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겨울자켓 하나 사세요." 며칠 전 와우연구원이 내게 한 말이다. 내겐 겨울용 자켓이 없다. 겨울 끝자락이 되어 겨울 옷 이월상품이 나오면 그걸 사서 내년 겨울에 입자, 라는 생각이었다. 두 개의 가을 자켓을 입고 다니며 겨울을 보냈고, 겨울자켓 구입을 차일피일 미루던 터에 저 말을 들은 것이다. 저런 말을 할 정도로 친해졌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뭔가 들켰다라는 느낌이 들어 쑥스럽기도 했다. 사실, 겨울 내내 장갑 한 번 끼지 않고 보냈으니(장갑 살 돈이 아까웠다), 옷을 사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돈이 없어서 그런가? 그렇지는 않다. 돈을 안 벌고 있는 것도 아니다. (관리가 허술하여 돈이 술술 새긴 한다. 안 쓰고 있는 갤럭시탭, 보지도 않는 쿡TV 등등) 분명한 건 내가 휴지, 샴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