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설] 나는 분리수거 의식이 투철하다. 작은 종이 한 장 허투루 버리지 않고, 재활용이 가능한지 헷갈리면 끝까지 검색을 한다. 음식을 담았던 1회용 용기는 세척해서 버리고, 박스에 붙은 스카치테이프도 별도로 분리한다. 사실 종이, 페트병, 유리, 고철류 등을 분류하는 일은 입주민 몫이지만, 분류를 충실히 따르는가의 여부는 입주민마다 다르다. 별별 사람이 다 있다. 쓰레기들이 가득한 박스를 분류하지 않은 채로 던져만 놓는 사람도 있고,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부피가 큰 패트병을 공기도 빼지 않은 채 쌓아두고 간다. 어느 날 팻말 하나가 붙었다. “직접 분리수거 하고 가세요.” 우리 아파트 재활용쓰레기 처리장은 지하 4층에 있다. 어느 날, 나는 책이 배달되었던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