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547

내 삶에 규율을 불러들이다

아침 5시 30분. 일요일에 이리 일찍 일어난 것이 얼마만이던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일년 중 해가 가장 긴 즈음이니 세상은 이미 환하다. 이른 시각이라 시원하다. (머잖아 아침에도 후덥지근한 무더위가 찾아들겠지.) 간밤에 두번이나 깼다. 처음 눈을 떴을 때는 1시 55분이었다. 2시에 일어날 순 없었다. 나는 다시 잠을 청했다. 아침에 생각해 보니, 나를 깨운 것은 두근거림이었다. 하루의 시작이 기다려지는 열정에서 기인한 두근거림. 기분이 좋다. 일요일 아침을 일찍 시작한 것은 이른 시각에 양평에 가기 위해서다. 한적한 도로를 여유롭게 달리면 시간절약도 되고 상쾌할 것 같다. 하지만 토요일 밤 11시에 잠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었지만 금방 잠이 오지는 않았다. 밤 시간이 아까웠다. 하지..

평생동안 추구할 5개의 가치

내가 처음 인생의 가치를 세운 것은 20대 초반의 일이다. 하이럼 스미스의 『10가지 자연법칙』을 읽은 덕분이다. 나는 평생 추구할 만한 14가지의 목록을 세웠고, 나의 행동을 지배하는 가치라는 뜻으로 그 목록을 '지배가치'라 불렀다. 나를 꽤나 뿌듯하게 만든 작업이었다. 영원불변할 가치가 아니라, 수정하고 대체될 수 있는 목록이었다. 목록은 한동안 내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아름다운 것을 추구함에서 오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나는 당시 벤자민 프랭클린이 자서전에서 했던 말을 믿었다. 노년의 그는, 자신이 세운 가치와는 한참 동떨어진 사람이지만 젊은 시절에 세운 가치 덕분에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나는 지금도 그의 말을 푯대로 삼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의 내가 간..

당신의 이상은 무엇인가?

2005년에 타계한 '앤 밴크로프트'라는 미국의 영화배우를 아시는지? 1967년작 영화 에서 중년 부인을 연기하며 젊은 더스틴 호프만을 유혹했던 배우다. 언젠가 그녀의 인터뷰에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 내 마음을 서늘하게 만든 말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그 말에 깊이 공명했다. 며칠동안 그 말이 귓가를 맴돌 정도였다. "영화 비평가들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두려움에 내가 목소리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그 두려움이란 우리가 인생 어느 시점에선가 주위를 둘러보고 장차 이렇게 하리라, 이렇게 되리라고 말해왔던 모든 것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우리는 그저 평범한 존재일 뿐임을 깨닫는 것이다." 지금의 내 모습은 내가 꿈꾸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나는 깨달아가고 있다. 내가 평범한..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비결

행복한 삶은 서로 닮아 있지만 불행한 삶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비결 하나는 내면의 욕망을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것이다. 삶의 행복은 해야 하는 일들 사이사이에 하고 싶은 일을 끼워넣어 소원과 의무의 조화를 이루는 데 있다. “나는 욕망을 사랑한다. 욕망만큼 강력한 모티베이션은 없다. 일상의 삶은 욕망으로부터 힘을 얻는다. 삶이 어려운 것은 가난하기 때문이 아니다. 욕망이 죽어가기 때문이다.” - 구본형 다른 비결은 중요한 일들을 미루는 것이다. 긴급한 일들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들도 있기 때문이다. 운동, 관계구축, 전문지식 습득과 같은 긴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들에 시간을 주면면 삶의 균형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일들..

매일의 의무가 되어버린 운동

오늘은 점심 시간부터 저녁까지 일정이 있는 날이다. 그래서 오전에 운동을 했다. 저녁 글쓰기 수업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시간은 밤 10시를 훌쩍 넘을 테고, 그 시각에 운동을 하기란 매우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날마다 빠짐없이 운동을 실천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은 노력을 다하여 성공한 날 중 하나일 뿐이다. 운동을 하지 못한 날은 열심히 살았다고 해도 뭔가 중요한 것 하나를 빠뜨린 듯한 찜찜한 기분이 든다. 언젠가부터 운동은 매일매일 해야 하는 숙제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구본형 선생님은 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나이가 들면... "육체적 연습이 중요해진다. 건강관리가 중요한 일상의 한 부분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운동을 생각하게 된다. 미친 듯이 뛰기도 하고, 헬스..

