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늘 첫눈이 왔다 아주, 희미하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쉽게도, 금새 그래도 눈이었다 분명, 눈이었다 흔적도 없이, 이건 틀린 말이었다 내 마음에 실눈이 소복이 쌓였으니 첫눈은 하나의 실체였고 존재였다 존재는 형체가 사라져도 흔적을 남긴다 그대여, 첫눈처럼 자리를 떠날 때마다 누군가의 마음에 흔적을! * 첫 눈이 오면 꼭 만나고 싶은 여학생이 있었다.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없었기에 첫눈에 관한 속설이라도 붙잡고 싶었다. 첫 눈 오는 날의 만남을 핑계로 어떻게든 엮어보고 싶었다. 나는 그녀와 함께 첫 눈을 맞지 못했다. 기억이 맞다면, 그 날 나는 홀로 눈 오는 밤거리를 달렸고 집으로 돌아와 시를 썼다. 그리고 20년의 세월이 흘렀다.나는 시를 잊었고, 그녀는 결혼하여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