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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다움이 아름다움이다

2010년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와우팀원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몇 달 전에 출산하여 산후 조리 중인 그녀였기에 오랜만에 멀리 이동했었다. 그날은 바람이 매우 차가웠다. 매서울 정도였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볼이 시렸으니까. 몹시 추웠지만,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 춥긴 했지만, 청냉한 기운이 상쾌한 기분을 들게 했다. '그래, 겨울은 추워야 겨울이지. 그래야 겨울답지.' 자기다운 겨울이 멋져 보였다. 자기다울 때 아름다운가 보다. 자기다움이야말로 멋진 모습이란 사실을 깨닫기란 쉽지 않은가 보다. 자신이 가진 것들은 당연해 보이거나 초라해 보이고, 남이 가진 것들은 특별하거나 멋져 보이니까 말이다. 학창 시절, 조금이라도 어른처럼 보이고 싶어 애썼던 기억이 난다. 구두를 신어 보..

이대호가 멋있는 3가지 이유

"정말 힘들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2010년 프로야구의 MVP에 빛나는 이대호가 연봉조정 신청을 하고 나서 한 말이다. 이대호가 누구던가? 지난 해, 세계 최초로 9경기 연속 홈런을 쳤던 사나이 아닌가. 하지만 이것은 경이로운 기록이긴 하나 팀 성적과는 무관할 수 있다. 프로의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팀 공헌도다. 이대호가 대단한 것은 이 점에서 더욱 빛난다는 것!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타격 7관왕을 했다. 당연히 타점도 1위니까 팀 공헌도 역시 최고다. 그야말로 슈퍼스타다. 이에 화답(?)하여, 구단(롯데 자이언츠)은 "이승엽과 같은 대우를 해주기로 했다"며 이대호의 2011년 연봉으로 6억 3천만원을 제시했다. (이승엽은 2003년 삼성과 연봉 6억 3천만원에 재계약하여 ..

신묘년 '나 경영하기'의 화두

오전 8시, 스스로 정한 카페로의 출근 시각이다. 오늘은 7시 50분 즈음에 집을 나섰다. 가는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문득 열흘 전 즈음의 일이 생각났다. 아마도 지난 달 27일인 것 같다. 밤새 함박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얀 색으로 물들었을 때, 나는 카페로 가다 말고 선릉공원에 갔었다. 하얀 세상을 사진을 담기 위해 카메라도 챙겼으니 필수품은 챙긴 셈이다. 원고 마감일거나 긴급한 오전 업무가 있는 것이 아니니 마음도 가벼웠다. 노트북이 든 가방은 무거웠지만, 나의 신바람을 막아낼 정도는 아니었다. 선릉공원 출입문을 들어서자마자, 동화 속 세상이 펼쳐졌다. 관리인 분들이 싸리비 질로 길을 터 놓은 것도 잠깐이다. 조금 걸어들어가니 밤새 내린 눈이 그대로 쌓였다. 어느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길도 있..

앞서거니 뒤서거니

1. 나는 체력이 좋다. 10대부터 그랬다. 타고난 것인지, 초중고 내내 운동을 즐겨서 단련된 것인지 모르지만, 체력이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 33살이었을 때, 나는 10km를 달렸다. 달리기를 위해 사전 운동을 하지도 않았다. 수개월 동안 달린 것이라곤 약속 시간이 빠듯하여 지하철역으로 후다닥 뛰어 간 것을 제외하면 없다. 그럼에도 나는 53분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10km를 골인했다. 녀석은 나보다 체력이 약하다. 10대 시절, 농구 두 경기를 뛰고 나서 이제 좀 본격적으로 뛰어볼까, 하고 생각할라치면, 녀석은 피곤하다며 이제 그만하자고 한다. 그를 쫌생이 같다고 생각했다. 남자답지 못한 째째함이라고도 치부했다. 운동을 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지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 다른 체력의 10대 청..

<리노의 독서노트 002> 『인문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

를 45분에게 보내고 나서... 추천도서 : 이택광의 『인문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 지난 주의 추천도서 『공산당 선언』은 재밌게 읽으셨는지요? 저는 여러분들께 어떤 이데올로기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과 사고력을 갖기 위한 과정에 유익한 책들을 추천 드리고 있습니다. 보보가 이상해졌어, 빨갱이 아냐? 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저를 믿고 1년만 따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 1년이면 너무 긴가요? 호호. 마르크스는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었다는 점에서는 이상적이지만, 그의 현실 진단과 학문적 방법론은 매우 현실적이었습니다. 이번 주의 추천도서는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좀 더 깊은 돕는 책인데, 읽어 보시면 제가 왜 마르크스주의를 현실적이라고 말하는지 이해하실 겁니다. 마르크스는 위대한 이론가이자 사상가이지만,..

