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전이면 이곳에 온다. 일주일에 서너번은 출근하는 카페다. 매번 앉게 되는 자리에 몸을 얹고서 창밖을 내다본다. 커피향이 피어오르고 재즈가 들려오는 이 시간을 나는 사랑한다. 일과 시작 전 찰나의 시간이지만, 몰입할 줄 아는 이에게 찰나는 종종 영원이 된다. 현재가 아득해지고, 아득한 옛일이 선명해지는 순간을 맛보는 날, 나는 눈 앞에 놓인 '하루'라는 작은 인생과 춤을 추고 싶어진다. 자기 인생과 맞붙는 전투보다 자기 인생과 춤 추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자기경영이다. 춤은 전투보다 고상하지만, 전사들만이 진정한 춤꾼이 된다. 2. 창밖으로 보이는 은행나무가 주말 사이에 앙상해졌다. 노오란 잎들이 병든 병아리마냥 많이도 떨어졌다. 힘 없어 보이는 것도 나의 관점일 뿐, 나무는 결연하게 계절의 흐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