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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여, 오라! 끌어안아 주리니

고통이여, 오라! 끌어안아 주리니.- 강상중의 를 읽고 살아야 하는 이유! 제목에 이끌려서 읽은 책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죽어야 하는 이유를 가져서 우울한 것도 아니고, 삶을 놓고 싶을 정도로 절망적인 것도 아닙니다. 나는 신이 주신 삶을 감사해하며 명랑하게 살고 싶은데, 그것이 잘 안 되어 답답함으로 집어든 책입니다. 인생에 대한 무상함이 삶의 의욕과 소망을 짓누르고 있는 요즘이거든요. 무상함 혹은 허망함! 지난 달, 존경하는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시고 난 후에 나를 지배하는 감정입니다. 살면서 힘든 일을 피할 순 없겠지요. 하지만, 소중한 이와의 사별은 여느 힘든 일과는 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보렵니다. 좋은 리더가 되는 것은 나의 꿈입니다. 조직의 리더로서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

이제부터라도 비폭력주의자로!

폭력.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 쓰는 주먹이나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무기로 억누르는 힘을 의미할 때도 있다고, 사전은 정의한다. 넓은 의미에서의 폭력이란 어떤 것일까? 무기로 억누르는 힘이라고 하니, '무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들을 파악하면 된다. 1. 언어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욕설이나 거친 언어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상대를 억누르는 힘을 가진 언어라면 그것은 넓은 의미의 폭력인 셈이다. 박경철 씨는 엄마가 자녀를 부를 때 이름을 부르지 않고 "아들"이라고 호칭하는 것이 폭력적이라 했다. 아들의 독자적인 개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너는 내 아들이야, 라는 의식의 산물로 한 말이라면 그렇겠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경청하기보다는 자기 의도를 관철시..

가천대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시간이 더 흘러가기 전에 가천대에서의 강연을 되돌아본다. 오랜만에 쓰는 강연 후기인 셈이다. 우선 좋았던 점부터 살펴보자. 학생들의 태도가 매우 훌륭했다. 친한 분의 부탁으로 하게 된 짧은 특강이라 부담없이 갔었다. 20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야 내 안에 넘쳐나니 멍석만 깔아주면 언제든 알찬 시간을 보낼 자신이 있었다. 조건이 하나 있긴 하다. 청중이 잘 경청해 주어야 한다. 학습은 선생의 발언이 아니라, 학생의 경청으로부터 시작되니까. 자기 삶을 사랑하고 시간을 아끼는 청중이라면 금상첨화다. 가천대 강연이 그랬다. 몇몇은 매우 열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강사로서 고맙고 신나는 일이다. 학생들의 배우려는 열의 덕분에 나도 신나게 강연할 수 있었다. 행여 그들이 블로그에 들러 이 포스팅을 본다면, 아마도 강연..

찰스 핸디『포트폴리오 인생』

겸손하고 지혜로운 멘토, 찰스 핸디 - 찰스 핸디의『포트폴리오 인생』를 읽고 탁월한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 그도 경영학 구루로서의 경력에 애정을 가지고 있음은, 1976년에 출간된 『Understanding Organizations』을 지금까지 4번이나 수정 보완하며 개정판을 낸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제목으로 2011년에 초역되었지요.) 세계도 그의 경영사상가로의 업적을 인정했습니다. 그의 책 『텅 빈 레인코트 The Empty Raincoat』는 1994년 '올해의 경제 평론가상'을 수상했고, 2001년에는 미국 선탑미디어와 유럽경영개발재단(EFMD)이 발표한 ‘50인의 사상가’에 찰스 핸디를 피터 드러커에 이은 2위로 선정했습니다.(www...

사진으로 보는 강릉여행

월정사, 지난 해부터 따지면 벌써 네번째 방문입니다. 전나무 숲길이 좋아 영동지방 여행을 오가며 자주 들렀기 때문입니다. 일주문에서 월정사를 잇는 1km 남짓한 전나무 숲길은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으로 꼽힙니다. 전남 부안의 내소사 전나무숲과 남양주의 광릉수목원과 함께 말이죠. 저는 모두 갔었는데, 월정사를 즐겨 찾게 되네요. (서로를 비교해보지 않았기에) 가장 좋아서가 아니라,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영동 여행의 들머리처럼 방문해서요. 이번 여행에서도 월정사가 아니라 대관령과 강릉이 주요 방문지였지만, 가는 길에 월정사를 들렀네요. 영동 고속도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도 자주 들르는 이유겠군요. 오죽헌에서 올려다 본 하늘입니다. 늦봄을 맞아 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었지만, 저는 청량감 가득한 하늘이 더..

