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216

나는 달팽이 독서가다

나는 달팽이 독서가다 -느리게 읽는 것의 미덕- 나는 책을 천천히 읽는 달팽이 독서가다. 달팽이는 느리게 이동하지만, 지나간 길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온 몸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나도 온 몸으로 책을 읽는다.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이 삶의 흔적으로 남기를 바라는 까닭이다. 온 몸으로 읽기란, 머리와 가슴 그리고 손발로 읽는 것이다. 머리로 책을 읽을 때 지성이 날카로워지고, 가슴으로 책을 읽을 때 감성이 풍요로워진다. 손과 발로 읽을 때 삶의 도약을 이뤄낸다. 이것이 달팽이 독서가가 책을 읽는 목적이다. 달팽이 독서가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읽은 대로 ‘사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읽는 대로 살기란 귀찮은 일이지만, 읽은 것을 실천하려는 노력 없이는 삶의 진보도 없다. 인간은 날 수 없는 운명을..

2012년에 읽은 10권의 책

한 해 동안 200권 남짓의 책을 읽었습니다. 읽는 책들은 모두 기록하는 편이라 비교적 정확한 권수를 알 수 있습니다. 200권을 모두 끝까지 읽은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책은 읽다가 관두었고,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빠짐없이 읽은 책은 10권 남짓입니다. 끝까지 읽든, 일부를 읽든, 읽은 책들은 내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칩니다. 2012년에 읽은 책들 중에서 내게 영향을 미친 책 10권을 꼽아 보았습니다. ‘가장 큰’ 영향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향을 수치화할 객관적인 기준도 없고, 영향력의 존속 기간을 가늠하기에 1년이라는 기간은 다소 짧으니까요. 10권은 추천 목록은 아닙니다. 책을 좋아하는 삼십 대 중반의 사내가 한 해 동안 읽은 책들에 불과합니다. 내게는 재미와 유익을 주었지만, 여러분께는 ..

[추천도서] 시대정신과 지식인

본 글은 '조르바'라는 필명으로 라는 아이폰 앱에 게재한 글입니다. * 김호기, 『시대정신과 지식인』, 돌베개, 2012. 시대를 뒤흔든 지식인들의 이야기 책의 제목부터 설명하고서 글을 시작해야겠습니다. "시대정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 시대의 문화적 소산에 공통되는 인간의 정신적 태도와 양식 또는 이념을 말한다. 시대정신은 한 사회의 발전에서 북극성의 역할을 담당한다. 어느 사회든지 시대정신을 어둠 속 망망대해에서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북극성처럼 미래 좌표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이러한 시대정신을 주조하는 이들이 곧 지식인이다."(p.15) 우리 현대사의 시대정신은 산업화와 민주화였고, 최근에는 '복지국가 구축'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둘러싸고 보수적 지식인들과 진보적 지식인들이 논쟁을 ..

지적 생활자의 어느 하루

1. 아침독서로 하루치 영혼의 양식을 얻다! 눈을 뜬 시각은 여섯 시. 물 한 잔을 마시고 책상에 앉았다. 노트북을 켜기 전에 책을 읽기 위해서다. 열정을 키우는 법에 대한 글을 읽었다. 지금의 내게 절실한 주제다. 자신감과 열정을 키우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네 가지의 노하우를 얻었다. 라는 자기경영 잡지에 실렸던 글인데, 비슷한 내용을 통합하고 내 표현대로 정리해 보았다. 1) 자신을 전율시키는 목표를 찾아라. 그러면 다른 사람을 전율시키는 인생을 살게 된다. 2) 과감하게 변화를 추구하라. 금기는 적게, 모험은 많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살라. 3) 끊임없이 학습하라. 자기성장과 관계의 발전을 위해 최근에 무엇을 배웠는가? 4) 자신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 자기를 방어하고 삶에 집착하면..

괴테, 독서에 대해 말하다

『괴테와의 대화』라는 책을 아시는지요? 니체가 독일어로 쓰인 책 중에서 가장 훌륭한 책이라고 경탄했던 『괴테와의 대화』는 괴테의 제자 에커만이 1천번 이상 괴테를 만나 나눈 대화를 기록한 책입니다. 나는 위대한 지성의 조언과 일화에 감동과 감탄을 하며 읽었습니다. 메모가 가득해진 페이지가 많아질 수 밖에 없었지요. 이 책이 제게 특별한 것은 바이마이의 괴테하우스와 산장에서, 프랑크푸르트의 괴테박물관에서 괴테의 자취와 사상에 흠뻑 취하여 읽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쾰른에서 이 책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기에 제게는 더욱 진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책이도 하지요. 괴테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중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1. "작가의 정신이 우리에게 무엇을 선사하는지가 ..

