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선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는 법

1. 봄부터 새롭게 시작할 세미나 의 수업료를 두고 고민했었다. 진행자인 나도 배우는 점이 있을 테고 참가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렴하게 가자는 원칙만 세워 둔 정도였다. 자기계발 시장의 높은 가격대가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합리적 가격을 염두에 두고 생각 중이었다. (합리적인 기준이란 것도 주관적이긴 할 것이다.) 30만원, 25만원, 20만원 이렇게 세 가지의 옵션 사이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가 혜민 스님의 글로써 고민을 종결하였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냥 내가 약간 손해 보면서 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십시오. 우리는 자신이 한 것은 잘 기억하지만 남들이 나에게 해준 것은 쉽게 잊기 때문에, 내가 약간 손해 보며 산다고 느끼는 것이 알고 보면 얼추 비슷하게 사는 것입니다..

나의 전도사님 친구 이야기

1. D를 만났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친구다. 교보문고에서 만나 가까운 카페로 이동하는 길이었다. 나는 그를 만나기 직전에 어떤 아주머니로부터 받아 든 광고 전단지를 D에게 건네 주었다. 녀석이 내게 물었다. "이게 뭐니?" 일단 질문을 이끌어냈으니, 성공적인 장난이었다. 나는 히죽거리며 대답했다. "쓰레기." "역시, 쓰레기통에서는 쓰레기가 나오는군. 어이구! 이 쓰레기통 같은 놈." 녀석은 나를 짓밟는 유머를 했다. 쓰레기통에서는 쓰레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투로 던진 녀석의 말은 무지 웃겼다. D는 덧붙였다. "예수님도 말씀하셨지. 속에 가득 찬 것이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라고." 나는 정말, 웃겨 죽는 줄 알았다. 2. D는 전도사님이다. 그도 교회에서는 점잖은 전도사님이겠지. 나도 와우스토리연..

오늘을 잘 살기 위한 노력

1.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어젯밤 씻지 못하고 잠들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빨 만이라도 닦았어야 했는데...' 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어쩔 수 없었다. 하루 일정을 마무리할 즈음 나는 꽤 피곤했다. 아마도 어젯 밤에 진행했던 가 참가자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참가비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만이 위로가 되었다. 2. 대담회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 준비했다. 1인기업가들이 '알아야 할 것들'(이론)과 '시도해 볼 만한 도구'(실천). 사전 질문에 기반하여 이론 파트를 준비했고, 유용할 거라고 생각되는 실천 도구들을 몇 가지 개발하려고 애를 써 두었다. 시간 조율만 잘 해냈더라면 괜찮은 시간이 되었겠지만, 실천 도구를 설명할 때에는 이미 예정된 종료 시간이 되어 있었다. 결국 ..

책장을 정리하며 향수를 느끼다

한가로이 책장을 정리하는 일은 즐겁다. 읽고 싶었던 책에 빠져드는 시간이고, 읽은 책들의 표지를 발견할 때마다 내용을 확인하거나 되새기는 시간이기에 그렇다. 1. 책기둥 사이에서 『당신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을 어디서 얻는가』를 본 순간, 나는 옛 추억으로 빠져들었다. 무엇 때문에 힘겨워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 책을 읽었을 당시의 나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을 찾고 있었다. 아래와 같은 구절에 밑줄을 쳐 둔 것을 보니 희망과 꿈을 찾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시련이 크고 고통이 심하더라도 희망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는 그 어떤 것에도 질 필요가 없다.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하라. 당신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삶은 아름다운 경험이 될 수 있다. 당신은 자신의 시련을 기회로, 비극을 승리..

인간의 양면성 이해하기

1. 티벳의 영적 스승 소걀 린포체의 『죽음으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를 읽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행하든지 우리의 모든 행적은 죽음의 순간에 우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말해 줍니다. 모든 것, 그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감안됩니다." (p.48) 나는 영적 스승도 한번씩 그릇된 말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지난 날의 과오 몇 가지는 제외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고 흐뭇한 일 몇 가지는 과중치가 부여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죽음의 순간, 내 모든 행적이 나의 평가에 반영된다는 말을 부정하고 싶었다. "자기를 알기 위해서는 나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관건인데 실제로 이 부분에서 포기를 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알려면 자신의 결점을 끄집어내서 그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자신에게서 그것..

