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7 2

이런 건 필요 없는데…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친구는 두 달 동안 한 번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로 요양을 해야 했다. 세월의 자비와 인간의 위대한 치유력에 힘입어 꼭 두 달째 되는 날에 녀석은 나와 함께 외출했다. 수술 후 첫 외출이었다. 친구는 감격스러워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향했다. 친구는 오늘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했다. 선물을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 일을 오늘 하잔다.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들어섰다. 볼펜과 만년필을 파는 몽블랑, 파버카스텔, 파카 매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몽블랑까지는 못 사주지만, 괜찮은 거 골라보자.” 녀석은 나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 펜들을 살폈다. 오늘 꼭 사야 한다며 곧 죽을 사람처럼 구는 녀석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친구는 단호했다. “니가 오랫동안 써야..

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내 모습이 보이는가 싶더니 먼지와 얼룩도 눈에 들어왔다. 신문을 뭉쳐 물을 적셨다. 현관의 붙박이 전신 거울을 닦았다. 더러웠던 거울이 깨끗해졌다. 내가 더욱 또렷하게 보인다. 지저분해진 거울 앞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게 당연지사.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아도 내 모습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는데, 거울을 닦고 나니 ‘내면의 거울이 깨끗하지 않았던 때구나’ 싶다. 누구나 긍정적 착각을 하거나 부정적 왜곡에 빠져 살아가니까. 심리학자들은 대다수 사람들이 네 가지 긍정적 착각을 하며 산다고 말한다. 1) 자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긍정적으로 표현한다. 2) 미래를 비현실적으로 낙관한다. 좋은 일들이 더 많을 거라고. 3) 삶에 대한 자신의 통제력을 과장한다. 4) 실패를 노력 부족보다는 환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