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278

네 인생의 빛나는 날이 되도록

정우야. 잘 지내니? 3~4일 동안 봄비가 내리더니서울은 오늘 그쳤다. 이제 다시 더워지려나?더우면 공부하기가 좀 더 힘들겠지만 정우는 자신을 이기어 최선을 다해 시험을 준비하리라 믿는다. 인터넷에 경찰공무원 시험일정을 검색해 보았더니2013년 남은 일정이 8월 31일인 것 같더라. 맞니?이번 일정은 여름 무더위를 누가 더 잘 이겨내어열심히 공부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 같구나.승리자의 명단에 네 이름이 당당하게 포함되기를 기도한다. 형은 네게 메일을 쓰려니 갑자기 왜 눈물이 나니?눈물의 의미를 나도 모르겠다. 형으로서 동생에게 무심했던 것만 같아 미안해서 그런가 보다. 형이 고향에 있었더라면 종종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텐데멀리 있다는 핑계로 동생을 아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어린 시절, 넌 ..

행복한 오늘을 기원합니다~!

작은 엽서 한장을 집어 들었습니다. 엽서에 인쇄된 사진이 퍽 마음에 듭니다. 윗옷을 벗어제친 사내들이 뱃머리에 서거나 앉아 있는 사진. 어디로 향하기에 저리들 환호하는 걸까요? 사진은 모험, 열정, 환호, 탄성, 두근두근 등의 단어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 단어와 어울리는 이에게 보낼 엽서입니다. 뒷면에 짧은 메시지를 적었습니다. 이직을 위해 잠시 쉬고 있는 그가 조바심을 느끼지 않고 마음껏 지금의 휴식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우리는 지혜를 추구하고 성취를 이루고 심오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인간은 그것만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님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벚꽃 향기에 취하고, 봄비를 기다리며, 단풍을 만끽하면서 계절을 음미하기 위해서도 태어났음을... 일상적인 일을 하며 삶을 꾸리고..

어버이날을 맞은 어느 아이

아이는 부모를 일찍 여의었다. 그래도 잘 자랐다. 학창시절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나쁜 짓을 하며 지내지는 않았다. 운좋게 지방의 국립대에 입학했고, 읽고 싶은 책과 벗하며 20대 초반을 보냈다. 대학 졸업을 하지 못했음에도 작은 교육회사에 입사했다. 역시 좋은 운 덕분이었다. 탁월한 재주를 가지진 못했지만, 형편없이 살아온 것도 아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먹고 살만하게 지냈다. 어떤 이는 (이젠 성인이 된) 아이를 대견하게 보았다. 아이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무엇이 대견한 걸까? 열심 때문이라면, 그런가 보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삶의 힘겨움을 딛고 일어선 것을 두고 대견하다 한 것이라면, 고개를 내젓고 싶었다. 힘겨움을 딛고 일어선 적도, 고통을 이겨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

싸우고 사랑하다가 죽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은 인색하다고 불평하오. 타고난 수명이 짧은 데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간마저 너무나 빨리, 너무나 신속히 지나가므로 극소수를 제외한 사람들은 인생을 준비하다가 인생을 떠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보편적인 불행이라오. 이에 대해서는 군중과 무지한 대중 뿐만 아니라 유명 인사도 불평을 털어놓았던 것이오." 제정 로마 시대의 철학자요 정치가인 세네카의 라는 에세이의 첫대목이다. 첫구절부터 와 닿았다. 세네카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나의 인생관과 시간관리론에 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네카의 생각은 이렇다. 내 생각이기도 하다. "우리의 수명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오. 인생은 충분히 길며, 잘 쓰기만 하면 우리의 수명은 가장 큰 일을 해내기에도 넉넉하지요. 그러..

그가 물었다. 사는 게 뭐냐고.

"사는 게 뭐냐?"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사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흐느끼던 형이 내게 물었다. 형은 존경하던 스승의 병문안을 다녀온 터였다. 스승은 위독하셨다고 한다. 그는 스승을 만나온 십수년 동안 성실한 제자였고 스승의 진실한 우정이었다. 그는 스승을 존경했고 스승을 그를 사랑했다. 나는 종종 두 분의 아름다운 사제지간을 부러워하곤 했다. 조금 전, 그는 내게 이런 질문도 했었다. "너네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셨다고 했지?" 나는 중학교 2학년 때였다고 대답했다. 형은 살아오면서 가까운 이의 죽음을 지켜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스승이 계신 병원을 나서며 내가 생각났다고 했다. 그 순간, 한때 나의 소중한 분들이었던 어머니, 배수경 선생님, 친구 재민이가 떠오른다. 형이 말을 이었다. "인..

