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 266

치열한 독서가를 만나다

치열한 독서가를 만나다 -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지금은 고명섭과 마이클 더다를 더 좋아하지만, 나의 독서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는 단연 다치바나 다카시입니다. 나는 그의 책을 읽은 후에야 비로소 독서가가 되었습니다. 2001년 가을, 을 읽었고, 그것은 운명적 만남이라 해도 좋을 만큼 내게 지속적인 자극과 도움을 주었지요. 하지만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분명했습니다. 출판칼럼니스트 표정훈 선생이 독자들의 상반된 반응을 잘 정리했습니다. “읽어 본 분들의 반응은 대략 두 가지였다. 우선 다치바나가 대단한 독서광이고 특유의 독서 노하우를 지닌 범상치 않은 사람임은 분명하지만, 그의 독서술, 독서론이 일반인들에게는 부적합하다는 반응이 있었다. 책을 읽고 책을 집..

고통이여, 오라! 끌어안아 주리니

고통이여, 오라! 끌어안아 주리니.- 강상중의 를 읽고 살아야 하는 이유! 제목에 이끌려서 읽은 책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죽어야 하는 이유를 가져서 우울한 것도 아니고, 삶을 놓고 싶을 정도로 절망적인 것도 아닙니다. 나는 신이 주신 삶을 감사해하며 명랑하게 살고 싶은데, 그것이 잘 안 되어 답답함으로 집어든 책입니다. 인생에 대한 무상함이 삶의 의욕과 소망을 짓누르고 있는 요즘이거든요. 무상함 혹은 허망함! 지난 달, 존경하는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시고 난 후에 나를 지배하는 감정입니다. 살면서 힘든 일을 피할 순 없겠지요. 하지만, 소중한 이와의 사별은 여느 힘든 일과는 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보렵니다. 좋은 리더가 되는 것은 나의 꿈입니다. 조직의 리더로서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

찰스 핸디『포트폴리오 인생』

겸손하고 지혜로운 멘토, 찰스 핸디 - 찰스 핸디의『포트폴리오 인생』를 읽고 탁월한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 그도 경영학 구루로서의 경력에 애정을 가지고 있음은, 1976년에 출간된 『Understanding Organizations』을 지금까지 4번이나 수정 보완하며 개정판을 낸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제목으로 2011년에 초역되었지요.) 세계도 그의 경영사상가로의 업적을 인정했습니다. 그의 책 『텅 빈 레인코트 The Empty Raincoat』는 1994년 '올해의 경제 평론가상'을 수상했고, 2001년에는 미국 선탑미디어와 유럽경영개발재단(EFMD)이 발표한 ‘50인의 사상가’에 찰스 핸디를 피터 드러커에 이은 2위로 선정했습니다.(www...

아름다운 관계를 만드는 말들

아름다운 관계를 만드는 네 마디 - 아이라 바이오크의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을 읽고 책의 제목만을 보고 손사래 치지 않으시길. 책은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아니라, 아름답게 살고픈 이들을 향해 있습니다. 저자인 아이라 바이오크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세계 최고의 호스피스입니다. 그는, 곧 죽음을 맞게 될 사람들이 깨달은 삶의 지혜를 전해 줍니다.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죽음이 임박할 때 갖게 되는 생에 대한 열망과 지혜를 좀 더 일찍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죽음을 인생경영의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의미와 열정 그리고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특히,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지혜를 감동적으로 다룹니다. 감동을 받은 것은 개인적인 ..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 파커 파머의『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를 읽고 인생의 갈림길에 섰을 때나 힘겨운 고민으로 혼란스러울 때,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행하게도 나는, 스물 한 살의 젊은 나이에 평생 추구할 만한 14개의 가치를 세웠습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좋은 책을 뒤져가며 멋진 말들을 뽑아냈지요. 매우 도덕적이고 훌륭한 지침들이었습니다. 번호를 붙여 우선순위까지 매겨두었으니 ‘오랫동안’ 내 인생의 표지가 되리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목록대로 실천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의지력의 빈약이 원인이라 생각했지요. 나의 진단이 단순했음을 가르쳐 준 이는 파커 파머였습니다. “나는 내가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이상을 늘어놓고는 그 이상을..

