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6월 30일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지갑 안에 든 현금도 아깝지만, 소품 하나도 대충 사는 편이 아니라 지갑 자체도 아쉬웠다. 절판된 제품이라 아쉬움이 더했다. 몇 달에 걸쳐 생각날 때마다 검색해도 다시 판매되지는 않았다. 결국 같은 디자인의 다른 색상을 구입했다. 나쁘지 않았지만 마음에 쏙 들진 않았다. 그렇다보니 조금 함부로 다루게 되었다. 부드러운 가죽 지갑이라 어느 새 생활 흠집이 많이 생겼다. 최근, 두 사람이 내 지갑을 보고 색상과 디자인을 칭찬했다. 믿어지지 않아 정말이냐고 되물었다. 거듭 그렇다는 반응을 접하고 나니 지갑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가방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고 다녔는데, 가방 속 포켓에 지갑만 따로 넣었다. 지갑 표면의 흠집을 엄지로 문질러보기도 했다. 점점 이 지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