꿈의 페르소나

새벽 미명에 눈을 뜨면 나만의 세계가 펼쳐진다. 밤사이 솜솜 채워진 희망 내 앞에 고이 다가선 오늘 아! 하루를 유쾌히 열어젖히는 그 희열의 시간 아침 단잠의 유혹, 저 너머에 가슴 벅찬 그 세계가 있다. 아쉽고, 안타까워라! 유혹에 빠져 자기 세계를 놓친 인생들 기쁘고, 자랑스러워라! 열망을 쫓아 자기 세계를 만든 사람들 꿈은, 언제나, 하기 싫은 일을 앞세워 온다. * 와우팀원의 글에 영감을 얻어, 시 한 편 지어 보았습니다. 지혜로운 이들은 꿈의 페르소나에 속지 않습니다. 꿈으로 향하는 여정이 온갖 들뜸과 즐거운 일들로만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꿈을 실현해가는 과정에서는 하기 싫고 피하고 싶은 일도 만난다는 점에 대해 김미경 원장은 이리 말하더군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

2012년 나의 10대 뉴스

1. 가 되다 아이폰 APP, 를 제작했다. 덕분에, 매주 화요일마다 한 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했다. 블로그에 포스팅하거나 카페에 게시한 글이 아니기에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로 그저 글을 썼다. 한국리더십센터 웹진을 연재할 때와는 달리 독자들의 반응이 내게 전해진 적이 거의 없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글을 쓰는 것이 즐겁고 반가웠다. 내가 글쓰기를 꽤나 좋아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리가 APP을 유료로 론칭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수가 없는 무위(無爲)보다는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불완전한 실행이 낫다. 는 매일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매주 썼더니, 일년이 지난 내게 52편의 글이 주어졌다. 이 글로 출간계약을 하기도 했다. ..

완벽주의 유감

2012년 11월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나는 새로운 책의 챕터 하나를 완성했다. 다섯 개의 짧은 꼭지글로 구성된 챕터를 완성한 덕분에 주말 내내 행복했다. 8천 자의 글자를 늘어놓아 200자 원고지 55매를 채운 것 뿐인데, 어찌나 즐거운지! 내가 얼마나 즐거웠는지, 그 즐거움이 어떠한 것인지 궁금해 하는 독자가 있든 말든, 나는 잠시 그 즐거움을 음미해 보련다. 음미를 도와 줄 이는 오스트리아의 저명한 작가 '페터 한트케'다. 그의 작품 중에 『어느 작가의 오후』라는 짧은 소설이 있다. 12월의 어느 날 오후, 한 작가가 그날의 글쓰기를 마치고서 남은 하루를 보내는 일상이 담긴 소설이다. 줄거리도 없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히 드러나 있지 않은 책이라 권하고 싶지는 않다. 내게는 무..

가치 있는 삶을 위한 '버리기'

1. 왜 살까?, 라는 질문을 내뱉곤 하며 요즘을 지낸다는 이의 글을 읽었다. 삶을 스스로 놓을 만큼 절박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의 일상이 날마다 기쁨과 활력으로 넘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아마도 왜 살까, 라는 질문은 자조적인 회의가 아니라, 창조적인 물음이었을 것이다. 지금과는 다른 일상을 창조해보고자 하는 열망의 물음 말이다. 그 물음에 힘이 되는 말로 답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못했다. 2. 질문을 나에게 던져 보았다. 나는 왜 살아가는 것일까? 사는 데에 이유가 있는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가 우리에게 삶이란 것을 주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 아닐까? 죽지 않았기에 사는 것이 살아가는 진짜 이유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사랑하기 위하여, 자기실현을 위하여 등의 삶의 목적..

알면 충격받는 냉면의 진실

* 냉면 육수는 조리료 국물일 뿐이다. * 냉면 육수 냉장고는 세척이 불가능하다. * 냉면 전문점 95%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되었다. '냉면 육수의 비밀' 편을 보았다. 며칠 전, 양평의 유명한 냉면집을 다녀온 터라 호기심이 들어 시청했다. 시청한 소감은 충격이었다. 방송 내용이 어떠할지 짐작은 했지만, 나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심각했다. 나의 예상은, 진짜 육수가 아닌가 보다 정도였다. 하지만 실상은 이랬다. 1. 냉면 육수는 조리료 국물일 뿐이다 취재진이 사람들에게 냉면 육수를 어떻게 만들 것 같냐고 물었다. 사골로 우려낸 것 아니냐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사골로 냉면 육수를 만드는 식당은 없었다. 소고기맛 다시다, 설탕 그리고 식초로 냉면 육수를 만들어냈다. 다른 재료는 없었다. 충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