카테고리 없음 2011.01.10

축하하고 사랑하며 살아요

저는 결혼식에 가면 경건해지고 숙연해집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그 날부터 가정을 이루어 '한 집'에서 산다고 하니 경험하지 못한 저로서는 마냥 신기하기도 합니다. 경건과 숙연함이 저를 찾아드는 까닭은 삶을 살아가며 맞이하는 장면들 중 결혼식은 가장 귀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 고맙습니다. 사람 많은 자리에 가기 싫어하는 내 성향을 이겨 내 준 스스로에게 말입니다. 저는 언젠가부터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많이 자유로워져서 시선을 의식해 참석하는 일은 없으니까요. 부작용도 있지요. 마음을 끌리지 않으면 여지없이 그만 둔다는 것입니다. 내 마음 속에 축하하는 마음이 가득한 것이 대견합니다. 사랑받고 싶은 바로 그때 누군가에게 사랑을 기대..

시간경영을 위한 조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한다. 선물 받은 셔츠를 입고 타이를 맨다.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며 근사하구나, 하고 잠시 자아도취에 빠져도 좋으련만, 그럴 여유가 없다. 열차 시각은 여유롭지만, 머릿 속이 온통 '나의 일'로 가득 차 있으니. 부담되는 1월 어제는 두 번에 걸쳐 11시간 동안 카페에 앉아 일만 했다. 친구가 다녀 온 시간 2시간을 제외하면 정말 일만 했다. 끝이 없는 일, 스트레스가 될 만도 한데 다행히도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스트레스라기보다는 많은 업무량에 부담이 느껴진다. 일이 얼마나 많냐고? - 브라질 여행과 와우솔개팀 수업/ 강연 준비 - 연구원 공저 내 집필부분 원고 완성(1.9한) - W 출판사 원고 Draft 송부하기 (1.15한) - 한동 멘토링 아카데미 ..

맹목을 떨쳐내야 지성이 깊어진다

"나는 몇 십년 동안 맹목적으로 집단을 뒤따라 걸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깨달음을 얻은 뒤에 나만의 길을 걸어가려고 방향을 바꾸었다. 이렇게 몸을 돌리는 것이 바로 대전환이다. 이것은 생명의 돌파구이자 새로운 출발선으로, 자유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몸을 돌릴 수 있는 것이 행복이다. 몸을 돌린 뒤로는 나날이 생명에 가까이 다가서고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며 빛을 추구하던 어린 시절의 본능에 가까이 다가선다." 중국의 실천적 지식인 류짜이푸의 말이다. 맹목은 눈이 멀어 시비와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맹목성은 스스로를 책깨나 읽었다고 생각하는 이들, 하지만 아직은 지성이라 부르기 힘든 수준의 초보 독서가들에게서도 발견된다. 이들의 특징은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

<황해> 남자를 움직이는 것들

남자를 움직이는 것들 ★★ 2010년 1월 개봉한 란 영화를 보셨는지? 영화는 잔인하지 않다. 피를 흘리는 장면은 하나도 없고, 무서운 흉기나 귀신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나는 무서움으로 전율했다. 공포영화나 스릴러를 많이 보지 않아서 이런 말 하긴 머쓱하지만, 는 내가 보았던 가장 무서운 영화다. 며칠 동안, 밤마다 영화 장면이 생각나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 어느 날엔,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시 옷을 주섬주섬 집어 입고 친구 집에 가서 잤다. 무서워서라고 말하진 않으련다. 야밤에 친구가 보고 싶었던 게다. 내가 본 가장 무서운 영화 의 무서움은 일상적이고 점진적이다. 그래서 현실적이다. 영화의 배경은 외진 산장이나 으스스한 분위기의 거대한 저택이 아니라 평범한 가정의 침실이다. (내가 잠드는 방과..

완벽이 아닌 탁월을 추구하자!

'완벽'은 자기경영을 헤치는 단어다. 완벽은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완벽이 해로운 까닭은, 그것이 (다다를 수 없을 정도의) 매우 높은 수준이기에 완벽을 추구하는 이들이 '아직은 아니야'라고 자꾸 시작을 미루기 때문이다. 그들은 완벽한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느라,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쯧쯧쯧! 완벽주의에 빠진 사람들. 그들을 비웃는 것이 아니다. 완벽할 수 있다는 교만과 비현실적인 목표 설정 때문에 낭비되는 시간이 안타까운 것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시간 낭비다. 블로그 포스팅 하나를 쓰면서 셰익스피어와 같은 영감이 떠오르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권위주의로 권위를 얻을 수 없듯이 완벽주의로 완벽에 이를 수 없다. 아니, 어떤 방법을..