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278

목포, 첫날은 유유자적하게

1. 오전은 카페에서 보냈다. 마음편지(두 사람을 사랑하려고 목포에 왔다)를 쓰는 것이 카페에 머문 중요한 이유였고, 1박 2일 목포 여행의 동선을 거칠게라도 그리는 게 다른 목적이었다. 나를 목포로 이끈 건 목포문학관 내의 김현 전시관이지만, 온 김에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하나! 오늘 머물 숙소 예약도 오전 카페에서 완료했다. 일상의 일들은 어떻게든 오전에 끝내두자는 생각이었다. 오늘 꼭 보내야 하는 회신,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마치니 열 두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마음편지를 포함하여 2시간 20여분 걸린 셈. (시간측정은 내 오랜 습관이다. 나는 홀로 있을 때에는 시와 분을 아껴 일한다. 불처럼 타올라 열정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땐 수돗물을 틀어놓듯이 시간을 넘치도록 흘러보..

커피 한 잔의 자유

1. 구본형은 개정판 서문에 자유의 본질 하나에 대하여 썼다. "나는 비로소 낮술을 마실 수 있는 건달로 입문하게 되었다. ‘낮술’과 ‘건달’은 불량하지만 내게는 자유의 언어들이었다. 종종 퇴사한 친구나 지인들이 날 찾아와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지 초조하게 물어 오면 늘 그들에게 낮술을 즐기라고 말했다. 빈둥거리는 건달의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시기는 지금 밖에 없으니 이 좋은 시기를 절대 쉽게 놓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 그들은 2 주일을 버티지 못한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화살을 피하지 못하고 다시 얼른 월급쟁이의 초조로 복귀하곤 한다. 서둘러 작은 가게를 하나 열고 작은 사업을 하나 벌이더라도 월급쟁이의 마음으로 시작한다." 2. 자유의 본질이 어디에 있냐고? 빈둥거리는 일상..

2013년 11월도 내 인생이다!

1.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중 세월은 빠르다. 그래서 무섭다. 빨라서 무서운 게 아니라, 빨리 지나간 것을 다시는 되돌릴 수가 없어서 무섭다. 젠장, 왜 무서울까? 죽음이 무서워서다. 어제 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죽는 게 무서워. 난 절대 독립투사는 못 됐을 거야. 고문, 죽음이 무섭거든. 나는 고문을 당하거나 죽음의 위험에 빠지면 바로 변절할 거야." 웃으면서 말했지만, 그의 웃음 한 귀퉁이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서려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그와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다만, 내 영혼의 한쪽 구석에는 이상주의가 숨쉬고 있다. 아니, 구석자리가 아니라 꽤나 널찍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숭고한 가치를 위해..

와인을 좋아하는 7가지 이유

와인 좋아하세요? 저는 2007년에 종종 마시기 시작했고, 2011년부터는 빈도수가 늘어나더니 2013년도엔 자주 즐기고 있네요. 일주일에 두어 번은 마시는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최근 일주일 동안엔 딱 한 잔을 마셨네요.) 앞으로도 와인 취향은 지속될 것 같은데,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를 적어 보았습니다. 와우카페에 썼던 글을 옮겨 왔습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7가지 이유 1. 와인은 뉴욕타임즈 선정 10대 푸드 중 하나다. 건강에 좋다는 점이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 이유다. 밥과 국 위주의 한식보다 건강한 피에몬테식 요리에 와인을 곁들여 먹는 식사는 내게 커다란 매력이다. 2. 와인은 내게 풍류를 즐기는 도구다. 풍류는 멋스럽고 풍치 있게 노는 일이다. 내 삶에 풍류가 메마르지 않기를 바란다...

축제는 함께 즐겨야 제맛!

와인 좋아하세요? 저는 요즘 와인의 매력에 흠뻑 취해 지낸답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와인을 마시고, 와인 관련책을 즐겨 읽습니다. 지난 금요일엔 에 참가했습니다. 와인 13병과 와인 관련도서를 잔뜩 샀네요. 오후 6시 즈음에 행사장을 빠져나와 서울로 향했습니다. 저녁에도 즐거운 행사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이튿날의 일정을 생각하여 서둘렀습니다. 익일 일정보다는 함께 즐길 친구가 없었기에 쓸쓸함을 피한 겁니다. 이곳은 웃고 즐기는 축제의 현장이니까요. 사실 나는 혼자서도 잘 놉니다.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여행을 떠납니다. 중국엔 38일, 유럽은 54일 동안 홀로 배낭여행을 하기도 했고요. 여행 중 혼자 먹는 식사가 조금 곤혹스럽지만, 그것은 혼자여서가 아니라 홀로 식당에 들어서기가 미안해서고요. 혼자만..