[평창] 멋진 여행을 만들려면!

이번 여행지로 평창을 선택한 것은 어느 지인의 말 때문입니다. 최근에 평창 여행을 다녀온 그는 "강원도엔 갈 데가 없더라"고 했습니다.아니란 답변을 못했습니다. 그럴 분위기도 아니었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만한 사이도 아니었으니까요. 나는 그의 여행 냉소주의를 넘어설 평창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소심한 항변인 셈입니다. "강원도에 얼마나 멋진 곳이 많은데"라는 항변. 항변의 첫번째 근거지는 평창입니다.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를 단박에 이어주는 고속도로 여행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근대화의 상징인 고속도로는 시간을 절약해 주는 대신, 과정의 즐거움을 앗아갑니다. 나는 여유로운 국도여행을 즐기는 편입니다. 가는 길에 멋진 곳이 있으면 잠시 쉬어 정취를 느끼고 풍광을 구경하며 하는 여행! 이것이 내가 여행하..

아름다운 관계를 만드는 말들

아름다운 관계를 만드는 네 마디 - 아이라 바이오크의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을 읽고 책의 제목만을 보고 손사래 치지 않으시길. 책은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아니라, 아름답게 살고픈 이들을 향해 있습니다. 저자인 아이라 바이오크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세계 최고의 호스피스입니다. 그는, 곧 죽음을 맞게 될 사람들이 깨달은 삶의 지혜를 전해 줍니다.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죽음이 임박할 때 갖게 되는 생에 대한 열망과 지혜를 좀 더 일찍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죽음을 인생경영의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의미와 열정 그리고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특히,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지혜를 감동적으로 다룹니다. 감동을 받은 것은 개인적인 ..

세 가지의 단상 혹은 바람

1. 나는 더욱 행복해질 텐데 아마도 자의식 덕분일 것이다. 때론 불행에도 빠져들 텐데 그것 역시 자의식 때문일 것이다. 자의식을 통해 나의 말과 행동이 어떠한지를 깨달아 스스로를 제어할 줄 알고 나의 재능과 기질을 점점 인지해 간다면 나는 점점 더 진한 행복을 누릴 테지. 하지만 매사에 다른 이의 속셈과 의도를 엿보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탕진하거나 타인의 평가를 신경 쓰느라 나의 자연스러움을 잃는다면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2. 나는 좋지 못한 친구일지도 모른다. 인정머리 없는 가족이고, 제멋대로인 구성원이기도 할 테고. 그런 내가 못마땅하고 때론 답답하기도 하지만 못마땅함과 답답함으로 나를 가두지 않겠다. 그런 사람이 나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른 이들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연연하지..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 파커 파머의『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를 읽고 인생의 갈림길에 섰을 때나 힘겨운 고민으로 혼란스러울 때,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행하게도 나는, 스물 한 살의 젊은 나이에 평생 추구할 만한 14개의 가치를 세웠습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좋은 책을 뒤져가며 멋진 말들을 뽑아냈지요. 매우 도덕적이고 훌륭한 지침들이었습니다. 번호를 붙여 우선순위까지 매겨두었으니 ‘오랫동안’ 내 인생의 표지가 되리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목록대로 실천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의지력의 빈약이 원인이라 생각했지요. 나의 진단이 단순했음을 가르쳐 준 이는 파커 파머였습니다. “나는 내가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이상을 늘어놓고는 그 이상을..

어버이날을 맞은 어느 아이

아이는 부모를 일찍 여의었다. 그래도 잘 자랐다. 학창시절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나쁜 짓을 하며 지내지는 않았다. 운좋게 지방의 국립대에 입학했고, 읽고 싶은 책과 벗하며 20대 초반을 보냈다. 대학 졸업을 하지 못했음에도 작은 교육회사에 입사했다. 역시 좋은 운 덕분이었다. 탁월한 재주를 가지진 못했지만, 형편없이 살아온 것도 아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먹고 살만하게 지냈다. 어떤 이는 (이젠 성인이 된) 아이를 대견하게 보았다. 아이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무엇이 대견한 걸까? 열심 때문이라면, 그런가 보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삶의 힘겨움을 딛고 일어선 것을 두고 대견하다 한 것이라면, 고개를 내젓고 싶었다. 힘겨움을 딛고 일어선 적도, 고통을 이겨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