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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넘어서고 싶습니다

2013년 6월은 제게 기념비적인 달입니다. 태어나서 운동을 가장 꾸준히 했던 한 달이었거든요. 이전까지의 제 운동 실천 일수는 한 달 평균 8일입니다. 그러던 제가 지난 달에는 운동을 16일이나 했네요. 평소보다 2배나 많이 실천한 것입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근육이 생겨서가 아닙니다. (마른 체형의 나는 근육질과는 거리가 멀지요.) 기분이 좋았던 까닭은 '16'이란 숫자가 나를 이겨낸 결실이기 때문입니다. 공부가 더 즐거운 저로서는 운동하러 가려는 순간마다 얼마나 많은 유혹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입니다. 또 다른 장애물은 날마다 해야 하는 업무로 인한 시간의 부족입니다. 두 가지의 장애물은 착각과 무지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운동 시간을 아까워하는 ..

릴케, 부담감 그리고 채식

1. 릴케의 를 군데군데 다시 읽었다. '책을 이야기하는 남자'의 원고로 다루기 위해서다. 이참에 유명한 '하이데거의 릴케론'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수영이 이 논문의 일어판을 달달 외웠다는데, 나는 그럴 생각은 없다. 비록 얄팍하더라도 정확한 지식을 갖추기 위한 공부일 뿐이다. 릴케 시선집 정도는 읽을 만큼의 열정은 있다. 이것은 성실함이기도 하리라. 독서리뷰를 쓰는 사람으로서 작가에 대한 최소한의 공부를 하려는 열심이니까. 2. 7월은 약간의 부담감으로 시작했다. 6월의 마지막 주말에 한달을 성찰하고 다가올 달에 대한 계획을 세우다가 생긴 부담감이다. 7월에 해야 할 일이 넘쳐났던 것이다. 8월에 와우들과 함께 떠날 20일 간의 호주 여행이 주는 필연적인 결과다. 업무의 공백을 7월에 미리..

비전을 그리기에 좋은 날

삶의 여정에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습니다. 삶의 에너지가 넘쳐나 열정적으로 살아갈 때가 있는가 하면, 에너지가 시들해져 인생살이가 힘겨울 때도 있지요. 내일이 희망차 보일 때에만 비전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루하루 살아낼 여력이 없을 때에도 비전을 세워야 합니다. 비전이 에너지를 주기 때문입니다. 비전은 언제나 필요합니다. 친부와 친모를 모두 여읜 제가 어려움 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외삼촌과 외숙모께서 저를 데려다 키워주신 덕분입니다. 시간과 비전도 나를 키웠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수년을 방황하던 저는 비전을 품음으로 삶의 열정을 회복했거든요.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고아가 되겠다!” 나의 현실(부모님과의 사별)과 이상(가장 행복한 사람)을 모두 고려한 비전입니다. 돌이켜보니, ..

카테고리 없음 2013.07.01

안분지족의 행복이 깃든 아침

아침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다. 첫 차례대로 읽은 게 아니고 밑줄이 그어진 대목을 이곳저곳 뒤적였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행복감을 느꼈다. 그럴 만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운동을 하고 왔으니까. 어젯밤에 계획한 대로 하루를 열었다는 사실과 숙제 같은 운동을 끝냈다는 점이 기분을 좋게 했다. 아침 식사는 푸짐한 과일과 달걀 후라이 그리고 견과류로 든든하게 먹었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었다. 충분히 행복할 만했다. 현재의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대개의 경우, 행복은 과거를 추억하는 형태로 뒤늦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나의 할머니가 이렇게 말하는 식이다. "네 엄마와 이모들 키울 때 정신없이 바쁘고 생활도 빠듯했는데 생각해 보면 그게 행복이더라." 할머니는 그렇..

류현진, 개츠비 그리고 피드백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일기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마음이 끌려 오늘 하루만 써 보는 것 뿐이다. 아침에 류현진을 부러워했고 오후에는 개츠비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내게 글쓰기를 배우는 이에게 이번 주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했다. 마음에 드는 하루였다. 1. 류현진은 6월 30일 7승에 재도전한다. 6승 이후 네 번의 도전이 있었지만 호투에도 불구하도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이번 맞상대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 '클리프 리'다. 리는 사이영 상을 수상한,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지닌 특급 좌완이다. 류가 한국에 있던 시절부터 존경하던 선수다. 나는 류가 부럽다. 존경하던 모델과 같은 무대에서 실력을 겨루는 류는 이제 나의 역할 모델이다. 마인드와 실력 면에서. 사실 류를 좋아하기 시작한..