내가 만난 가장 행복한 사람

내가 만난 가장 행복한 사람 - 구본형 를 읽고 “변화란 불행한 자의 행복 찾기 아니겠는가.” - 구본형 내가 직접 만나본 가장 행복한 사람은 구본형 선생님입니다. 신중한 이들은 ‘행복한’ 사람인지, ‘행복하게 보이는’ 사람인지는 쉬이 알 수 없는 것이라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아리스토텔레스는 한 사람의 행복을 평가할 때에는 그의 삶 전체를 넘어 후손들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신중하게 글을 쓰는 편이라, 누군가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할 때 과연 무엇에 기준을 두어야 하는지 숙고하곤 하지만, 지금은 그저 가슴으로 쓰려 합니다. 객관성을 포기하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 글의 목적은 행복의 검증 조건을 따지는 게 아니라, 생전에 구본형이라 불리었던 인물을 가볍게 살펴보는 것이니까요. 글의..

나는 달팽이 독서가다

나는 달팽이 독서가다 -느리게 읽는 것의 미덕- 나는 책을 천천히 읽는 달팽이 독서가다. 달팽이는 느리게 이동하지만, 지나간 길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온 몸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나도 온 몸으로 책을 읽는다.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이 삶의 흔적으로 남기를 바라는 까닭이다. 온 몸으로 읽기란, 머리와 가슴 그리고 손발로 읽는 것이다. 머리로 책을 읽을 때 지성이 날카로워지고, 가슴으로 책을 읽을 때 감성이 풍요로워진다. 손과 발로 읽을 때 삶의 도약을 이뤄낸다. 이것이 달팽이 독서가가 책을 읽는 목적이다. 달팽이 독서가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읽은 대로 ‘사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읽는 대로 살기란 귀찮은 일이지만, 읽은 것을 실천하려는 노력 없이는 삶의 진보도 없다. 인간은 날 수 없는 운명을..

티베트 불교에서 배워야 할 것

티베트 불교에서 배워야 할 것 - 소걀 린포체의 『죽음으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서평 새해가 은빛처럼 밝게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밤사이 내린 눈 덕분에 White New Year를 맞았으니까요. 해맞이를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아침에 눈부신 거리를 바라보며 이런 다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13년이라는 은빛 도화지에 나다운 발자국을 힘차게 내딛어야지!’ 글을 쓰는 저와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는 한 해의 삶을 시작하는 기쁜 오늘이지만, 아침에는 삶과 작별하고서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분도 있습니다. 신바람 박사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안겨주었던 황수관 선생의 발인식이 오늘(2013년 1월 1일) 오전 8시에 있었거든요. 고인이 이렇게 갑자기 세상을 떠날 줄 몰랐다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뜻밖의 시기에 떠..

2012년에 읽은 10권의 책

한 해 동안 200권 남짓의 책을 읽었습니다. 읽는 책들은 모두 기록하는 편이라 비교적 정확한 권수를 알 수 있습니다. 200권을 모두 끝까지 읽은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책은 읽다가 관두었고,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빠짐없이 읽은 책은 10권 남짓입니다. 끝까지 읽든, 일부를 읽든, 읽은 책들은 내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칩니다. 2012년에 읽은 책들 중에서 내게 영향을 미친 책 10권을 꼽아 보았습니다. ‘가장 큰’ 영향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향을 수치화할 객관적인 기준도 없고, 영향력의 존속 기간을 가늠하기에 1년이라는 기간은 다소 짧으니까요. 10권은 추천 목록은 아닙니다. 책을 좋아하는 삼십 대 중반의 사내가 한 해 동안 읽은 책들에 불과합니다. 내게는 재미와 유익을 주었지만, 여러분께는 ..

[추천도서] 시대정신과 지식인

본 글은 '조르바'라는 필명으로 라는 아이폰 앱에 게재한 글입니다. * 김호기, 『시대정신과 지식인』, 돌베개, 2012. 시대를 뒤흔든 지식인들의 이야기 책의 제목부터 설명하고서 글을 시작해야겠습니다. "시대정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 시대의 문화적 소산에 공통되는 인간의 정신적 태도와 양식 또는 이념을 말한다. 시대정신은 한 사회의 발전에서 북극성의 역할을 담당한다. 어느 사회든지 시대정신을 어둠 속 망망대해에서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북극성처럼 미래 좌표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이러한 시대정신을 주조하는 이들이 곧 지식인이다."(p.15) 우리 현대사의 시대정신은 산업화와 민주화였고, 최근에는 '복지국가 구축'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둘러싸고 보수적 지식인들과 진보적 지식인들이 논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