지적인 사교 활동의 필요성

4시간에 걸친 인터뷰가 끝났을 때, 피곤함이 몰려왔다. 오랫동안 말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소진하는 일이다. 라는 팟캐스트 인터뷰 녹음이 있어서, 오늘 나는 많은 말을 했다. 나에 대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자기경영에 대해서. 두 명의 열정 청년이 질문을 했고, 나는 답했다. 인터뷰 내내 한 명의 여성 청중이 경청해 주었다. 하나의 질문에도, 나는 길게 답변했다. 하나의 이론도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니, 여러 경우의 수를 모두 대답해야 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신중하게 보일 것이고, 다르게 보면 복잡하고 장황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가진 특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호흡이 길어서, 글이든 인터뷰든 길게 쓰고 다차원적으로 말한다는 것. 인터뷰어 그들도, 인터뷰이 나도..

독서를 통해 얻어야 할 것들

1. 사고력 독서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은 사고력이다. 정보를 해석할 수 있는 힘을 사고력이라 하자. 사고력을 가진 이들에게서 정보는 새로운 지식으로 재탄생한다. 반면, 정보를 해석하고 재가공할 수 있는 힘, 다시 말해 사고력이 없는 이들에게는 정보가 모여도 그저 정보의 수집에 머문다. 정보를 해석하여 지식으로 가공하는 자와 정보를 수집하는 자를 구분하는 것이 사고력이다. 책을 읽으며 정보를 얻는 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정보 습득은 책이 아닌 다른 매체들도 해낸다. 이를 테면, 나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연구할 때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 시청한다.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는 고급 정보를 가득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이라는 힘을 입어, 세계 각국의 전문가의 만남도 담아낸다. 다큐멘터리가 제공하는 정..

내가 10대에 읽은 책들, 고작 이거?!

나는 책을 많이 읽던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유아기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그림책을 즐겨 보았던 것도 아닐 겁니다. 부모님은 생계를 꾸려가느라 책을 읽어주실 여력이 없으셨을 테니까요. 무엇보다 저희 집에서 그림책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아마도 내가 스스로 글자를 읽을 무렵에야 집 안에 책을 들인 듯 합니다. 부모님이 책읽기를 즐기시는지, 아닌지는 대략 가늠할 수 있습니다. 책장에 단행본이 많은지, 전집류가 많은지를 보면 알 수 있지요. 전집만 있다면 그건 장식용이거나 교육용이겠지요. 책을 안 읽는 부모님일지라도 아이들을 위해서 전집을 들여놓곤 하시니까요. 저희 집도 그랬습니다. 단행본은 거의 없었지만, 서너 질의 아동 전집이 있었습니다. 계몽사 어린이 한국의 동화, 출판사 이름이 가물가물한 스무 권..

책, 끝까지 읽지 않아도 좋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왠지 그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진 않으신지요? 책의 마지막 장까지 읽어야만 다른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그 강박관념 때문에 지루한 책마저도 인내심을 발휘하며 읽은 적은요? 오늘은 그런 분들에게 작은 제안을 건넵니다. 인식의 전환 : 결과 지향적 독서에서 과정 지향적 독서로! 우선, 이런 생각을 해 봅시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까닭은 무엇인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재미를 위해, 기분 전환을 위해, 배움을 얻기 위해, 삶을 이해하기 위해, 나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때우기 위해 등의 여러 가지 답변이 있습니다. 모두 나름의 타당한 이유지요. 영화를 관람하고 난 후, 모두들 영화를 보려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면 그만입니다. 자기 목적이 시간을 잘 보낸 것이었고, 그걸 달성했..

인문학과 통합적 사유의 힘

* 삼성이 만든 대학생 웹진 기자와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인문학의 중요성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선 통합적 사고의 힘을 다룬 글입니다. Q1) 인문학과 창의성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창의성이란 말을 들으면 나는 피카소가 떠오른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거나 혹은 심미적인 가치를 만들어내야 창의성이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피에르 퀴리 부인도 떠오른다. 끈질긴 연구를 통해, 이미 존재했지만 아무도 몰랐던 것을 발견하는 정도가 되어야 창의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이런 생각들은 자연스럽게 ‘나는 창의성과 거리가 먼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창의성의 사전적 정의는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특성”이다. 다시 생각한다. ‘누구나 새로운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냐?’ 누구나 창의적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