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적당한 포만감으로 마시는 진한 커피를 좋아한다는 글을 썼더니, 친구가 자기도 그렇단다. 그 이후로 카페에서 홀로 '적포진피'를 마실 때면, 종종 녀석이 떠오른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진한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향도 맛도 좋네. 날씨마저 진한 가을이고. 일정이 많은 이번 주다. 가을을 누릴 여유가 없어 아쉬워하다가, 이 순간을 아쉬움에게 내어주기는 싫었다. 밖으로 나가 딱 5분 동안 하늘을 보았고 낙엽을 만졌네. 하루 5분의 여유는 언제든지 낼 수 있음이 느껴지면서 행복하더라. 연말에는 한 번 보자." 이런 메시지를 보내려고 적었다가, 오글거려서 관두었다. 2. 외출하는 길에 전화가 왔다. 받자마자 끊어야 했다. "아, 네. OO님. 제가 지금 엘리베이터 안인데, 잠시 후에 전화 드릴게요." 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