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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감과 평온함의 균형

베트남 여행 후, 바쁘게 한 주를 보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매일 강연이 있었고, 금요일 오전까지는 새마을금고 8월호 사보 원고를 보내야했다. 이렇듯 강연이나 원고를 보내야 하는 일은 약간의 긴장감을 동원한다. 긴장감은 실제 일의 크기보다 좀 더 큰 일로 느껴지게 만든다. 이것은 부담이지만, 즐거운 부담감이다. 이런 부담감이 싫지 않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나 역시 부담감은 피하고 싶다. 하지만, 긴장감과 부담감이 없으면 발전이 없음을 알고 있다. 매일 강연이 있다면 나는 강연이 주는 부담감과 빡빡한 일정이 주는 갑갑함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그저 편안하게 살고 싶지만, 성장하고 싶기도 하다. 나는 새로운 도전과 시도 없이 성장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은 늘 부담과 긴장..

4일간의 긴급한 일들이 지나가고

점심 식사 후, 서점에 들렀다. 오랜만이었다. 편안하고 행복했다. 진열된 책을 매만지니 공부하고 싶어졌다. 책을 읽고 싶어졌다. 서점에 서 있으면, 나는 에너지가 솟고 생기가 돈다. 내가 살아있구나, 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두어번 들었다 놓았다. 책값이 비싸기도 하고, 할 일이 많아 독서할 시간이 없기도 하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자제하여, 빈 손으로 서점을 나왔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 것 같아 아쉽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 해야 하는 일도 해내야 한다. 해결책은 하나다. 열심히 살아 내어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집에 가면,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주문해야겠다. 기분이 좋아진다. * 오늘 저녁을 ..

내 삶을 혁신해야 한다

2010년의 절반이 훌쩍 지났다. 하반기가 시작된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며칠 전, 지하철 안에서 나의 를 떠올려 보았다. 올 한 해가 6개월이 훌쩍 지나갔으니 목표들도 절반 정도씩은 달성되었어야 한다. 혹은 실현을 향하여 절반 정도의 과정을 지나고 있어야 한다. 실상을 들여다 볼 것도 없다. 많은 목표들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은 지났지만, 나의 꿈들은 연초의 상황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6개월은 분명 내 삶이다. 짧지 않은 내 삶이다. 그 기간 동안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면, 나는 내 삶을 혁신해야 한다. 6개월 혹은 1년이라는 시간에도 꿈을 이루지 못한 삶이라면, 내일을 기대할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2호선 열차가 성내역을 지나 강변역을 향하는 즈음 들었던 생각이다. 지상으로 올라온 지하철 ..

베트남여행 1일차

2010년 6월 26일 토요일 베트남 여행 1일차 준비 놀랍다. 그리고 기가 막힌다. 새벽 6시 20분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어젯밤에 짐도 싸 두지 않고 잠들 수 있다니. 이것이 임박착수형의 기질을 가진 나의 실제 모습이다. 누구나 일주일 정도의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다. 주부들은 며칠 동안의 찬거리와 집안 정리를 해 두어야 한다. 직장인들도 본인 부재시의 상황을 대비한 여러 가지 일들을 해야 한다. 나 역시도 할 일들이 많았다. 여행기간이 26일부터 익월 4일까지라 더욱 그랬다. 월말에 넘겨야 하는 2편의 원고에다가 4일 귀국 후 5일, 6일, 7일 삼일 연속으로 있을 강연 원고를 송부해야 했다. 이런 일들을 열심히 하기는 커녕 짐도 싸지 않고 잠을 잘 수 있다니! 나의 무한 ..

베트남 여행후기 (1) 여행지 소개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호치민 2박 - 무이네 2박 - 냐짱 3박의 일정이었지요. 비행기에서의 1박이 있으니, 총 8박 9일 간의 여행이었습니다. 수도 호치민은 기대했던 베트남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년 전 하노이를 여행했을 때 수많은 오토바이가 거리를 메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모습을 호치민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호치민과 하노이는 각각 남부와 북부의 대도시입니다. 하노이는 호수의 도시이고, 호치민은 공원의 도시라고 합니다. 하노이에는 호안키엠 호수 등 300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습니다. 택시를 타고 호치민 시내를 다니다 보면 왜 공원의 도시라 불리는지 금새 알게 됩니다. 호치민은 유명한 지도자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입니다. 남부 베트남이 북부 베트남과의 전쟁에서 패하기 전..