나의 간략한 독서여정

1. 나는 그녀를 환경운동가 혹은 사회운동가로만 알아왔다. 인권 문제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아 2004년에 시드니 평화상을 수상한 '아룬다티 로이' 말이다. 그녀를 환경과 연결시킨 것은 2003년에 『생존의 비용』을 읽었기 때문이고, 사회운동가로 생각한 것은 미국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에세이 때문이다. 그녀는 지금도 양심적 지성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룬다티 로이의 비판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는 고종석의 글을 통해 알게 됐다. 그는 "최근 10년 사이에 미국의 주먹(군사적 신보수주의)과 보자기(경제적 신자유주의)에 맞서 가장 열정적으로 펜을 휘두른 논객"으로 노엄 촘스키, 하워드 진과 같은 원로들과 함께 한 세대 젊은 아룬다티 로이를 꼽았다. (『고종석의 여자들』아룬다티 로이 편) 하지만 아룬다..

자기지식을 높이는 법

1. 인적자원관리 박사 학위를 가진 친구와 함께 워크숍을 진행할 때의 일이다. 내 강연을 마치고, 친구가 진행하는 시간. 나는 뒷자리에 앉아 참관하고 있었다. 자기 인생의 가치를 찾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에게는 의미 있는 질문이 담긴 워크북이 주어졌고 2명씩 짝을 지어 서로에게 그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어느 팀에서 한 대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어요." 나는 두 종류의 사람 운운하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식상하기도 하고, 그런 식의 분류는 극적 효과를 위한 목적만 달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큰둥한 내 마음을 알리 없는 그가 말을 이어갔다. "한 사람은 남들의 길을 따라가는 사람, 다른 한 사람은 자기 길을 개척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말을 마음 속으로 ..

살 날이 일년 밖에 안 남았다면

1. "살 날이 일년 밖에 안 남았다면 뭐할 겁니까?" "죽어라고 글 쓸 거야. 내 안엔 책이 죽 들어있거든. 그리고 난 내 안에 아직 그 책들이 두어 권 남아있는 채로 죽고 싶진 않아." - Derrick Jensen, 철학자이자 작가. 내 안에도 책이 여러 권 있다. 지난 해, 하드디스크가 통째로 사라져 내 안의 책 9권을 몽땅 날려버린 일이 있었다. 두 권은 탈고 직전의 원고였다. 나는 울었고 많이 괴로워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났다. 일년이란 시간이 정신을 차리게 했다. '또 다시 하염없이 일년을 보낼 순 없다!' 그래서 나는 다시 시작했다. 2. 죽어라고 쓰지는 못할 것이다. 며칠 후면 내 집중력이 흩어져 버리거나 다른 일로 산만해질 가능성이 높다. 적은 내부에 있는 셈이다 : 산만함과 지나친 호..

상상력의 날개 달고 일본으로!

1. 한 장의 포스터를 보자마자 마음의 동요가 일었다. 포스터의 풍광 속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언덕에 계단식으로 들어선 주택들, 그 사이로 난 도로는 내 앞까지 뻗어 있다. 짧은 스커트의 교복을 입은 여학생과 철도 건널목이 "이 곳은 일본"임을 말하고 있다. 나는 저 거리를 거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 사실 하나 : 짧은 스커트의 교복은 종종 어른들의 성적 상상력에 불을 지핀다. 사실 둘 : 나도 어른이다. 두 가지의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또 다른 두 가지의 사실 때문이다. 사실 셋 : 대부분의 여중생들은 (어른들의 응큼함과 달리) 순수하다. 사실 넷 : 나도 어렸을 땐 순수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잃어버렸다. 순수함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영화 에서 영호의 부르짖음이 떠오른다. "나 다시 ..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착각들

1. 오랫동안 양준혁 선수를 좋아해 왔다. 그가 삼성에서 LG로 이적당할 때 열받았고, 그가 신기록을 세울 때마다 기뻐했다. 새로운 기록을 이어가기를 염원했고 그가 은퇴할 때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가 없는 프로야구가 아쉽다. 그리고 그립다. 야구장에서 빠라빠빠빰 위풍당당, 빠라빠빠빰 양준혁! 을 신나게 외쳐대던 때가. 왠지 양준혁 선수를 만나면 그도 나를 반가워할 것 것만 같다. 물론 그는 나를 모른다. (놀랍게도 그는 내가 다녔던 회사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난 외근 중이었던가 퇴사한 이후였던가 그랬다). 어쩌다 나는 그가 나를 반가워할 거라고 착각하고 있는 걸까? 연예인이 마치 지인처럼 느껴지는 이 느낌 말이다. 2. 알랭 드 보통이 쓴 『여행의 기술』, 『불안』,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