있었다. (은희경 소설이 종종 통찰과 서사의 느슨한 연결을 보이는 것과는 다르다.) 삶의 진실을 수없이 보여주면서도, 그리 어둡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든다. (이런 점에서는 김영하 소설보다 밝다. 밝고 어둠을 좀 더 명징한 언어로 표현해야겠지만 그건 조르바 원고에 다뤄야겠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는 장면들(이를 테면, 화자가 에이드리언에게 보낸 편지), 역사 수업에 나온 명제들과 소..

2013년 12월에 읽을 책들

한달 동안 4권만 건드릴 리가 만무하지만, 우선 아래 책들만을 이번 달 독서의 가장 우선 순위로 둔다. 우선, 로마에 관한 책 2권이다. 『로마는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는가』는 쉬운 책이다. 조르바 원고로 다룰 책이고, 저자게 제시하는 '로마가 강대국이 된 다섯 가지 요인'을 머리속에 갖고서 『고대 로마인의 24시간』을 읽을 것이다. 그 요인을 받아들이되, 그것은 비판적 수용이 될 것이고, 앞으로 차차 로마에 관한 책들을 읽어가며 '로마는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는가'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 볼 참이다. 뽑아 둔 책들은 많지만 이번 달엔 2권만! 수잔 손택의 『우울한 열정』. 제목은 발터 벤야민의 모습에 따온 것. 우울한 기질은 벤야민은 책에서 다룬 일곱 지식인 중의 하나. 손택은 최고의 지성과 정곡의 ..

독서력을 높이는 3가지 질문

독서에 관심이 있으세요? 진짜 관심과 가짜 관심을 구분하는 법이 있는데, 한 번 들어 보실래요? 진짜 관심이 있는 것에는 시간과 돈을 쓰게 됩니다. 돈과 시간을 쓰지 않는 것이라면 가짜 관심, 다시 말해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의 관심사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저는 어떻냐고요? 저는 책에 엄청난 돈을, 독서에도 매일 시간을 씁니다. 자랑하기 위해 한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의 실체 하나를 말씀 드리려고요. 사들이는 책의 반의 반도 읽지 못하는 현실을. 독서에 대한 관심은 산처럼 높은데, 관심을 내 지식과 성장으로 만드는 실제 책읽기는 지지부진합니다. 여러분도 저와 비슷하지 않으세요? 책을 읽고는 싶어도, 실제로 많이 읽지 못하는 현실 말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책에는 원래 관심만 두어야 하는 법이니까요..

하이에나 독서가가 읽은 책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책읽기입니다. 지난 밤 잠들기 직전까지 읽다가 머리맡에 놓아둔 책을 잠깐이라도 뒤적이고 난 후에야 하루를 시작합니다. 책을 펼치다가 '아! 기지개부터 켜야지' 할 정도로 제겐 습관이 된 일입니다. 그리 대단한 습관은 못 됩니다. 자칫하면 '생각하기'보다 '읽기'가 앞서기 십상이니까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막연하여 얻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논어』 위정 편 책을 자주 읽는 편이라, 일주일이면 여러 권의 책이 제 손을 거쳐 갑니다. 끝까지 읽기도 하지만, 읽는 재미가 시들해져 도중에 그만 두는 책도 있습니다. 예닐곱 권이 제 손을 거쳐간다고 해도 실제 읽은 분량으로 따지면 두어 권 정도가 될 것 같네요. 주로 어떤 책을 ..

교양소설을 읽는 법

1.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는 유럽 교양소설의 원형이다. 모레티가 지적했듯이, 고전 서사시의 주인공들은 모두 성인이었다. (아킬레우스, 헥토르, 오딧세우스를 보라.) 반면 교양소설의 주인공은 청소년과 젊은이들다. 교양 소설의 주제는 젊은 주인공들의 모험, 갈등, 성장이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교양소설을 "주인공이 그 시대의 문화적·인간적 환경 속에서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에 이르는 사이에 자기를 발견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이를테면 자신을 내면적으로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소설"이라 정의했다. 그래서 성장소설이라도도 한다. 한마디로, 교양소설은 젊은이가 인생과 사회에 눈을 떠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교양소설은 19세기 유럽에서 크게 유행했다. 그 선두에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

건강 관리의 핵심, 영양섭취

건강 관리의 핵심, 영양섭취 - 추천도서 : 조엘 펄먼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덕과 자유를 드높이기 위해 당신은 어떤 영양 섭취를 해야 하는가?" 질문의 황당함을 차치하고서, 퀴즈 하나를 드립니다. 질문을 던진 사람의 직업은 무엇일까요? 객관식입니다. 1) 교사, 2) 철학자, 3) 영양학자, 4) 제약회사 세일즈맨, 5) 혁명가. 정답은 몇 번일까요? 힌트를 드리지요. 질문자는 19세기를 살았고, 20세기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입니다. 그는 무신론자인데, 영양섭취의 문제가 신학자들의 주장보다 우리의 삶에 훨씬 더 유익하고 중요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무신론은 내게 즉각적으로 자명한 사실이다. 나는 호기심이 많고, 의문이 많으며, 오만하여 조야한 대답에 만족하지 않는다. 신이란 하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