나의 하루를 평가하는 질문

[성찰] 나의 하루를 평가하는 질문 1. 무엇을 얼마나 성취했나. 나의 하루를 평가하는 질문이었다. 내가 보낸 시간들엔 나만의 고유한 향기가 깃들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성취했는가라는 잣대로는 시간의 향기를 만들어내기에 충분치 않다. 두 가지의 질문을 더해야겠다. 오늘 얼마나 나 자신으로 살았는가. 나는 얼마나 친절과 사랑을 나누며 살았는가. 오늘 하루를 누군가의 삶이 아니라 나의 삶을 살았는지, 친절과 사랑을 나눔으로 누군가가 그의 삶을 살도록 도왔는지를 묻는 두 가지의 질문으로 내 하루를 돌아봐야겠다. 하루를 사랑하는 것이 인생을 사랑하는 지름길이다. 2.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짧지만 알찬 시간을 보냈다. 모두들 출근을 한 뒤, 나는 스타벅스에 남았다. 월요일 오전엔 영화를 보는 것이 지난 모임에서 ..

꿈의 실현, 메시에게서 배우다

1. 시대마다 영웅이 있다. 스포츠에서 이 시대의 영웅은 리오넬 메시와 김연아다. (한 세대 전의 영웅은 마이클 조단이었다.)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이고 다른 차원의 실력을 보여주는 이들이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예술'이라 부른다. 자신의 일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그들을, 나는 정말 존경한다. (그들로부터 배우는 것도 좋아한다. 오늘은 메시로부터 배운 것 하나를 정리해 보았다.) 물론 이들에게도 라이벌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이었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에게는 역부족이었고, 조단의 라이벌들은 진정한 라이벌이 되지는 못한 채로 잠시 조단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는 점에 만족해야 했다(이를테면, 찰스 바클리). 조단은 항상 라이벌들까지도 지배했기 때문이다. 메시의 ..

내가 배움과 성장을 얻는 법

"팀장님, 오늘 팀장님을 보니까 뭉크가 떠올라요." 와우팀원 한 명이 수업 중 쉬는 시간에 내게 건넨 말이다. 나는 말뜻을 얼른 이해하지 못했다. 뭉크? 노르웨이의 판화가이자 화가인 에드바드 뭉크를 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을 뿐이었다. 내게 뭉크는 친숙한 예술가다. 프랑크푸르트의 슈퇴델 미술관을 관람했을 때 에드바드 뭉크전이 진행 중이어서, 그의 아우라를 직접 느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를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슈퇴델 미술관 관람이 무척이나 인상깊어서 도록을 샀지만, 그 도록을 가방과 함께 잃어버렸던 아쉬움도 여전히 생생하다. 팀원의 말 한 마디가 이런 기억들을 광속의 스피드로 불러내어 뇌를 스치게 했다. 그리고나서 뭉크, 하면 떠오르는 너무나도 유명한 작..

인식과 실천의 경계를 넘어서야

6년 전의 내 글을 읽었습니다. 당시의 나는, 새해 첫날을 맞았고 이제 막 30대가 되었다는 사실에 얼떨해하고 있더군요. 세상에 태어나 삼십 년을 살고서, 또 다른 십년을 시작하는 즈음의 내게는 의미가 필요했나 봅니다. 서른에 관한 이런저런 노래나 글을 찾아 읽었던 걸 보니 말이죠. 제가 존경하는 분들의 자서전을 찾아 그들의 서른 즈음을 살피기도 했고요. (보보의 2007년 새해 계획 www.yesmydrea.net/7 참조) 그때의 나도 지금처럼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글의 뒷부분에는 목표와 계획을 잔뜩 세웠더라고요. 그 계획은 내 열정의 온도였고, 내가 가진 에너지의 척도였습니다. 하지만 내 삶의 척도는 아닙니다. 삶을 가늠하는 척도로는, '계획'이 아니라 '실천'이 보다 정확할 테니까요. 실천의 중요..

마르케스의 치매 소식을 듣고

올해(2012년) 여름, 지구 반대편에서 아련한 슬픔을 느끼게 하는 소식이 날아왔다. “화학치료 요법이 형의 목숨을 살렸지만, 형의 신경과 세포들은 파괴했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두고, 그의 동생이 한 말이다. 치매는 마르케스 집안의 가족력이란다. 동생은 형이 1999년에 진단받은 림프관 암의 치료 과정에서 치매가 악화되었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말도 전했다. “형이 자서전 2부를 쓰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유감입니다.” 마르케스는 림프관 암에서 완쾌되고 난 후, 자서전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여 3부작 중의 1부를 발표했다(2001). 책은 국내에도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2007) 하지만 많은 위대한 작가들처럼 마르케스 역시 자서전을 미완성으로 남겨두고 떠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