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497

휴식시간 50분에 일어난 일들

오후 5시 20분. 열심히 일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점심을 먹은 후, 친구랑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12시 50분 부터 일을 시작했으니 4시간 30분이 지난 게다. 중간에 전화 몇 통화 한 것을 제외하면 온전히 일만 했다. 이 즈음 되면, 몸이 꽈배기가 된다. 베베 꼬여 쉬어줘야 한다. 블로그를 열어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무작정 여기까지 썼다. 자, 이제 무얼 하나? 음악을 듣고 싶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 이어폰을 꽂아 나만의 음악 세계로 빠져들면 좋을 텐데... 이어폰이 없다. 아쉬움을 안고, 연주곡을 듣는다. 아버님이 편찮으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기도 하고 친한 친구랑 통화해서 소식을 나누기도 했다. 이 통화는 좀 길었다. 하는 사업이 힘든가 보다. 녀석의 힘겨운 이야..

일상에 찾아든 순간의 생각들

내 일상에 찾아든 순간의 생각들 양神이 은퇴 선언을 했다. 가슴이 먹먹했다. 그가 신인이었던 93년부터 팬이었던 이가 어디 나 뿐이랴. 수많은 팬들 속에 묻히고 싶지 않기에 그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참 고맙다는 마음을 담아 보내야겠다. 그로 인해 행복했던 순간들에 걸맞는 선물과 함께! *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을 때의 막막함. 이 막막함 속에서도 힘차게 걸어가야 나의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인정받지 못할 때의 당황스러움. 이 당황스러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실력을 갈고 닦아야 내공을 쌓을 수 있으리라. * 출장과 여행을 다녀왔더니 할 일이 쌓였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일이 많아도 즐겁다. 오전과 오후가 각각 10시간이었으면 좋겠다. 10시간 쭈욱 일한 후 점심 식사..

나를 멍하게 만든 메일 하나

어제 들어 온 메일을 읽고, 하나하나 회신하다가 갑자기 멍해진다. 라는 제목으로 날아온 한 통의 메일. 내 책을 읽다가 같은 학교 출신이라 반가워서 메일을 보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메일은 다음과 같이 끝났다. "한 명의 제자가 그리운 선생님을 가슴에 묻으려 합니다. 선생님께서 어떻게 지내시다 돌아가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돌아가신 배수경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메일이었다. 2008년 스승의 날, 선생님을 찾아 뵈러 갔다가 만나 뵙지 못하여 '가장 슬픈 스승의 날'을 보내었던 나의 글을 읽었나보다. 결국... 아침을 눈물로 적셨다. 메일을 보낸 이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전해 줄 말이 없으니 어떻게 회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회신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무응답'은 내 ..

반박!

사람들은 종종 나더러 어려운 형편에 참 잘 자랐다고 칭찬한다. 과분한 칭찬이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1) 지금의 내 삶이 나의 판단과 의지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의 도움, 상황, 그리고 우연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영향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다만,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관심을 끄고 살 뿐이다. 이런 영향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듣게 되는 참 잘 자랐구나, 라는 말은 부끄럽고 낯 뜨겁다. 2) 누구나 참 잘 살았구나, 하는 이야기를 들을 만한 삶을 산다. 자기 삶을 누군가에게 들려 주어 보라. 힘겨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한 이야기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다시 힘을 내었던 이야기를 말이다. 사람들이 참 잘 커주었다..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Goal!

내가 뽑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골은 네덜란드의 반 브롱크호스트가 우루과이 전에서 터트린 중거리 슛이다. 먼 거리를 대포알처럼 날아가서 골문을 뒤흔드는 장면은 환상적이고, 한 중년의 여인 팬이 한 손을 높이 치켜들고 좌우로 흔들며 환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래 영상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NAVER 에서는 투표가 진행 중이다. 어떤 Goal 들이 올라와 있는지 궁금하여 살펴보았다. http://sports.news.naver.com/wc2010/bestGoal.nhn 1위는 박지성의 골이고, 2위는 박주영의 골이다. 그리고 반 브롱크호스트의 골은 후보에도 없었다. 반 브롱크호스트의 골은 전문가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든 골이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앨런 시어러와 게리 리네커는 ..

