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을 참느라 혼났다. 좁은 작업실을 서성였다가 책상에 앉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세나절 동안 모차르트를 듣다가 벌어진 일이다. 아침에 피아노 협주곡 21번으로 잔잔한 울림을 느꼈다가 오후에는 피아노 소나타 12번 2악장을 듣다가 아름다운 고요함에 전율했다. 사실 눈물이 찔끔 났다. ‘아! 모차르트의 감동이 이런 거구나.’ 모차르트 평전을 쓴 필립 솔레르스는 “아주 젊은 모차르트의 작품에는 사람들은 만족시키는 모든 것들이 있다”고 썼는데, 이 과장스러운 표현에 동의하게 된 날이다. 모차르트 감상이 처음은 아니다. 여러 장의 모차르트 CD를 차에서 듣기도 했고, 를 시청하다가 졸았던 경력도 있다. 하지만 모차르트로 눈물의 감동을 경험한 날은 없었다. 어느새 저녁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듣자고 선택한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