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나 신사동 가로수길을 걸었다. 함께 점심식사를 마친 터라 소화를 도울 겸, 구경도 할 겸 느긋한 걸음이었다. 가로수길엔 예쁜 카페와 매력적인 행인들이 많지만, 왕복 2차선 차로가 있어 조금은 번잡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나는 가로수길과 연결된 이면도로가 더 좋더라. 우린 도산대로 11길을 걷다가 나즈막한 이층의 창가로 들여다보이는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로 들어갔다. 밖에서 보았던 그 창가 자리에 앉았다. 멋진 색감의 가죽 소파는 편안했고, 창밖으로는 상점의 모습과 길을 오가는 행인들이 보였다. 커피와 빵을 주문하고서 우린 약속이나 한듯이 잠시 창밖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 찰나의 순간에 나의 경제력을 생각했다. 강연보다는 공부에 집중하는 몇년동안 통장 잔고가 바닥났다.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