4일간의 긴급한 일들이 지나가고

점심 식사 후, 서점에 들렀다. 오랜만이었다. 편안하고 행복했다. 진열된 책을 매만지니 공부하고 싶어졌다. 책을 읽고 싶어졌다. 서점에 서 있으면, 나는 에너지가 솟고 생기가 돈다. 내가 살아있구나, 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두어번 들었다 놓았다. 책값이 비싸기도 하고, 할 일이 많아 독서할 시간이 없기도 하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자제하여, 빈 손으로 서점을 나왔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 것 같아 아쉽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 해야 하는 일도 해내야 한다. 해결책은 하나다. 열심히 살아 내어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집에 가면,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주문해야겠다. 기분이 좋아진다. * 오늘 저녁을 ..

핸드폰에 모르는 번호가 뜰 때

전화벨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다. 그냥 두었다. 통화가 끊어지자마자, 후배 연구원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바쁘냐면서 통화 가능할 때 전화 부탁한다는 연락이었다. 곧바로 전화했다. 모르는 번호여서 전화를 안 받았다고 말했다. 내게 물었다. 그럼 아는 사람하고만 통화하느냐고. 전화를 끊고, 후배님의 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아는 사람하고만 통화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그런 편인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이 좋을 때에는 대부분 모르는 이의 전화는 그냥 둔다. 아는 사람들의 전화는 받는다. 혼자 있는 것만큼 그들과의 관계도 소중하니까. 오늘 밤엔 홀로 야구장에 갈 예정이다. 후배님이 놀라워했다. 야구장에 왜 혼자 가느냐고. 대답하지 못했다. 별다른 이유가 없었느니까. 그럼 야구장에 왜 함께 가느냐..

선릉공원 단상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선릉 공원이다. 크고 나무도 울창하여 'Here & Now'에 집중하면 산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점심 시간 잠깐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왔다 가면 오후에는 다시 조용하고 한적한 시간이 된다. 지난 주에는 여기서 점심 식사로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선릉 공원은 강남 테헤란로에서 불과 5~10분 거리에 있다. 위의 사진 뒤쪽으로 보이는 빌딩들이 선릉역 일대의 테헤란로다. 내가 자주 가는 카페 데 베르가 있는 동훈빌딩도 보인다. (맨 오른쪽 검은색 빌딩) 테헤란로는 사무 공간이 밀집되어 있어 역동적인 공간이다. 선릉공원은 한 블럭에 가까운 커다란 규모의 숲이 있는 역사와 휴식의 공간이다. (엄밀히 말하면, 공원이 아니라 조선 9대, 11대 왕릉이 있는 문화 유적..

휴일 아침의 풍경

휴일 아침 9시, 카페에 앉았다. 카페에는 잔잔한 음악이 흘렀고 내 마음은 고요하고 평안했다.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올 때, 나는 창가에 붙어 앉아 강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보았다. 겉과 다른, 속 의도를 품으면 자꾸만 내면의 평화를 놓치게 된다. 겉이 속을 닮아갈 때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평안해진다. 오늘 느끼는 고요한 평안은 진실해지려는 노력의 결실이리라. 마음을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일의 그르침과 관계없이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고요한 이 시간이 참 달콤하다. 반나절을 휴식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도 감사하고 짜릿한 것은 열심히 보낸 날들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제는 참 열심히 보낸 하루였다. 오늘은 참 달콤한 휴식이 있는 하루다. 치열한 일상이 창조..

다시 시작하기

3개월 전부터 우리 집 한 켠에는 박스 12개가 쌓여 있다. 이사 가려고 미리 짐을 싸 둔 것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저렇게 짐을 방치해 둘지는 몰랐다. 사실, 이삿짐을 옮겼다가 다시 되돌아왔다. 짐을 옮긴 것은 두 번인데, 내가 있는 곳은 그대로 우리집이다. 하하하. 이렇게 적으면서 웃기고 허탈하네.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 책을 찾기가 힘들어진 게다. 책을 박스에 넣었다가 아직 제대로 풀지 않았다. 필요할 때마다 난감하다. 하하. 그래서 안 필요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연구원 여행을 떠나는데, 여권 사본을 보내란다. 헉! 여권이 어디에 있을까?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 가볍게 한 시간 정도 찾아 본 것이 지난 주말이다. 있을 만한 곳에는 없었다. 사실, 정돈 상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