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6 2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때

포틀랜드 현지 시각. 12월 15일(월) 밤 11시 33분. 1. 포틀랜드를 여행하는 동안, 내 여행 짐은 보스턴 백 하나뿐이다. 가방에는 노트북과 카메라,바지와 니트, 세면도구, 여행책자 그리고 충전을 위한 케이블, 휴대용 스피커가 전부였다. 전자기기는 요물이다. 충전기와 케이블까지 챙기면 부피와 무게가 늘어난다. 언젠가는 이들로부터 자유로운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Unplug Life에 대한 책도 있더라.) 가방은 무겁지만, 10~20분은 들고 다닐 만하다. 시애틀 친구 집에 캐리어를 맡겨두길 잘했다. 포틀랜드 유니온 역에서 에이스 호텔까지는 도보 15분 거리였다. 가는 도중 비가 내려, 서둘러 걸었다. 미국에서 길 찾기는 쉽다. 내 길눈이 밝은 편지만, 그것 때문이 아니다. 구글 지도 AP..

포틀랜드적인 단어들

1. 시애틀에서 출발하여 포틀랜드로 향하는 기차 여행은 네 시간의 ‘긴’ 여정이었다. 2004년 KTX가 개통된 이후, 우리나라에서 4시간 열차 여행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나는 기차 안에서 졸거나 먹거나 생각했다. 의자가 편안하여 잘 졸았고, 열차에서 파는 도시락(터키 데리야키 라이스)을 맛있게 잘 먹었다. 생각만이 지지부진했다. 포틀랜드적인 것은 무엇이 있을까? 포틀랜드를 여행하는 5박 6일 동안, 나는 포틀랜드적인 것들에 대해 알아가기를 바랐다. 미국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포틀랜드를 꼽았다는데, 그 이유를 알고 싶다. 아니 ‘아는’ 정도가 아니라, 체험하고 느끼고 이해하고 싶다. 이것이 어느 날 문득, 포틀랜드 여행을 떠나기로 한 이유다. 나는 포틀랜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