천국은 어디에 있을까?

1.나는 지금 천국에 있다. 온 마음을 다해 내 손 안에 든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즐겼다. 최고의 와인인 양 코와 혀로 커피향을 음미했고몸에 좋은 보약인 듯 조금씩 홀짝이며 아껴 마셨다.눈으로는 부드럽고 검짙은 고동색의 커피 빛깔을 응시했다.마음으로 커피가 내 몸 구석구석 샅샅히 젖어들기를 바랐다.커피가 입술 사이로 스며드는 '스읍' 하는 소리가 나를 행복하게 했다. 커피 한 잔이 있는 이곳, 나와 커피만이 존재하는 이곳,커피와 함께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는 이곳, 모든 것들이 흑백이 되고 오직 커피와 나만이 총천연색이 되는 이곳,음미와 몰입이 있는 이곳,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2.천국은 이내 사라진다. 마음은 쉬이 흐트러지고 몰입은 지속하기 어려우며머릿속은 여러가지 생각들로 가득하기에. 오늘, ..

세계 여행을 떠나려는 이유

나는 일년 동안의 세계여행을 떠날 것이다. 세계여행이라 하기엔 멋적다. 일부의 나라밖에 되지 않을 테니까. 나의 세계 여행은 '세계 모든 나라로의 여행'을 감행하겠다는 포부가 아니라, 내 인식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내가 머무는 '이 곳으로부터의 떠남'이다. 내가 나고 자란 '지역'이 아닌 다른 이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는 말이다. 전세계 230여 개국을 얼마나 많이 돌아다닐까? 이것은 내가 꿈꾸는 세계여행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지식과 다르게 생각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이미 알고 있는 것들보다 더욱 멋진 지혜와 지식을 만나려면 어떻게 여행해야 할까? 이것이 내가 원하는 세계여행을 실현하도록 돕는 질문이다. 멀리 떠나도 익숙한 것들만 먹고 익숙한 방식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와인일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나는 여러가지의 일지를 씁니다. 자기조절력 일지와 독서일지는 매일 쓰고, 일년에 한두 번씩은 시간사용내역서라는 일지도 쓰지요. 십년이 넘은 습관들입니다. MS OFFICE 엑셀을 사용한 일지들입다. 지속적으로 기록하면서 스스로 고민하다 보면. 저절로 형식적, 내용적으로 업그레이드가 되더군요. 언젠가 자기경영서를 쓸 때, '모니터링'이라는 주제로 모든 일지를 공유할 생각입니다. 최고의 비결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거라 믿거든요. 마음이 끌리는 날이 오면 블로그 포스팅에 올려도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책으로 쓴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 자체도 좋은 일입니다. 지식은 공유될 때 발전하고 유용해지니까요. 블로그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일지를 생각할 때마다..

내 삶의 맛나는 비타민, Jazz

눈을 뜨자마자 재즈를 들었다. 듀크 엘링턴과 콜맨 호킨스가 만나 함께 연주했던 를, 나는 대학 1학년 때 처음 들었다. 대학 생활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던 중이었다. 공부도 재미 없었고 과 동기들과도 어울리지 못했다. 전공수업으로 청강하던 정역학과 공업수학이란 과목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대학 첫 수업 때 바로 알았다. 길을 잘못 들어선 운전자처럼 당황했던 시절이었다. 그때 내게 힘을 주었던 것은 신앙생활과 독서였다. 두 가지와 함께 언급하기엔 영향력이 적지만, 음악 역시 내게 도움을 두었다. 음악은 내게 때로는 휴식으로, 때로는 기쁨으로, 때로는 영감으로 삶의 비타민과 같은 역할을 해 주었다. 비타민은 필수 영양소다. 하지만 소량만이 필요하다. 음악은 내 삶에 즐거움을 주는 필수품이지만, 항상 ..

인생이 주는 선물을 만끽하며

메일 하나가 왔다. 고려대학교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만났고, 여러 번의 수업을 통해 나를 선생이라 부르는 녀석이다. 사제지간이 된 셈이다. 나는 아직도 선생과 제자라는 관계에서 내가 선생이 되는 것이 어색하다. 학교 선생님도, 교수님도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 선생이라 불러주는 이에게 종종 황송하고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무슨 선생인가?'하는 마음 때문이리라. 그러다가도 선생 질을 그럴듯하게 해낸 후면 스스로를 좋은 선생이라 여길 때도 있으니, 내 마음인데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다음은 수신한 메일의 주요 내용이다. 종일 흐린 날씨덕에 더위가 누그러진건 좋지만 오늘따라 바람이 유난히 차네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혹여 감기는 걸리지 않으셨는지, 걱정됩니다. 올해 10대 목표 중 하나가 빈말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