3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1. 내게 3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우선 독서! 나는 날마다 '30분 책읽기'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내게 30분은 독서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다. 최소한의 노력마저 지키지 못하면 삶은 정체되거나 슬럼프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오늘도 책읽기를 실천했다. 대체로 책을 읽는 날은 한 시간 정도는 채우는 것 같다. 운동도 놓칠 수 없다. 내게 운동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 인생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 그래서 나의 운동은 인상을 찡그리며 땀을 흘리면서도 고통을 참아내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아니라 그저 몸을 개운하게 만들기 위한 운동인 경우가 많다. 특히 오전에 운동을 하고 나면, 숙제를 마친 듯한 개운함이 들어서..

병산서원이 절경을 품은 비결

안동 병산서원의 2층 누마루인 ‘만대루’에 앉으면 멋진 풍광이 펼쳐집니다. 호젓하게 흐르는 낙동강과 병풍처럼 둘러쳐진 절벽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여름이면 붉은 배롱 꽃이 색채의 아름다움까지 더합니다. 고개를 돌리면 서원의 단아하고 우아한 경내 모습까지 보입니다. 만대루에서의 풍광은 다시 찾고 싶은 절경입니다. 나는 병산서원에 두 번 갔었는데, 다시 그곳이 그리워진 것은 한 달 전 논산의 돈암서원에 들렀을 때였습니다. 돈암서원에도 ‘산앙루(山仰樓)’라는 2층 누각이 있지만, 병산서원의 만대루에서 맛보았던 감동은 아니었거든요. 산앙루는 서원과 어우러지지 않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도 못했습니다. 신축한 건물이라 어찌할 수 없었겠지만 그래도 아쉬웠습니다. 산앙루에서 내다본 전망은 손질되지 않은 풀밭과 저 멀리..

카테고리 없음 2013.06.24

피할 수 없는 일을 사랑하는 법

아침부터 엄마가 생각나는 날입니다. 6월 17일은 돌아가신 엄마의 생일이거든요. 21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셨을 때 나는 중학생이었습니다. 삼십대 중반인데도 여태 ‘어머니’라는 말 대신 ‘엄마’라고 하는 까닭은 살아계실 적에 그리 불렀기 때문이겠지요. 10대부터 엄마 없는 삶을 산다는 것은 서럽고 속상한 일이었습니다. 마냥 힘들고 불행했던 것은 아닙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슬픔을 조금씩 가져갔고, 나 역시 성장하면서 변화된 삶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불행이나 슬픔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화해의 대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도 내 운명에 맞서 싸운 적이 없거든요. 그저 내 인생에 벌어진 일과 함께 살아왔을 뿐입니다. 돌이키거나 피할 순 없었으니까요. 누구나 자신만의 숙명을 타고납니다. 숙명..

카테고리 없음 2013.06.17

소크라테스는 다소 가혹했지만

종각에서 을지로를 향해 100m 남짓 걸으면 청계천을 만난다. 청계천로에서 좌회전하는 길을 따라 커피스미스, 커핀그루나루, 카페베네,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등의 카페가 늘어서 있다. 나는 단연 커피스미스가 마음에 든다. 2, 3층 창가에서 내다보이는 청계천 풍광이 멋지고, 커피스미스 고유의 모던한 인테리어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매월 종로에서 강연을 해서 종종 들른다. 어느 초여름 날, 커피스미스 3층 창가에 앉아 책장을 넘기고 단상에 잠기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으로 넘어가는 오후라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다. 퇴근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3층까지 넘실거리며 올라왔다. 바람이 그네들의 미소마저 실어온 마냥 웃음소리를 마주하는 것 같았다. 산새의 지저귐보다 기분 좋은 소리였다. 창밖으로 시선을 ..

마음편지를 시작하는 포부

나는 끈기가 부족합니다. 하나의 주제로 꾸준히 글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월요일 마음편지를 어떤 주제로 쓸 것인지에 대한 계획보다는 그저 마음속의 포부를 말씀드리는 것이 나를 살리는 길입니다. 주제는 아주 포괄적이고 모호한 것으로 정해두고서 말이죠. 계획이 나를 구속하는 것이 싫은 게지요. 하지만 책임감 없는 언행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불성실한 사람으로 비치는 것은 더욱 싫기에 3가지의 약속을 드리려고 합니다. 하나, 매주 한편의 글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마음편지 필진이니, 당연한 거 아니냐고요? 잊으셨군요. 제가 끈기가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런 사람이 왜 매주 글을 써야 하는 마음편지를 시작했냐고요? 나의 인생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제 인생이 점점 더 아름다워지기를 바랍니다. 인생을..

카테고리 없음 2013.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