핸드폰에 모르는 번호가 뜰 때

전화벨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다. 그냥 두었다. 통화가 끊어지자마자, 후배 연구원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바쁘냐면서 통화 가능할 때 전화 부탁한다는 연락이었다. 곧바로 전화했다. 모르는 번호여서 전화를 안 받았다고 말했다. 내게 물었다. 그럼 아는 사람하고만 통화하느냐고. 전화를 끊고, 후배님의 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아는 사람하고만 통화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그런 편인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이 좋을 때에는 대부분 모르는 이의 전화는 그냥 둔다. 아는 사람들의 전화는 받는다. 혼자 있는 것만큼 그들과의 관계도 소중하니까. 오늘 밤엔 홀로 야구장에 갈 예정이다. 후배님이 놀라워했다. 야구장에 왜 혼자 가느냐고. 대답하지 못했다. 별다른 이유가 없었느니까. 그럼 야구장에 왜 함께 가느냐..

선릉공원 단상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선릉 공원이다. 크고 나무도 울창하여 'Here & Now'에 집중하면 산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점심 시간 잠깐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왔다 가면 오후에는 다시 조용하고 한적한 시간이 된다. 지난 주에는 여기서 점심 식사로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선릉 공원은 강남 테헤란로에서 불과 5~10분 거리에 있다. 위의 사진 뒤쪽으로 보이는 빌딩들이 선릉역 일대의 테헤란로다. 내가 자주 가는 카페 데 베르가 있는 동훈빌딩도 보인다. (맨 오른쪽 검은색 빌딩) 테헤란로는 사무 공간이 밀집되어 있어 역동적인 공간이다. 선릉공원은 한 블럭에 가까운 커다란 규모의 숲이 있는 역사와 휴식의 공간이다. (엄밀히 말하면, 공원이 아니라 조선 9대, 11대 왕릉이 있는 문화 유적..

인생무상을 벗어나는 비결

시간은 참 빠르다. 놀라울 정도로. 잠시 생각하고 글 하나 썼을 뿐인데 한 시간 십오 분이 지났다. 삼십 분 정도 지난 줄 알았는데... 와 빠르다. 내게 주어진 휴식이 훌쩍 떠날 시간이 되었다. 쏜살같이 지나간 시간일지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냈을 때에는 위로가 된다. 왜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까? 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떠맡아 의무감으로 살까? 왜 몇 시간 후면 후회할 일을 하며 목적 없이 시간을 보낼까? 이렇게 보낸 하루와 쏜살같이 지나간 시간이 연합하여 우리의 인생을 아쉽고, 허전하고, 무상하게 만든다. 사랑하기에도 짧은 인생, 원하는 꿈을 실현하기에 겨우 알맞은 길이의 인생이다. 미워할 시간이 없고, 게으름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마음 가는 곳에 머물라. 그것..

휴일 아침의 풍경

휴일 아침 9시, 카페에 앉았다. 카페에는 잔잔한 음악이 흘렀고 내 마음은 고요하고 평안했다.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올 때, 나는 창가에 붙어 앉아 강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보았다. 겉과 다른, 속 의도를 품으면 자꾸만 내면의 평화를 놓치게 된다. 겉이 속을 닮아갈 때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평안해진다. 오늘 느끼는 고요한 평안은 진실해지려는 노력의 결실이리라. 마음을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일의 그르침과 관계없이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고요한 이 시간이 참 달콤하다. 반나절을 휴식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도 감사하고 짜릿한 것은 열심히 보낸 날들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제는 참 열심히 보낸 하루였다. 오늘은 참 달콤한 휴식이 있는 하루다. 치열한 일상이 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